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산업은 전통적으로 로우테크(Low-Tech) 산업에 속해왔습니다. 그러나 몇 년사이 부동산 산업에도 디지털 변혁이 빠르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프롭테크(PropTech)는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입니다. 부동산 데이터를 이용한 사업으로 성공한 스타트업과 디지털화된 새로운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뜻합니다.

데이터의 자유로운 활용 덕분에 부동산 산업은 최근 임대·운영 관리, 감정평가, 중개자문, 종합자산관리 등 수요자 편의를 우선하는 서비스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2009년 오바마 정부에서 ‘Open Government Initiative’를 통해 공공데이터를 전면 개방했습니다. 약 40만종의 데이터를 공개해 신규 사업체 400여개, 일자리 4000여개, 연간 4~7억달러의 매출을 유발시켰습니다. 2013년에는 공공데이터의 민간 개방을 의무화한 대통령 행정명령과 오픈 데이터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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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2010년 ‘투명성 아젠다(Transparency Agenda)’를 통해 공공데이터 개방 원칙 발표했습니다. 데이터 재이용과 자유로운 활용으로 경제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한 부처별 오픈 데이터 전략 추진에 착수했씁니다. 2013년에는 정보경제전략을 수립해 온리안 경제 진흥, 데이터 과학을 이용한 성장을 가오하며 온라인 중소기업 육성에 힘쏟았습니다.

부동산 산업의 투명성을 지수화한 JLL1의 GRETI2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영국이 투명성 순위 1위, 미국이 4위를 기록했습니다. 부동산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주도. 아시아에서는 싱가폴(11위), 홍콩(15위), 일본(19위)이 상위에 올랐습니다.

우리나라는 몇위였을까요? 한국은 40위로 태국(38위) 보다 뒤졌습니다.

정보통신 기술이 접목된 부동산 비즈니스는 1980년대 이후 설계나 재무, 중개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출현했습니다. 미국에서는 1980년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설계, 재무, 중개 부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RE-Tech(Real Estate Technology) 영역이 태동했습니다.

Autodesk(1982)는 AutoCAD를 개발해 디자인 공정을 디지털화 했으며 Yardi(1984)는 부동산 회계·자산관리 통합 시스템을 부동산 기업들에게 제공했습니다.

CoStar(1987)는 사무실, 산업부지, 소매점 및 기타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매매·임대 물건 정보, 시세 분석, 임차인 정보 등을 DB로 만든 프로그램을 개발했습니다.

2000년대 이후 인터넷을 이용한 e-Business 사업이 부동산 중개부문에 활발히 적용되면서 대표적인 RE-Tech 기업들이 이 시기에 성장했습니다.

RightMove(2000)는 Halifax, Countrywide plc, Royal&Sun Alliance, Connells 등 4개의 대형 부동산 기업이 합자로 만든 영국의 온라인 부동산 포털 회사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자들의 매물에 대한 리스팅·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주택가격지수를 발표합니다.

기존 부동산 주력자들이 자리잡고 있는 시장에 부동산 기술기업, 프롭테크 스타트업이 최근 몇 년 사이 본격 등장한 것은 영미 정부의 공공데이터 개방 시점과 궤를 같이 합니다. 2010년대 들어 유럽을 중심으로 등장한 새로운 RE-Tech 분야로 모바일 채널과 빅데이터 분석, VR 등 하이테크 요소가 결합된 것이 특징이며 영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2008년 부동산 중개 포털을 론칭한 영국 주플라(Zoopla)가 기존 부동산 기업들을 인수하면서 2009년 7백만 파운드 수익달성에 성공하자 이후 프롭테크 스타트업의 창업 본격화했습니다. 벤처캐피탈 스파이어 벤처스(Spire Ventures)가 2014년 유럽 최초의 프롭테크 스타트업 악셀레이터인 파이 랩스3(Pi Labs3)를 설립한 것을 계기로 유럽 각국은 프롭테크에 지원을 늘리고 있습니다.

북미와 아시아 지역에서도 프롭테크 스타트업의 창업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 세계 프롭테크 기업의 수는 4000개를 넘어섰으며 투자 유치액도 78억 달러에 이릅니다.

프롭테크는 ①중개&임대 ②부동산 관리 ③프로젝트 개발 ④투자 및 자금조달 등의 4가지 비즈니스 영역으로 구분됩니다.

중개&임대
부동산 정보를 기반으로 개별 부동산 물건정보 등재부터 데이터분석, 자문, 중개, 광고와 마케팅에 이르는 매매·임대 정보를 제공합니다.

중개와 임대 영역은 플랫폼을 중심으로 성장하기 때문에 다수의 참여자 확보가 성공요소. 이를 위해 독자적 정보, 정보의 질 향상, 비용효율성 등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Zillow는 Zestimate라는 부동산 가치측정 툴을 개발했습니다. 리얼톨(Realtor), 레드핀(Redfin)은 각각 디테일한 매물 정보, 수수료 인하 등의 방식으로 시장지배력 확보하고 있습니다.

부동산 관리
에너지, 사물인터넷(IoT), 센서기술 등 스마트 부동산 기술을 기반으로 한 임차인·건물 관리 서비스입니다. 건물주에게 상업용 건물 보안, 제어시스템을 제공하는 KISI, 센서, IoT기술을 이용해 스마트 홈 시스템을 구현하는 Hive 등이 선도기업이 있습니다.

프로젝트 개발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프롭테크 영역으로 건설, 인테리어 디자인, VR/3D 분야 등이 해당됩니다. 개발 진행과정에 효율적 관리를 지원하며 고도화된 기술을 적용하거나 프로젝트 성과를 예측,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합니다. Procore, Aconex, Wrike 등이 주요 사례입니다.

Matterport, Eyespy360 등 가상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3D설계, 모바일 도면 등을 제공하는 기업들이 주목 받고 있으며 부동산 플랫폼에 정밀한 정보제공 기여하고 있습니다.

투자와 자금조달
핀테크 기술이 부동산 시장에 도입된 것으로 크라우드펀딩과 개인금융 분야로 구성됩니다. 개인금융의 경우 부동산 중개영역과 연계해 소비자 접근성과 편의성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은 부동산 수요자와 공급자, 중개인 등이 부동산 정보를 원활하게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정보포털 이자 부동산 거래를 위한 마켓플레이스 역할을 합니다. 부동산 수요자의 정보 비대칭성 문제를 해소해 공급자 중심의 부동산 산업을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시키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개별 부동산 물건정보, 데이터분석 등을 제공하는 임대 및 매매영역 프롭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부동산 플랫폼가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모바일 앱 기반의 부동산 플랫폼이 발전하면서 편의성 증대는 물론 크라우드펀딩, 부동산 관리 등 프롭테크의 기타 비즈영역에서도 부동산 플랫폼 적용 확대 중입니다.

국내에서는 부동산 산업 내 업권 간 겸업 금지와 정부출자 벤처펀드의 부동산 투자제한 등으로 다양한 비즈영역에서의 프롭테크 활성화에 한계가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중개앱을 중심으로 기술요소 진화하고 있습니다.

부동산O2O 기업인 채널브리즈(직방)와 스테이션3(다방)가 성장했습니다. 아파트 매매로 영역을 넓힌 직방은 ‘VR(가상현실) 홈투어’에 이어 부동산 실거래가와 매물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고 주변정보를 알려주는 ‘빅데이터랩’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다방도 공인중개사 전용 앱(다방프로)과 허위·미끼 매물을 AI시스템으로 자동 걸러내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단순한 매물 광고 플랫폼에서 기술기반 중개서비스로 진화중입니다. 이들 기업의 성장은 침체됐던 부동산 정보서비스 업계에 활력을 불러 일으키며 네이버·금융권·기타 스타트업들이 중개앱 시장에 진출하고 부동산 서비스의 디지털화에 관심 갖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영미 국가의 주요 프롭테크 기업들의 사업모델과 향후 도입기술을 참고하고 관련 분야의 스타트업이 지속적으로 출현할 수 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어떤 정책들이 추진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료=KT경영경제연구소,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보고서

송혜영 기자 hybri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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