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단편적으로 알려졌던 북한 ICT 기술이 국제적 수준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숙명여대 문형남·곽인옥 교수는 지난 13일 성균관대에서 열린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 중 한국생산성학회 세션에서 “북한 ICT 기술 수준 평가”라는 제목의 공동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내외 및 북한 언론 매체 자료와 중국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북한 ICT기업 자료 등의 사례 분석을 통해 북한의 ICT 기술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한 ICT 기술은 수년 전부터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분야 개발이 진행돼왔고, 그 수준이 국내 기업이나 국제적 수준에 뒤지지 않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북한은 인식 분야 기술이 우수한데, 한글 자동인식 프로그램의 인식률은 95%로 높은 수준이며, AI를 이용한 장기(‘조선장기’)와 바둑(‘은바둑’) 프로그램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문형남 교수는 발표를 통해 북한은 이미 2016년에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거래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오는 4월 18일부터 25일까지는 ‘평양 블록체인·암호화폐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 국제 컨퍼런스 참가자 모집을 위해 관광 상품을 개발했으며, 한국인 참여자는 제한하고 있다고 한다.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분야도 2016년부터 관련 솔루션 개발 등의 사례도 소개했다.

이미지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이미지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북한 ICT기업 A사의 컴퓨터시각과 기계시각, 인공지능, 클라우드 연산 네트워크, 매몰형 기술 분야 등에 박사 11명과 석사 52명 등을 포함, 100여명 인력이 첨단 분야의 국제적 수준의 소프트웨어와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퓨터시각 기술을 활용한 비디오보안체계와 지능교통검측체계는 북한과 중국 및 해외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인식 분야 기술이 뛰어나 지문인식, 차량번호 식별, 컨테이너 번호 식별, 컨테이너 수송차량 번호 식별 등에 적용한 사례가 있다. 컴퓨터 시각 기술과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한 인원계수기와 얼굴 식별도 제품화된 사례도 있다.

문형남 교수는 “북한의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단 분야 기술이 뛰어나 우리 정부와 기업은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합리적인 기술 교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향선기자 hsle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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