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폴더블 스마트폰 '메이트 X'를 공개한 2월 24일(현지시간) 이후 국내 언론에서 많이 다룬 이야기가 화면을 완전히 펼쳤을 때 접혔던 부분이 쭈글쭈글 울게 된다는 내용이다.

화웨이는 아웃폴딩 방식을 채택했다. 스마트폰을 바깥 화면이 접히는 형태다. 그러다 보니 접히는 부위가 넓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화면을 완전히 펼쳤을 때 접힌 부분이 완전히 평평하지 않고, 다소 쭈글쭈글 울게 된다. 접혔을 때의 공간과, 펼쳤을 때의 공간 차이와 휘어진 관성 등으로 생기게 된다. 물체를 휘거나 접었을 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물리적인 현상으로 쉬이 해결할 수 있는 점은 아니다.

그럼에도 화웨이의 메이트 X는 기대 이상의 완성도를 보여준 제품이다. 특히 접었을 때의 두께가 고작 11mm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은 놀라운 부분이다. 이를 위해 화웨이는 정면을 기준으로 오른쪽 수직 부분에 배터리를 제외한 프로세서, 램, 저장 공간, 4개의 카메라, 지문 센서 등을 욱여넣었다.

출처 : 기술 작가 최필식
출처 : 기술 작가 최필식

경첩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팔콘 윙 메커니컬 힌지’라는 기계식 경첩을 적용해 자연스럽게 접고 펼 수 있게 했다.

다만 직접 만져본 것은 아니지만, 전시된 제품에서 눈으로 쉬이 확인되는 화면의 우는 현상을 상용 제품에서 완전히 없애기는 어려울지라도 지금보다 더 줄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디스플레이의 이런 흔적이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는 괜찮은 걸까? 화웨이 메이트 X가 아웃폴딩 방식이라면, 삼성 갤럭시 폴드는 인폴딩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화면을 안으로 접는 형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안으로 접든, 밖으로 접든 접혔던 곳은 흔적이 남을 수밖에 없다. 삼성 갤럭시 폴드 또한 이 점에 있어서는 자유롭지 않았다. 마침 MWC19 현장의 삼성 부스에 갤럭시 폴드를 전시해 놓은 상태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다. 분명한 건 갤럭시 폴드 또한 접힌 부분에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는 것이다.

화면 중간에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화면 중간에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다만 메이트 X보다 휘어지는 부분이 넓지 않고, 완전히 접히다 보니 세로로 길게 하나의 도랑처럼 흔적이 남아 있다. 화웨이에 비하면 훨씬 양호한 편이다.

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들 때 접는 방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고 한다. 다만 수십만 번을 접었다 펼쳐도 견딜 수 있는 내구성은 해결했지만, 디스플레이가 우는 문제는 해결하지 못해 결국 좀 더 깨끗하게 펼칠 수 있는 인폴딩 방식을 도입했다는 이야기다.

삼성전자나 화웨이가 내놓은 폴더블 스마트폰의 완성도는 기대 이상이다. 두 제품 중에 어느 것이 더 낫고, 더 나쁘다를 이야기하기엔 이르지만, 접는 방식에 있어서는 삼성전자가 조금 더 나은 형국이다. 앞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들려는 제조사에게 접히는 부분의 처리는 또 하나의 숙제다.

바르셀로나(스페인)=김태우 기자 (tk@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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