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전차왕 엄복동, 항거: 유관순 이야기 메인 포스터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자전차왕 엄복동, 항거: 유관순 이야기 메인 포스터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올해로 100주년을 맞는 3.1절에 볼만한 영화 두 편이 27일 나란히 개봉했다. '자전차왕 엄복동', '항거:유관순 이야기'가 그 주인공들이다. 두 작품 모두 일제강점기 때, 실제 인물을 통해 나라를 잃은 우리민족의 고통과 애환을 담아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3.1절을 앞두고 영화팬들의 선택은 어디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자전차왕 엄복동'은 제약회사 셀트리온이 설립한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가 처음으로 제작 배급한 영화다. 정지훈, 강소라, 이범수 등이 출연했고 '몽정기' 조연출 출신의 김유성 감독이 연출했다.

1913년 일제강점기, 조선인 최초로 ‘전조선자전차대회’에서 승리를 거두며 암울했던 조선에 희망이 되었던 실존 인물 엄복동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고향 평택에서 물장수를 하던 엄복동(정지훈 분)은 경성에서 우연히 자전차 상점 일미상회 사장 황재호(이범수 분)를 만나 조선 최고의 자전차 선수로 거듭나게 된다. 평범한 물장수에서 이천만 조선의 희망을 안고 달리는 자전차왕이 되기까지, 엄복동의 의지와 끈기는 모든 조선인들을 하나로 만든다. 특히, 일본의 강압 속에서 펼쳐진 최후의 결전에서의 승리는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설움과 의지를 느낌과 동시에 뜨거운 감동을 자아낸다.

사진='자전차왕 엄복동' 스틸 컷
사진='자전차왕 엄복동' 스틸 컷

엄복동 역으로 열연을 펼친 정지훈은 “대한민국 대표로서 자전차 대회에서 우승하며 민중들에게 힘을 준 걸 대단하다 생각했다. 엄복동을 잘 표현하기와 자전차를 잘 타기, 이 두 가지를 가장 고민했다”며 전설적인 실존인물의 싱크로율을 완성하기 위한 남다른 마음가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한 엄복동과 황재호가 자전차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할 때, 그에 반대하며 독립운동에 나선 애국단의 행동대장 안도민(고창석 분)과 행동대원 김형신(강소라 분)의 목숨 건 사투도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애국단원 김형신 역을 연기한 강소라는 “일제강점기 당시 항일 운동의 무게와 사명감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라며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한 모습을 보였다.

이 외에도, 박근형, 김희원, 이시언, 민효린, 이경영, 정석원, 박진주 등의 초호화 캐스팅도 눈길을 끈다.

'자전차왕 엄복동'이 재미와 감동을 함께 선사하는데 반해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시종일관 겸허하고 숙연한 마음이 들게 하는 작품이다.

1919년 3.1만세운동 후, 일년 간의 유관순(고아성 분)의 옥중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룬다. 부모가 일본인에게 살해당하고 친오빠와 함께 서대문 형무소에 구속된 유관순은 일본인 감독관들에게 갖은 고문을 당하고도 꿋꿋하게 버텨낸다. “나는 개구리가 아니다”, “대한민국 만세를” 외치며 일제에 맞서는 그녀의 모습에서 뜨거운 용기와 무력으로 절대 꺾을 수 없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

일본 총독의 특별사면으로 대부분의 수감자들이 형을 반으로 감면받고 형무소를 나오지만, 유관순은 끝내 저항하다 출소 이틀 전, 의심쩍은 죽음에 이른다.

사진='항거:유관순 이야기' 스틸 컷
사진='항거:유관순 이야기' 스틸 컷

유관순으로 변해 열연을 보여준 배우 고아성은 “예상했던 일대기가 아닌, 유관순 열사가 감옥에서 살았던 1년을 다룬다는 게 신선하게 느껴졌다”라며 출연 소감을 밝혔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만세장면’을 꼽았다. 이어 “만세장면을 다 찍고 나서 배우들과 다 같이 울었다. 뜨거운 눈물이었다”고 덧붙였다.

언론 시사회의 기자간담회에서도 눈물을 보인 고아성은 “유관순을 연기하면서 죄송스럽고 감사하고 안타깝고 힘든 여러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들었다”고 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유관순 열사가 죽음보다 삶으로 기억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하며, “많은 관객들이 유관순 열사 뿐 아니라, 서대문 형무소 8호실에 있던 모든 여성 독립 운동가들을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고 전했다.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유관순 역의 고아성을 중심으로 김새벽, 김예은, 정하담, 류경수 등 배우들의 깊이 있는 감정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울린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두 편의 영화, '자전차왕 엄복동', '항거:유관순 이야기'가 관객들의 마음에 어떤 감동과 울림을 전달할지 기대된다.

넥스트데일리 컬처B팀 김승진 기자 (sjk87@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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