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해외에서 생활하다 집으로 가는 귀향 길에는 언제나 상반된 상념으로 일렁인다. 내가 부재했던 동안 사람들과 풍경들의 변화가 그 기간 동안 스며든 내 안의 변화와 경험의 렌즈를 통해 내 어릴 적의 추억과 중첩되었다.

나는 영국, 그것도 스코틀랜드 영국 가정에서 나고 자랐지만 인생의 절반 이상을 아시아에서 살았다. 기자와 사진가의 삶을 추구하려고 영국을 떠나 지금까지 런던에서 방콕, 싱가포르 그리고 홍콩에서 살아왔다. 그렇게 여러 지역을 여행하면서 숨막힐 정도의 매혹적인 풍경, 문화 언어, 전통 그리고 전망 등과 조우할 수 있는 특혜도 누렸다.

사진 = 크레이그 루이스(Craig Lewis)
사진 = 크레이그 루이스(Craig Lewis)

그래서 내 뿌리로 돌아간다는 것은 방문객으로서 내가 태어난 나라에 대해 좋은 것과 나쁜 것, 아름답고 추한 것 등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현대 사회의 단점에 대해 어떤 불만이나 의혹을 품고 있든 간에, 나는 고향으로의 귀향에서 시골과 도시 환경 모든 곳에서 볼 수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의 물결에 여전히 충격적이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영국의 역사적 유산에 대한 랜드마크와 기념물들, 또는 신록이 우거진 극적인 시골의 반가운 포옹이든 간에, 그러한 헤아릴 수 없는 보물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그 나라의 특성과 삶의 한 부분으로서 그것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 지 깨닫게 된다.

사진 = 크레이그 루이스(Craig Lewis)
사진 = 크레이그 루이스(Craig Lewis)

오래 전 나의 아버지는 햄프셔에 있는 집 근처, 배싱스토크 운하를 따라 있는 가장 좋아하셨던 산책로를 알려주셨다. 배싱스토크 운하는 영국 남부의 베이싱스토크 마을과 웨이브리지에 있는 템즈 강을 연결하는 무역로로 1794년에 완공된 50킬로미터의 수로이다. 무역로로 이용했을 때는 목재, 밀가루, 분필 등이 전통적인 긴 운하 바지선을 타고 런던으로 가는 주요 화물들이었고 돌아올 때는 석탄과 비료로 가득 채워졌다.

제1차 세계 대전 동안, 영국 공병대는 왕립 아스날의 울리치로부터 공급품을 수송하는 통로로 운하를 인계받았다. 이 운하는 배를 조종하는 군인들을 훈련시키는데 사용되었다.

사진 = 크레이그 루이스(Craig Lewis)
사진 = 크레이그 루이스(Craig Lewis)

이제 배싱스토크 운하는 육상 및 수상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위한 인기 있는 편의시설일 뿐만 아니라 영국에서 가장 큰 종의 수생 동식물들 중 하나가 서식하는 귀중한 야생 생물 서식지이기도 하다. 영국에 있는 39종 잠자리와 실잠자리 중 25 종이 운하와 그 주변에서 발견된다.

여행이나 사진의 목적지로서 동남아시아의 열대섬이나 히말라야 산맥의 치솟은 봉우리의 ‘이국적’ 느낌이 부족할 수도 있지만, 베이싱스토크 운하와 그 주변환경의 장엄한 매력과 목가적인 아름다움은 부인할 수 없다. 과거와 달리 이제는 어쩌면 좀 더 온화한 삶의 방식에 더 어울리는 이 운하는 사계절의 변화와 영국의 악명 높은 변덕스러운 날씨와 함께 긴 수로를 따라가다 보면 각양각색의 풍경이 펼쳐진다.

사진 = 크레이그 루이스(Craig Lewis)
사진 = 크레이그 루이스(Craig Lewis)

즐길 수 있는 경험과 볼거리는 대체로 운하를 따라 얼마나 멀리 갈 준비가 되어 있느냐에 달려있다. 따뜻한 여름 오후, 그늘진 나무들의 잎을 햇빛이 부드럽게 내리쬐면서, 아름다운 물가의 집, 넓은 들판, 황무지, 시장 마을, 그리고 휴식과 목을 축여주는 흔한 영국 펍(Pub)은 말할 것도 없고, 탁 트인 해안을 지나갈 수도 있다.

때때로 물길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바지선과 다른 배의 모습들은 삶이 한 가지 이상의 기어를 가지고 있고, 항상 전속력으로 항해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부드럽게 상기시켜준다. 우리는 때때로 속도를 늦추고, 주위를 둘러보고, 주변의 광경과 소리를 들으며, 우리 앞에 있는 야생화 향기도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우리의 인생은 언젠가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자, 이제 인생의 여정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크레이그 루이스 craig@newlightdreams.com 사진 작가이자 산악인인 크레이그 루이스(Craig Lewis)는 우리를 둘러싼 풍경과 자연 현상의 연약한 아름다움과 덧없음을 색과 빛으로 포착하고 있다. 특히 상호 작용에 중점을 두고 때로는 전통과 현대 사이의 긴장감을 집중 조명한다. 톰슨 로이터(Tomson Reuters)와 다우존스 뉴스와이어(Dow Jones Newswires)의 기자로 일했으며 히말라야 주민들과 문화, 불교적 표현에서 특별한 영감을 얻는다.

(*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