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말을 줄여야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다. 윗사람이 입을 떼는 순간 아랫사람들은 영원히 입을 다문다. 그래서 나는 3년 동안 정말 어금니가 아플 정도로 참았다."

-113쪽,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 중

‘개미 제국의 발견’을 비롯해 많은 책을 쓴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국립생태원(NIE)의 초대 원장으로 지내면서 겪은 조직 운영의 경험을 기록한 책이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이다.

이 책에서 그는 공공기관 운영정책에 따라서 내부 직원의 만족도와 외부 방문자 등 다양한 평가지표가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보여준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그 어떤 자리보다 공공기관 대표의 중요성을 느낄 수 있다. 상부 기관이나 외부 기관의 관여 이상의 간섭으로부터 독립하려면 내부 역량을 키워야 한다.

그는 자신이 높아지기보다는 성공적인 조직운영을 위해 몸을 낮춰 일을 대했다. 그는 리더로서 해야 할 일을 놓치지 않았다. 그 중 하나가 듣는 일이었다.

그럼 회사 안을 들여다보자.

생존권이 달린 조직에서 일반 사원은 사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팀원은 팀 리더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인사고과에 따라서 급여나 직책이 달라진다고 하면 직원들 스스로 뭔가 하나라도 해보겠다고 나서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기꺼이 말을 하기보다는 지시사항을 듣는 일이 더 많다. 잘 나가는 조직은 그러나 이와 반대로 움직인다. 리더는 듣는 자리다. 업무를 지시하기 전에 먼저 무슨 문제인지를 듣는 리더가 있는 조직은 기회가 있다. 취업난과 구인난 속에서 그래도 벤처기업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뭘까?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직원들과 사장, 팀원과 팀장이 대화가 된다는 것이다. 소통의 중요성을 누구나 이야기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제대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의 이야기가 사장에게 가는 길이 짧다. 리더가 자기 생각을 쏟아내는 게 아니라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는 조직은 살아 있는 조직이다. 리더가 해야 할은 팀원의 재능을 키우는 데 있다. 듣고 말하는 것과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은 직원 육성을 위한 기초적인 업무이다.

리더는 혼자 떠드는 사람이 아니라 떠들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이다. 리더는 직원들을 회의실로 모으는 사람이 아니라 직원들이 일하는 곳으로 가는 사람이다.

문제가 있는 조직은 사장이 회의를 소집하고 자신의 말만 하고 회의실을 나가는 조직이다. 회의 시간에 실적을 따지고 할 일을 지정해주는 조직은 일을 추진하는 힘을 제대로 갖지 못한다. 창의 경영의 시대, 미래 경영은 조직 안에서 다양한 생각들을 발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든다. 에너지를 한 곳으로 어떻게 모으는가에 따라 생존의 길이 달라질 수 있다.

한 사람의 창의력은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재능 없는 사람은 없어요. 자신의 재능을 발굴 못 할 뿐이지. 나는 사람을 가리지 않고 만나서 얘기를 듣습니다. 경청하되 귀가 얇아서는 안 됩니다. 누구나 하는 생각 말고, 누구도 하지 않는 생각을 해야 합니다. 경청하다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릅니다. 나는 불확실한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좌충우돌 많이 부딪혔어요. 인생도 이벤트예요.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합니다. 즐겁게 일하다 보면 운도 따르는 것 같습니다."
-123쪽,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의 힘' 중 '표재순' 편

리더로서 직원들을 볶는 소리하지 말고 직원들의 쓴 소리를 더 들을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조직은 문제를 줄일 수 있다. 잘 듣는 조직은 문제의 답을 찾는 길이 많다. 우리의 생각이 달라지면 일의 방향이 다르다. 책임을 피하기 위해 시키는 대로 모두 같은 것을 따라서 하기보다는 실패로부터 자유롭게 행동하고, 다른 것을 더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줘라.

맘껏 떠들 수 있는 조직과 한 사람만 떠드는 조직은 에너지가 다르다. 지시사항이 많은 회사에 다니는 사람과 이야기를 더 들어주는 회사에 다니는 사람의 아침 출근하는 기분이 다를 수밖에 없다.

잘 들어주는 사람 곁에는 사람들이 모이지만 혼자 떠드는 사람 곁에는 사람이 없다.

길윤웅 yunung.kil@gmail.com 필자는 IT전문 잡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 한글과컴퓨터 인터넷 사업부를 거쳐 콘텐츠 제휴와 마케팅 등의 업무를 진행 했다. 디자인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활동 중.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디어교육과 제작 활동에 관심을 갖고 산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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