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국내에 3년 만에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했다. 2012년 전 세계적으로 첫 환자가 발생한 후 아직 치료제나 백신이 없지만 현재 메르스를 정복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메르스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든 제약사들에게는 큰 박수를 보내야 한다.

메르스-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의한 메르스의 전파 경로는 확실하게 밝혀진 바 없다. 다만 낙타 타액, 감염자의 비말 등으로 옮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14일의 잠복기가 있으며 발열을 동반한 기침과 호흡곤란, 가래 등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 치사율은 20~46%에 달한다.

첫 환자가 나온 후 몇몇 제약사가 메르스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나섰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양약품과 진원생명과학, 우진비앤지 등이 움직이고 있다. 바이오니아는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자체 개발한 메르스 진단키트를 체외진단용 의료기기로 허가받기도 했다.

그중 일양약품은 2015년 메르스 치료제 후보물질을 발견해 초기 연구를 진행 중이다. 2016년 미래창조과학부가 주관한 신·변종 바이러스 원천 기술개발 연구과제 선정 공모에서도 메르스 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업체로 선정됐다.

진원생명과학은 미국 관계사인 이노비오와 함께 백신을 개발 중이다. 메르스 예방 DNA백신 'GLS-5300'으로 지난해 9월 식약처로부터 임상 1·2a상 승인을 받고 최근 임상연구 대상자에게 첫 접종을 했다. 이는 제약업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기도 하다.

우진비앤지도 정부 국책 과제로 선정되며 백신에 나섰다. 2015년 보건복지부의 감염병위기대응기술개발 과제인 메르스 백신 개발 연구과제에 선정됐으며 40억원 규모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이 메르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완료하기까지 5~10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메르스가 확산될 수도 있고 치료제가 없어 상당한 피해를 입을 수 있지만 이들의 행보에는 많은 응원과 격려가 필요하다.

우선 신약이나 백신 개발은 통상 10년 정도이 시간이 소요되며 1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경제적인 측면에서 메르스 치료제와 백신은 기업에게 전혀 돈이 되지 않는다. 메르스가 중동이라는 국한된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는 질환이고 새로운 환자도 1년에 200~300명 나오는 것이 고작이다.

다시 말해 치사율에 비해 전염성이 비교적 약해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 노력에 반해 수익률이 높을 수가 없다. 시장이 크지 않다는 이런 이유로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들 중 일부는 주위의 요구에도 메르스 치료제 개발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메르스 환자 발생이 많지 않은 점은 신약과 백신 개발에 치명적이다. 환자에 약물을 투여하는 임상연구 진행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지난 6월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메르스 환자는 총 2229명에 불과하다.

제약사도 하나의 기업이라는 점에서 보면 모든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나설 수가 없다. 하지만 현재 국내 제약사들은 메르스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최종적인 성과가 나와야 더 큰 박수를 받겠지만 메르스 환자가 다시 발생한 지금은 이들에게도 응원을 보내야 할 때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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