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으로 긴장감을 선사하는 웰메이드 스릴러 한편이 나왔다. 덴마크 출신의 신인감독 ‘구스타브 몰러’ 감독의 영화 '더 길티'는 시종일관 귀를 쫑긋하게 만들 것이다.

'더 길티' 포스터 = 씨네룩스 제공
'더 길티' 포스터 = 씨네룩스 제공

영화 '더 길티'는 112 긴급 신고 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오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담당 경찰인 아르게스는 이벤이라는 여성으로부터 다급한 전화를 받게 된다. 직감적으로 전화를 건 여성이 납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스게르는 피해자를 구출하기 위해 모든 절차를 무시한 채 사건에 뛰어든다.

수차례의 ‘통화’만으로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고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그녀의 동선을 추적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제한된 공간에서 1인칭 시점으로 연출된 방식이 극의 긴장감을 더한다. 특별히 자극적인 장면이 없어도 서스펜스 스릴러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2010년 라이언 레이놀즈가 출연했던 '베리드'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모든 일들이 통화만으로 진행되며 제한된 공간에서 해결을 해야만 한다. 수화음으로 들려오는 긴박한 상황과 그에 대처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면, 마치 관객이 그 상황에 처한 것마냥 빠져들게 된다.

신선한 소재와 몰러 감독의 뛰어난 연출력이 잘 맞물리며 좋은 시너지 효과를 가져왔다. 범죄·스릴러 영화의 핵심인 인물들의 심리적인 부분의 표현과 전달이 돋보였다.

뿐만 아니라, 영화의 제목 '더 길티'가 의미하는 바도 작품 속에 잘 스며들어 있다. 주인공 아르게스는 총기 사고로 인해 강력계에서 좌천된 경찰이다. 재판을 하루 남기고 이 사건을 맡으면서, 자신의 과오를 덮으려 했던 생각을 바꾸고 잘못을 고백하며 이벤을 설득한다. 이는 그녀를 구함과 동시에 스스로를 구한 것이기도 하다.

사진=영화 '더 길티' 스틸컷(씨네룩스 제공)
사진=영화 '더 길티' 스틸컷(씨네룩스 제공)

살아가면서 누구나 실수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것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할 때, 비로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영화는 '죄 (The Guilty)'에 대한 진정한 깨달음의 메시지를 전해주기도 한다.

'더 길티'는 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신인 감독의 데뷔작이지만,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짜임새 있는 연출이 더해지며 작품성도 크게 인정받았다. 선댄스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또한 할리우드에서는 ‘제이크 질렌할’을 주연으로 리메이크하기로 결정됐고 국내에서 열린 시사회에서도 좋은 평을 받으며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독특한 전개방식으로 신선함을 주면서도 재미와 긴장감을 놓치지 않은 영화 '더 길티'는 오는 3월 27일 국내에서 개봉한다.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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