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과 '사이버오로와의 불화', '직원 해고 소송' 등 여러가지 난제가 얽혀있는 한국기원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이와관련, 한국기원 유창혁 사무총장은 11일 오후 바둑 기자단과 간담회를 열었다. 20여 명의 기자들이 참석한 이날 간담회는 한국기원 입장 표명문 발표와 질의 응답 순으로 1시간 동안 이어졌다.

유 총장은 입장 표명문을 통해 "‘바둑계 미투 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한국기원 소속 기사의 품위 손상 행위로 바둑 팬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기원은 다시 한 번 주변을 돌아보고, 조속한 시일 내에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기원 기자간담회
한국기원 기자간담회

유총장은 "최근 들어서는 한국기원 정책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 유포되어 일부 언론에 보도되기까지 하는 등 바둑계 전체가 갈등과 내홍에 휩싸인 듯한 인상을 일반에 주는듯해 심히 안타깝다"며 "그동안 제기된 한국기원 관련 기사에 한국기원은 대응을 자제했지만 보도된 내용이 사실과 다른 점이 많아 간담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국기원은 또 노영하 9단의 공개서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되고 있는 IT사업 추진과 관련, 한국기원은 "2001년에 법인 설립의 조건으로 세계사이버기원에 한국기원의 인터넷 사업 독점권을 무기한 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지난 수년간 부실 계약에 대한 지적이 있어 그 정상화 과정의 일환으로 기존 계약을 해지했다"며 "계약해지로 인해 세계사이버기원이 그간 담당해 오던 온라인 생중계와 홈페이지 관리 업무를 한국기원이 직접 담당해야 되는 상황이 발생해 외부업체를 선정해 해당 업무를 수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세계사이버기원측은 "한국기원이 올해 5월 인터넷 사업을 대행하던 사이버오로와의 계약을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지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인권침해 및 근로기준법 위반과 관련, 한국기원은 "대기발령자는 출근은 하지만, 한국기원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직원들과 분리해 따로 자리를 마련했다"며 "다른 직원들과 차별한 적은 없었고, 한국기원의 업무를 수행하지는 않기 때문에 한국기원의 자산인 컴퓨터 이용을 금지하고, 개인 컴퓨터 사용을 제한하였을 뿐"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일에 이어 이날도 오후 늦게까지 한국기원 건물 앞에서 책임자 퇴진을 요구하는 바둑 팬들로 구성된 시위대가 피켓 시위를 펼쳤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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