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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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이 숙명여고 교무부장 쌍둥이 자녀의 성적 상승 의혹으로 제기된 고교 내신 비리의 면모를 취재한 '대학으로 가는 길 가짜학생부'편을 방송한다.

지난 8월 30일, 숙명여고 교문 앞에 20여 명의 학부모들이 하나, 둘 촛불을 들고 모였다. 이날 이후 학부모들은 수십일 째 매일 밤 학교 정문에 모여 학교 교무부장의 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진실규명을 외치고 있었다.

이 배경에는 학기가 끝난 7월 23일,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이 나란히 단상에서 문‧이과 전교 1등에게 주는 성적 우수상을 받은 일이 있다. 방학식을 위해 전교생이 모인 강당이 술렁였다. 학부모들은 강남에서 갑작스러운 성적 향상은 이례적이라며 시험지 관리에 의혹을 표했다.

교무부장의 쌍둥이 딸이 동시에 전교 1등을 했다는 소문은 전교생과 학부모들에게 빠르게 퍼졌다. 쌍둥이가 성적우수상을 받은 다음날, 급격하게 상승한 쌍둥이의 성적에 의혹을 제기하는 민원이 관할 교육청에 접수됐다. 쌍둥이가 전교1등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정답을 빼돌린 아버지 덕분이라는 것이었다.

이 의혹 제기에는 또 한 번의 사건이 있었다. 지난 1학기 숙명여고 2학년 중간고사 화학 시험에서 서술형 문제에서 정답 오류가 발생했다. 해당 시험을 담당한 화학 교사는 문제를 출제하는 과정에서 ‘단순 착오’로 정답지에 답안을 잘못 기재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필고사 정답 유출 의혹의 근거 중 하나로 제기됐다. 교무부장의 딸이 화학시험에서 출제자의 오류로 잘못 기입된 답을 똑같이 적어 냈다는 사실이 SNS와 커뮤니티를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해당 문제의 답은 곧 정정 됐다. 'PD수첩'의 취재 결과 정정 전 오답을 쓴 학생은 전교에서 교무부장의 딸이 유일했다. 최초 답안지를 보고 그대로 답을 적었다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답안지 유출 의혹의 또 다른 근거는 교무부장이 시험지와 답안지를 직접 보고 결재했다는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고등학교 성적 관리지침’에는 자녀가 속한 학년의 정기고사 문항 출제 및 검토에서 관련 교원을 배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숙명여고 교무부장은 의혹이 제기된 후 ‘재직교사의 자녀가 같이 있을 때 지켜야 할 원칙을 철저히 지켜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교육청 감사 결과 교무부장은 자녀가 속한 학년 고사문제와 정답을 단독으로 검토·결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PD수첩' 제작진은 서울, 부산, 광주, 강원 등 5일간 전국을 돌며 118명의 고등학생들에게 자신의 학생부를 신뢰할 수 있는지 물었다. 대학입시의 당사자인 그들로부터 명문대 진학률을 높이기 위해 묵인되어온 학교의 기상천외한 부정행위와 내신차별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PD수첩'에서는 증가하는 고교 내신 비리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대입을 준비하는 전국의 고등학생 백여 명과 학생부로 대입을 치룬 대학생들을 만나 내신의 불공정성에 대한 의견을 묻고 이를 방송에 담았다.

2019학년도 수능을 한 달 앞둔 16일 오후 11시 10분, 'PD수첩'에서 심층 취재한 고교 내신 비리와 학생부 작성 과정에서의 불공정성을 공개한다.

이은수 기자 (esle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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