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GV아트하우스
사진=CGV아트하우스

이제는 ‘배우’ 보다 ‘지천명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더 익숙한 설경구가 올 봄 두 편의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지난, 2017년 '살인자의 기억법'과 '1987'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복귀다. '불한당' 이후, 여느 아이돌 못지않은 엄청난 팬덤을 자랑하며 영화계에 ‘아이돌 신드롬’을 만든 설경구가 이번 영화들로 제2의 '불한당' 신화를 만들어 낼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우상' 포스터 (CGV아트하우스)
사진='우상' 포스터 (CGV아트하우스)

지난 2월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던 '우상'이 개봉 직전이다. 영화 '우상'은 아들이 낸 교통사고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를 맞은 도의원 구명회(한석규 분)와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쫓는 아버지 유중식(설경구 분), 그리고 사건 당일의 유일한 목격자로 사건의 진실을 간직한 채 홀연히 사라진 여자 최련화(천우희 분), 세 사람을 중심으로 참혹한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우상'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의 사건으로 얽히게 된다. 정치인 구명회의 아들이 낸 교통사고가 유중식의 아들의 사망원인과 연결되고, 사고 당일 현장에 있었으나 자취를 감춘 며느리 최련화의 행적이 묘연해지면서 유중식은 홀로 사건을 추적하게 된다.

144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긴장의 끈을 놓칠 수 없게 만들며 웰메이드 스릴러의 탄생을 예고했다. 탄탄한 각본과 연출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압도적이며 숨 막히는 강렬한 서스펜스 영화의 면모를 과시한다.

연출을 맡은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은 지난 7일 열린 '우상' 언론시사회에서 “한 개인이 이루고 싶은 꿈이나 신념이 맹목적으로 바뀌게 된다면 그 또한 하나의 우상이 되지 않겠냐”며 영화의 제목을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영화 '우상' 캐릭터 포스터(CGV아트하우스 제공)
사진=영화 '우상' 캐릭터 포스터(CGV아트하우스 제공)

영화 '우상'의 주역인 세 배우는 각자의 배역에 대한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구명회 역의 한석규는 “선이 굵으면서도 디테일이 중요한 작품이라 그 결에 연기 톤을 맞추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했고, 유중식 역의 설경구는 “유중식의 감정은 최정점에서 시작한다. ‘가장 뜨겁게 시작해서 차갑게 끝나는 인물’이기에 감정을 끌어올린 채로 현장에 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천우의 역시 “련화는 타인의 입을 통해 설명되는 인물이라서 상상을 많이 했어야 했다. 또한, 반년이라는 촬영기간 내내 감정을 유지하는 게 힘들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처럼, 연기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세 명의 배우들에게도 '우상'의 캐릭터에 몰입하여 연기하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언론시사회 이후, 쏟아지는 호평들과 이수진 감독의 긴장감 넘치고 촘촘한 연출,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세 명품배우가 만들어내는 앙상블은 관객들에게 매력을 어필하며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천명 아이돌’ 설경구의 스크린 복귀 작이라는 화제성 뿐 아니라, 강한 흡입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친, 영화 '우상'은 오는 3월 20일 개봉한다.

'우상'이 긴장감 넘치는 서스펜스 스릴러의 진면목을 보여준 영화라면 4월 개봉을 앞둔 '생일'은 대한민국 전 국민을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2014년 4월 '세월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진정성 있는 휴먼 드라마다.

사진='생일' 포스터(NEW 제공)
사진='생일' 포스터(NEW 제공)

영화 '생일'은 세월호 사건을 다루기 때문에 여러모로 화제다. '세월호'는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씻을 수 없는 아픔이고 상처로 남아있다. 영화가 제작될 때부터 매우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연출은 맡은 이종언 감독은 지난 6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2015년 안산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유가족 분들을 위로하는 활동을 하고 있던 중, 가족과 지인들이 모여서 우리 곁을 떠난 아이들의 생일 모임이 있었고, 그 자리를 함께하고 도왔다”며 영화의 시작이 거기서 부터 시작되었음을 설명했다.

이종언 감독은 이후에도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와 다음 스토리펀딩 등의 활동을 하며 꾸준한 관심과 깊이 있는 고민을 바탕으로 진정성 있는 시나리오를 쓰기 위해 노력했다. “자의적인 해석은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유가족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통화와 인터뷰 등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세월호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것 못지않게 설경구와 전도연 두 국민배우의 만남도 화제다. 지난 2001년 개봉한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이후, 18년 만의 함께 연기한 두 배우는 서로 “그때 모습 그대로다. 변하지 않았다. 더 멋있어졌다” 등 서로를 칭찬하며 찰떡 케미를 예고했다.

사진='생일' 포스터(NEW 제공)
사진='생일' 포스터(NEW 제공)

설경구는 극중, 아들이 세상을 떠나던 날 자리를 지키지 못한 미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아빠 ‘정일’ 역을 맡았다. “시나리오를 읽은 뒤 고민 없이 바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꼭 해야 할 것 같았다”라며 출연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떠나간 아들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견디고 살아가는 엄마 ‘순님’ 역의 전도연은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많이 울었다. 캐스팅 제의를 받았을 땐, 이런 슬픔을 감당할 수 있을지 등 많은 생각이 들고 부담스러워서 선뜻 결정하기 힘들었다.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그런 부담감을 뛰어넘을 만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서 좋았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진정성이 느껴지는 게 중요한 영화인만큼, 대체불가 배우 설경구와 전도연의 완벽한 호흡과 섬세한 감정 연기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두 배우의 딸이자 오빠를 떠나보낸 동생 ‘예솔’ 역을 맡은 아역배우 김보민은 “전도연 엄마가 잘 놀아줘서 심심하지 않았다. 근데 화내는 장면에서는 친엄마 보다 더 무서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설경구 아빠는 처음에는 무서웠는데, 촬영하고 나서는 장난꾸러기 같았다. 색연필이나 사인펜 같은 선물도 많이 사주셔서 좋았다”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이종언 감독은 “시기적으로 적절한지 고민이 많았으나, 유가족들을 직접 접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며 “공감이나 위로는 언제든 좋을 것 같다”고 영화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설경구는 “벌써 5주기가 다가온다. 온 국민이 서로 위안도 주고 위로도 하면 좋겠다. 영화를 계기로 ‘기억하겠다, 잊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는 작은 물결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도연은 “'생일'은 끝을 이야기하는 영화가 아니다. 영화를 통해 그들에게 다가가 응원해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관객 분들께서 다가와서 응원을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관심과 응원을 부탁했다.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의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있는 아픔인 '세월호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에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로 오는 4월 3일 전국에서 개봉한다.

영화 '생일'을 통해, 그날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마음을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길 기대한다.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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