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필라이트'에 오비맥주 '필굿' 도전장

하이트진로 '필라이트'에 오비맥주 '필굿'이 도전장을 던지면서 주류업계 내 '발포주 대전(大戰)'이 시작됐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발포주는 맥주 대용품이라고 할 수 있다. 맥아 비율을 낮춰 부과되는 세금을 맥주보다 줄이는 방식으로 제조, 맥주와 비슷한 맛을 내면서도 맥주보다 가격이 40% 정도 저렴하다.

현재 우리나라 주류업계 내 발포주 시장은 하이트진로가 주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 2017년 4월 발포주 필라이트를 출시한 후 1년 6개월 만에 4억캔(355ml) 이상을 판매했다. 필라이트 인기가 높아지자 '필라이트 후레쉬'라는 후속작을 통해 발포주 시장 내 입지를 공고히 한 상황이다.

또 주류 선택 시 가격을 우선순위로 두는 대학생들이 새학기를 맞이하는 봄 시즌은 발포주 성수기의 시작 시점이다. 실제로 필라이트의 분기별 매출 비중을 보면 1분기는 17%에 그쳤지만 2분기 비중은 23%로 높아진다. 또 여름 성수기와 가을 학기를 맞는 3분기와 4분기 비중은 각각 34%, 26%다.

이에 최근 오비맥주가 대학생 등 20대를 겨냥한 발포주 필굿을 선보이며 필라이트에 도전장을 던졌다. 필굿은 맥아 비율은 9% 알코올 도수는 4.5도로 355ml와 500ml 캔 두 종류로 출시된다. 가격은 대형마트에서 355ml 기준으로 12캔에 1만원이다.

오비맥주는 시원하고 상쾌한 아로마 홉과 감미로운 크리스탈 몰트를 필굿의 원료로 사용해 맛의 깊이를 더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을 중심으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관련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자존심을 건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맥주 시장 1위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의 발포주 시장 독주를 막기 위해 필굿을 출시했다는 얘기가 지배적이다. 연 2000억원 안팎의 규모를 가진 발포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가 이미 독주체제를 굳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녹록치 않은 부분도 있다. 경기가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이 싼 발포주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는 동시에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양측 모두 수입맥주의 공세를 보완할 방안이 절실한 실정이다.

다만 오비맥주 필굿의 캔 디자인이나 이름이 필라이트와 유사하다는 점이 변수가 될 수 있다. 필라이트는 코끼리 그림을 디자인으로 사용하고 영어 문자 'L'에 색깔을 덧입혔다. 필굿 역시 고래 그림을 사용했으며 'GOOD'에 노란색을 사용한 부분이 유사해 오비맥주가 하이트진로를 따라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는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경기 둔화와 수입 맥주 강세로 오비맥주가 발포주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발포주 성수기로 접어드는 봄 시즌을 맞아 두 업체가 진검승부를 벌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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