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면 간편식 시장에서 2020년까지 1000억원대 매출 목표"

농심이 스파게티 컵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면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밀가루를 이용한 스파케티의 개념을 넘어 전통 스파케티에 사용하는 ‘듀럼밀’을 최초로 제품에 적용한 진짜 스파케티 제품이다. 사진=농심 제공
농심이 스파게티 컵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면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밀가루를 이용한 스파케티의 개념을 넘어 전통 스파케티에 사용하는 ‘듀럼밀’을 최초로 제품에 적용한 진짜 스파케티 제품이다. 사진=농심 제공

농심이 스파게티 컵제품을 새롭게 선보이며 면 간편식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밀가루를 이용한 스파케티의 개념을 넘어 전통 스파케티에 사용하는 ‘듀럼밀’을 최초로 제품에 적용한 진짜 스파케티 제품이다.

농심은 9일 오전 서울 종로 라그릴리아 광화문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파케티 토마토(100g, 편의점 기준 1600원)’ 제품 출시를 알렸다.

이 제품은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린 건면(乾麵) 제품이다. 농심의 독자적인 제면 기술을 집약해 라면업계 최초로 실제 스파게티의 주 재료인 ‘듀럼밀(durum wheat)’로 면을 만들어 스파게티 고유의 식감을 그대로 살렸다고 한다. 여기에 대중적인 토마토 소스를 더해 정통 스파게티의 맛을 완성시켰다.

특히 스파게티 토마토는 용기에 뜨거운 물을 붓고 5분이면 완성되는 간편 식품이다. 농심 측은 “최근 가정간편식(HMR), 간편대용식(CMR) 등 각종 간편식품이 주목 받는 가운데, 자사의 제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제품으로 면 간편식 제품과 경쟁하며 정체된 라면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실제로 최근 혼밥족과 1인 가구의 증가로 빠르고 간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는 각종 간편식품이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간편식 시장은 일반 요리를 간단하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과 별도 조리과정 없이 식사시간까지 줄인 ‘간편대용식(CMR)’이 대표적이다.

농심은 지난 50여년 동안 라면시장을 이끌어온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다 간편하고 가성비 좋은 면류 제품을 선보이며, 우동과 스파게티 등이 주종을 이루는 면 간편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농심이 처음 간편식 시장 개척에 나섰는데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은 축적된 ‘건면 제조’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건면 기술을 활용하면 다양한 재료와 형태의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 농심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다양한 면요리를 재현해 쉽고 저렴하게 즐길 수 있게 한다는 것이 농심의 주된 전략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도 이런 노하우의 잘 드러낸 제품이다. 기존 면 간편식 제품들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나고 용기면 형태로 보관과 조리 간편성을 극대화했다는 것이다.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의 핵심은 면에 숨겨 있다. 일반 라면과 달리 전통 스파게티의 면을 제품에 적용했다. 농심은 스파게티 맛이 특유의 꼬들꼬들한 면식감에서 시작된다고 판단하고 라면업계 최초로 정통 스파게티를 만들 때 사용하는 ‘듀럼밀’을 재료로 선택했다.

듀럼밀은 밀가루 중에 가장 단단하면서 입자가 굵은 종류이다. 그렇기 때문에 면이 익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동안 라면업계가 듀럼밀로 스파게티를 만들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다. 면의 복원력과 대량생산 등의 문제도 있지만 정교한 제면기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농심은 면 가운데 얇은 구멍을 뚫는 중공면(中空麵) 제조 기술로 스파게티면을 만들어냈다. 튜브 혹은 빨대 모양을 떠올리면 된다. 면 중앙에 난 구멍은 면의 표면적을 1.5배 이상 넓히고, 구멍 사이로 뜨거운 물이 스며들게 해 면이 더 빨리 익게 한다.국물이나 소스도 스며들게 돼 맛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이런 중공면 제조 기술은 지난 2010년 농심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해 보유하고 있는 특허 기술이다.

길쭉한 스파게티면을 용기에 담는 기술은 농심이 2008년 둥지냉면을 출시하며 처음 개발한 ‘네스팅(Nesting) 공법’이 적용됐다. 이 공법은 뽑아져 나온 면을 뜨거운 바람이 새 둥지 모양으로 돌려서 말리는 농심의 독자적인 기술이다. 네스팅 공법 덕분에 스파게티 토마토, 둥지냉면 등의 1인식 건면제품이 출시되게 됐다.

소스는 가장 대중적인 토마토 소스를 선택했다. 농심은 원재료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는 스프 제조기술을 활용해 토마토 분말스프를 만들고 올리브풍미유를 넣어 프라이팬에서 갓 조리한 스파게티의 맛과 향까지 그대로 살렸다.

농심 관계자는 “저렴한 가격과 조리 편의성은 타 간편식 제품과 비교했을 때 경쟁력으로 꼽히는 요소이다”며 “기존 간편식은 1인 가구나 주부 등이 주 타깃이지만, 농심 스파게티 토마토는 1020세대 소비자까지 품을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신제품 출시에는 현재 라면 시장의 상황이 반영됐다.

라면류가 주력제품인 농심 입장에서는 새로운 매출 신장의 돌파구가 필요했다. 반면 ‘건면시장’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며 라면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더하고 있다.

국내 건면시장 규모는 2017년, 전년 대비 25.2% 성장한 1166억원(닐슨코리아, 주요 4개사 기준)을 기록했다. 칼로리가 낮고 담백한 건면 특유의 매력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기 때문이다. 냉면이나 쌀국수, 육개장 등 실제 요리에 가까운 고품질의 건면제품이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키며 합격점을 받았다. 그 가운데 농심은 지난해 55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건면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농심 측은 스파게티 토마토와 같이 차별화된 건면제품이 건면시장의 확대와 함께 전체 라면시장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건면기술을 활용해 세계인이 즐겨먹는 다양한 면요리를 모티브로 한 제품 개발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며 “맛과 간편성을 갖춘 제품으로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으며, 2020년까지 건면매출을 지금의 2배 수준인 1000억원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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