신학철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 [자료:LG화학]
신학철 LG화학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 내정자. [자료:LG화학]

신학철 LG화학호(號)가 올 1월 취임 후 첫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자신의 색깔을 내기 시작했다.

LG화학은 1일 기존 4개 사업본부와 1개 사업부문을 4개 사업본부로 하는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초소재와 전지,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사업본부와 재료 사업부문이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생명과학 사업본부로 개편됐다.

핵심은 정보전자소재 사업본부와 재료 사업부문, 석유화학의 EP(엔지니어링 플라스틱)사업부를 하나로 묶어 첨단소재 사업본부를 신설한 것이다. 첨단소재 신설의 초점은 고객관점에서 대응력을 높이고 사업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자동차와 정보전자(IT), 산업소재의 경쟁력을 높여 화학과 전지 사업에 이은 3대 성장축의 하나로 소재부문을 성장시키겠다는 포석인 셈이다.

신 부회장은 지난해 11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영입한 자타가 공인하는 소재사업 부문의 글로벌 전문가다. 그는 3M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수석부회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관련 업계가 올해 LG화학이 소재 부문의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다각화와 신사업 확대를 예상한 이유다.

실제 LG화학은 2일 미국 듀폰사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 재료 기술을 인수했다. 이날 LG화학은 듀폰의 솔루블 OLED 재료기술을 인수하며 ▲540건의 관련 물질과 공정 특허 등의 무형자산 ▲관련 연구 및 생산설비 등의 유형자산 등 일체를 확보했다.

인수금액은 양사의 합의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최소 2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소재부문 투자로는 적지 않은 규모다. 이 역시 신 부회장이 구상하는 소재 사업의 확대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올해 사업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수출이 4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전년 대비 8.2% 줄었다. 그 이유에는 반도체 가격 하락과 함께 중국의 수출부진이 지속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수출 부진으로 곧바로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화학업계 선두주자인 LG화학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LG화학 주가가 지난 3월부터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고, 증권업계가 연이어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진투자증권을 비롯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이 연이어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LG화학의 1분기 실적이 안 좋을 것이라는 예측인 셈이다. 지난해 말부터 잇달아 발생한 ESS 화재에 대한 일회성 충당금 비용 등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주력인 석유화학과 전지, 소재 사업 전반에 영향을 주는 중국 시장의 불안이 작용하고 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던진 소재사업 육성이라는 승부수가 LG화학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되는 이유다.

신 부회장은 "4차산업혁명 영향으로 소재 분야는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며, 또 다른 성장의 기회"라고 밝히며 첨단소재 육성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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