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코엑스 A, B홀 그랜드볼룸에서 세계전람 주최로 열린 제42회 서울국제유아교육전&키즈페어(이하 ‘유교전’)는 2~9세를 위한 유·아동 브랜드를 대규모로 만나 볼 수 있는 전시회다.

유교전은 교육 관련 제품 뿐만 아니라 아이와 부모에게 꼭 필요한 유·아동 일상용품도 함께 전시됐다.

유·아동 일상용품은 유교전 개최 목적과 다소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참가하는 관람객의 눈높이에 맞춰 각자의 콘셉트를 재설정해서 행사 방향과 조화를 이루는 모습도 보였다. 영유아 자녀와 함께 하는 8년의 시간을 만족스럽게 할 유교전 일상용품은 무엇이 있을지 관심가는 제품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 우리 아이 먹거리, ‘아이배넷’에서 순하게! 편하게! 즐겁게!

영아기 자녀라면 이유식을 먹이면 된다. 그러나, 자녀가 2세 이상의 유아기로 진입하면 어느 정도 어른처럼 씹고 뜯고 맛볼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올바른 식습관도 갖추게 되는 데, 문제는 아이가 안심하고 먹을 만한 적당한 음식을 찾거나 만들기 어렵다는 것.

시중에서 성인이 사 먹는 음식은 아이가 먹기에 다소 자극적인 편이다. 짜고 단 맛에 익숙해져 있는 성인과 달리, 감각이 예민한 아이는 견디기 어렵다.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부모는 자녀를 위한 특별식을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매번 만들기란 어려운 일. 똑같은 메뉴는 쉽게 질리는 탓에, 매번 같은 밥상을 차릴 수도 없다.

인터뷰에 응해주신 심호준 아이베넷 홍보팀 부장
인터뷰에 응해주신 심호준 아이베넷 홍보팀 부장

아이베넷은 본래 이유식으로 잘 알려져있다. 심호준 아이베넷 홍보팀 부장은 "이번 유교전에서 올해 출시한 '꼬마' 브랜드를 선보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베넷 꼬마는 유아기 아이를 위한 식단으로 고민하는 부모를 위해 기획된 식품브랜드다. 이어 "꼬마는 80여 종에 달하는 다양한 가공식품과 건강기능식품으로 구성됐다”며 “조리도 쉽고, 고를 수 있는 제품군이 다양해 그날그날 한 끼 식사를 다채롭게 구성할 수 있다. 또 자극적이지 않고, 소화가 잘되도록 특수 주문 제조됐다”고 강조했다.

아이베넷은 이날 유교전에서 가장 많은 시식 거리를 제공했다.
아이베넷은 이날 유교전에서 가장 많은 시식 거리를 제공했다.

직접 먹어본 경험으로는 어른 입맛에는 약간 싱거울 수 있겠지만, 아이는 물론 어른 건강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수 주문 제조된 탓에 일반 가공식품보다는 약간 가격이 높지만, 그리 비싼 편도 아니었다. 아이배넷은 홈플러스나 이마트 등 일반 대형매장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고 전용 쇼핑몰을 통해 인터넷 주문·배송도 가능하다.

■ 아이 장까지 뛰어가는 유산균 요구르트 ‘런’(Run)

천천히 살펴보니 '런'은 결코 평범한 요구르트가 아니었다.
천천히 살펴보니 '런'은 결코 평범한 요구르트가 아니었다.

유산균 요구르트는 아이 장 건강을 지켜주며, 배변활동과 소화기능을 돕는 역할도 한다. 신앙촌식품의 ‘런’ 역시 유산균 요구르트지만, 훨씬 진하게 농후발효된 제품이다. 본래 쾌변 효과에 탁월한 기능성 식품으로 소개됐지만, 이번 유교전에 참가하면서 더 아이스러운 콘셉트로 관람객에게 다가가는 모습이었다.

귀여운 토끼귀 모자를 쓴 이 붙임성 좋은 영업사원들은 “다른 요구르트보다 장까지 살아가는 유산균이 훨씬 많다”면서 요구르트 ‘런’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귀여운 토끼귀 모자를 쓴 이 붙임성 좋은 영업사원들은 “다른 요구르트보다 장까지 살아가는 유산균이 훨씬 많다”면서 요구르트 ‘런’을 적극적으로 권했다.

런은 안전하고 영양을 고루 갖춘 식품을 인정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과 HACCP 안전관리인증도 받았다. 총 내용량 120ml 한 병에 소량의 칼로리(54Kcal)와 당(5.5g)을 담았다. 또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인 LAFTI L10 성분과 함께, 비타민 B2(0.3mg)와 칼슘(135mg)도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 부위 알루미늄박이 없이, 오로지 뚜껑을 열어 마시는 요구르트였다.
자세히 살펴보면, 뚜껑 부위 알루미늄박이 없이, 오로지 뚜껑을 열어 마시는 요구르트였다.

기본 영양 성적도 좋지만, 더 관심을 끌었던 건 그 내용물을 담고 있는 친환경 용기였다. 요구르트 변질과 누출을 막는 전용 뚜껑만 사용했고, 알루미늄 밀봉은 없었다. 뚜껑은 환경호르몬 영향이 적은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다. 빨대를 꽂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구멍이 뚫려 있었는데, 빨대를 빼고 손가락으로 가볍게 콕 누르고 나면, 용기를 거꾸로 뒤집어도 요구르트가 전혀 새나가지 않았다.

식품에만 정성을 쏟지 않고, 식품을 담는 용기까지 신경 쓰는 모습은 아이와 부모 모두를 위한 배려로 다가오기 충분해 보였다.

■ 건강한 식습관 잡아주는 ‘에디슨’ 식기···아이 손에 꼭 맞아

초등생이 돼서도 젓가랏질이 서툴다면, 또래 아이들로부터 놀림감이 되기 쉽다. 자녀의 젓가락질이 서툴다면, 유아기부터 올바른 젓가락질을 유도하는 유아용 젓가락 구매를 고려해볼 수 있겠다.

유교전에 전시된 에디슨 제품 모두 아이엔피 디자인 연구소에서 독자 연구·개발했다.
유교전에 전시된 에디슨 제품 모두 아이엔피 디자인 연구소에서 독자 연구·개발했다.

‘에디슨’은 지난해 3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는 ‘아이앤피’의 생활용품 브랜드다. 주로 ▲유아용 젓가락 ▲식기/식판 ▲스푼/포크 ▲컵/물병 등을 전문 제조 판매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특별할 것 없다고 생각하며 지나치기 쉽지만, 제품별로 방대한 지식재산권과 각종 시험 검사 성적서를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우수하다.

에디슨 젓가락은 아프지 않은 실리콘 링으로 아이의 젓가락질 교정을 돕고, 음식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끝부분을 엠보(돋을새김)처리했다. [사진=에디슨 홈페이지]
에디슨 젓가락은 아프지 않은 실리콘 링으로 아이의 젓가락질 교정을 돕고, 음식물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끝부분을 엠보(돋을새김)처리했다. [사진=에디슨 홈페이지]

귀여운 캐릭터가 함께 있는 에디슨 제품은 아이의 관심 얻기에도 좋아 보였다. 생김새만 귀여운 게 아니라, 실용성도 탁월했다. 일단, 젓가락만 보더라도 오른손과 왼손잡이 유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부드러운 실리콘 링을 사용해 아이 손가락이 아프지 않도록 배려했고, 끝부분은 미끄럼방지 엠보처리로 아이가 쉽게 음식을 집을 수 있도록 했다.

■ 아이에게 맞는 건강한 양치질 제안 ‘잇브러시’

맛있는 식사 후에는 양치질이 필수다. 그러나, 어른 중심으로 맞춰진 일반 칫솔은 아이에게 너무 맞지 않는다. 큰 칫솔은 입안에 겨우 들어가고, 강한 칫솔모는 깨끗한 치아를 유지하기보다 잇몸에 상처를 더 남긴다. 이는 오히려 아이가 올바른 양치질 버릇을 들이는 데 방해만 될 뿐이다.

진열된 힌트의 잇브러시. 부드러운 손잡이와 칫솔모, 변형 가능한 헤드가 특징이다.
진열된 힌트의 잇브러시. 부드러운 손잡이와 칫솔모, 변형 가능한 헤드가 특징이다.

힌트의 ‘잇브러시’는 치과 의사들이 고안해 만든 칫솔로, FDA 승인까지 받았다. 칫솔 헤드가 일자형에서 T자형으로 90도 자유 회전할 수 있고, 아이 입속에 충분히 들어갈 정도로 짧았다. 짧은 헤드를 일자 또는 T자로 바꿔가며 칫솔질을 하게 되면, 아이의 작은 입 구석까지 깨끗이 닦기에도 좋아 보였다.

손잡이 부위에 있는 조절 스위치를 위·아래로 이동하며 일자형과 T자형을 필요에 따라 전환할 수 있다.
손잡이 부위에 있는 조절 스위치를 위·아래로 이동하며 일자형과 T자형을 필요에 따라 전환할 수 있다.

힌트 관계자는 “향균효과가 있는 칫솔모의 경우, 0.01mm 초미세모(PBT 고탄력 양면)를 사용했다”며 “강한 탄성을 지닌 섬세한 칫솔모는 잇몸까지 도달해 식후 음식 찌꺼기 제거에도 탁월하며, 연약한 잇몸에 상처를 내지 않아 잇몸질환 예방에도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마모도 더디게 진행돼 일반 칫솔모보다 보름가량 더 오래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둥글게둥글게’ 다가서는 아이 감성 핸드메이드

둥글게둥글게는 유교전에서 아이 정서발달과 창의교육에 도움을 주는 수공예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곳을 처음 들렀을 때, 그저 아무렇게 만든 수제 인형이나 장식품들을 전시하는 곳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관계자 설명을 통해 전시품 모두 아이들이 수업 또는 천 조각을 갖고 노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둥글게둥글게가 제공하는 ‘하얀 꾸러미’ 안에는 아이가 꾸미기 쉽도록 작은 천 조각으로 가공된 여러 옷감이 들어있다. 구성품은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전담 디자이너가 구성한다.
둥글게둥글게가 제공하는 ‘하얀 꾸러미’ 안에는 아이가 꾸미기 쉽도록 작은 천 조각으로 가공된 여러 옷감이 들어있다. 구성품은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전담 디자이너가 구성한다.

전시된 작품은 제공된 꾸러미 속 구성품을 활용해 아이가 만든 천 소재 인형이나 조형물이었고, 여기에 디자이너의 솜씨가 더해져 탄생했던 것. 다시 말해, 아이의 감성으로 제작된 수공예품에 디자이너의 감성을 더한 예술작품이었다. 물론, 꾸러미 구성품이 아닌 다른 재료를 활용해 만든 작품들도 많았다. 모두 모양은 아기자기하면서도 다소 투박해 보였지만, 오히려 왠지 모를 정이 가는 작품들이었다.

꾸러미 안에 들어간 구성품은 모두 제각각이라, 그때그때 틀에 박히지 않은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게 된다. 구성품이 다른 이유는 ‘둥글게둥글게’가 폐 의류로부터 얻은 옷감을 활용해 아동의 인형놀이 또는 도형놀이를 위한 제품을 만드는 친환경 리사이클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업사이클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둥글게둥글게를 창업하게 된 최광제 대표
업사이클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둥글게둥글게를 창업하게 된 최광제 대표

박규옥 둥글게둥글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제품들이 “버려진 옷감들은 자원활용센터에서 지원받고 있으며, 얻을 수 없는 재료는 별도 구매를 통해 제작하고 있다”며 “종이와도 다르기 때문에 베일 염려도 없고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주고 인테리어로도 손색이 없다”고 자부했다. 또 “패션기업들과 콜라보하는 느낌으로 옷을 만들고 남은 원단을 활용했다”며 “자연의 선순환도 활용하고 업사이클(재활용) 방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둥글게둥글게는 올해 6월 발족한 스타트업 기업이다. 창업자 최광제 대표는 본래 패션 분야 대기업에 근무했다. 그는 “업계에 종사하며 워낙 버려지는 옷감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이를 통해 업사이클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창업계기를 밝혔다. 이후 경기창조혁신센터 업사이클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고 지원을 받게 되면서 본격적인 창업에 나서게 된 것. 그는 현재 교육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김광회 기자 (elian11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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