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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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페셜'에서 '돼지'를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펼친다.

10일 오후 방송되는 ‘SBS 스페셜’에서는 ‘2019 돼지의 품격’ 편으로 기해년을 맞아 우리의 마음과 몸을 보듬어줄 뿐만 아니라 생명까지 살리는 돼지의 가치를 되돌아볼 예정이다.

돼지는 풍요와 복을 기원할 때 제일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고 많이 소비하는 단백질 공급원이면서도 ’싼‘고기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돼지는 자기 몸의 마지막 한 조각까지 고기로 내어주는 것은 물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도 하고 장기를 통해 심지어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까지 한다. 사람에게 모든 걸 아낌없이 주는 돼지, 과연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을까?

돼지가 더럽고, 게으르며 욕심 많다는 것은 편견에 불과하다. 돼지고기는 소고기 못지않게 고급스럽고 인류의 생명연장에 관해 다른 어떤 동물보다 더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번 주 ‘SBS 스페셜’을 통해 우리가 그동안 간과했던 돼지의 가치를 살펴본다.

▲ 돼지, 마음을 훔치다

불과 6개월 전까지만 해도 가족의 의미를 찾지 못했던 지민이네. 미니 피그 ’꿀떡이‘를 입양하고부턴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그동안 강아지를 비롯해 각종 반려동물과 함께했었지만, 돼지만큼 가족 간의 유대를 강하게 해주지는 못했다고 한다. 돼지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불식시킨 좌충우돌 꿀떡이의 생활을 살펴본다.

우리나라 최초의 돼지 박물관에 가보니 돼지들이 손 내밀기, 뽀뽀 등 각종 애교뿐만 아니라 볼링부터 축구까지 척척 해낸다. 사육사 이우식 씨는 돼지 지능은 일반적인 개보다 똑똑하다라고 한다.

▲ 한국인과 돼지 - 아주 특별한 이야기

돼지는 예로부터 시간과 방위를 나타내는 12간지의 한 축을 담당했고, 福을 기원하는 상징이었다. 게다가 왕실 제례용 돼지를 감독하는 벼슬이 따로 있었다. 하지만 요즘으로 치자면 청와대 격인 경복궁 근정전의 사방을 지키는 호위 조각상에선 정작 돼지를 볼 수 없다.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천연기념물 제550호. 제주 흑돼지의 또 다른 이름이다. 뱀과 해충으로부터 지켜주고, 퇴비를 생산해 척박한 화산섬에서 농사를 가능케 했다. 게다가 몸국 등 제주 특유의 소울푸드를 제공하고, 흑돼지털은 한때 10대 수출품까지 차지했다. 그야말로 제주 ’똥돼지‘는 제주도 사람에겐 가축 이상의 슈퍼피그, 효자 동물이다. 제주도와 흑돼지의 아주 특별한 관계를 살펴본다.

▲ 돼지에 인생을 건 사람들

김동균 씨(30세) 일과는 새벽 4시 돼지 밥을 챙기면서 시작한다. 사료 값을 대느라 막노동까지 해야 하는 그가 재작년부터 돼지를 키운다고 했을 때 주변에선 미쳤다고 했다. 멋 부리기 좋아하던 차도남은 왜 자연방목 돼지에 인생을 걸었을까?

현재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돼지의 대부분은 외국 품종을 교배한 백돼지다. 재래 흑돼지에 비해 빨리 자라고 새끼도 자주 많이 낳아 생산성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항에서 돼지농장을 운영하는 이한보름 씨는 30 여 년의 노력 끝에 민간인으론 처음으로 토종돼지 고유품종을 개발했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DNA상의 차이까지 규명했지만, 토종돼지는 여전히 더디게 크는 등 이른바 상품성이 떨어진다. 그가 상품성이 좋은 개량 백돼지 대신 재래 흑돼지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돼지고기, 품격을 더하다

2017년 우리나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24.5Kg. 1980년대에 비해 4배나 증가했지만 ‘싸고 서민적인’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에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폭발적으로 수요가 늘어난 스페인산 돼지고기 ‘이베리코’가 등장했다. 이는 색다른 ‘맛’을 향한 대중의 열망을 반영한 결과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한우나 와규와 같이 돼지고기에도 개인의 취향을 넘어선 맛의 차이가 존재할까?

대를 이어 40년 넘게 쇠고기 숙성에 매진한 일본의 카토 씨. 10년의 시행착오 끝에 자신이 추구하던 고급스런 돼지고기 맛을 찾았다고 한다. 도대체 숙성이란 무엇이고, 고기 안에선 어떤 변화가 일어나 풍미가 산다고 하는 걸까? 그의 숙성고기는 두 세배 비싼 가격에도 돈카츠로, 스테이크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그는 돼지고기가 품격으론 결코 쇠고기에 뒤지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 사람을 살리는 돼지

황금돼지해인 2019년, 국제 이종장기이식 학계의 관심은 온통 우리나라에 쏠려있다. 세계 최초로 돼지에서 떼어낸 췌도와 각막을 사람에게 이식하는 역사적인 수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유전학적으로 보다 유사한 영장류가 아니라 돼지 장기가 사람에게 더 적합할까? 인류 장생의 꿈을 앞당기는 돼지의 역할을 살펴본다.

이은수 기자 esle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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