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LG전자는 MC사업부 새 수장으로 당시 MC단말사업부장이던 황정환 전무를 임명했다. MC사업본부장 황정환 부사장은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 중 한 명으로 장인(匠人)에 가까운 인물이다. 이는 위기의 LG전자 MC사업부를 기술로 극복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황 부사장 체제 이후 LG전자가 꺼내든 카드는 LG스마트폰에 독자 인공지능(AI) 기술 '씽큐'를 접목하는 것. 씽큐는 카메라를 기반으로 비전 인식에다 목소리와 상호작용하는 음성인식으로 구현되며 애플 '시리(Siri)', 삼성전자 '빅스비(Bixby)'와는 다소 결이 다른 AI다.

첫 모델인 'V30S 씽큐'에 이어 지난 5월 선보인 'G7 씽큐'. LG전자는 제품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터. 과연 LG 스마트폰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을까.

김광회 넥스트데일리 기자(elian118@nextdaily.co.kr)

◇AI의 시선, 우리가 볼 수 없던 일상까지 담다

G7 씽큐에 적용된 AI 카메라 인식 범위는 총 19개 테마로 피사체를 자동으로 인식해 최적의 촬영 모드를 추천해준다. 언제 어디서나 AI 추천을 받아 손쉽게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과도한 연출이나 애플리케이션(앱) 설치도 필요 없다. 사용자는 그저 셔터만 누르면 된다. 사실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결과물이 좋아 만족스럽다.

빛이 약한 밤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는데, 3룩스(lx) 이하 환경이라면 '슈퍼 브라이트 카메라' 모드가 활성화된다. 이를 통해 야경, 실내 공연 등 빛이 적은 환경에서 사용자가 만족할만한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을 할 수 있다.

카메라 자체 성능도 좋아졌다. 1600만 화소 후면 카메라에는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가 적용돼 빛을 최대한 담아낸다. LG전자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는 광각 카메라도 여전히 지원된다. 다만 화각은 107도로 전작보다 왜곡률을 개선했다.

◇사용자 편의 돕는 이미지 검색과 분류 기능

G7 씽큐 비전 인식 AI는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카메라에는 '구글 렌즈(Google Lens)'가 적용돼 피사체를 찍어 검색할 수 있다. 처음 보는 동물, 백화점에 진열된 제품 등을 카메라로 촬영하면 관련 정보를 찾아준다. Q태그는 기존에 사용자가 촬영했던 사진을 153개 카테고리로 AI가 자동 분류하는 기능이다. 카테고리는 기존 분류 방식인 날짜별 분류에 비해 동물, 음식, 꽃, 건축물, 여행 등과 같은 일반 키워드로 구분된다. 보통 나중을 위해 사진 정리까지 일일이 신경 쓰는 꼼꼼한 사용자는 드문데, Q태그가 알아서 정리해 주는 셈이다.

◇G7 씽큐에 이식된 음성인식 AI, LG 스마트홈 구현

G7 씽큐 음성인식으로는 'LG Q보이스(LG Q-voice)'와 '구글 어시스턴트(Google Assistance)' 두 가지가 제공된다. Q보이스는 '하이 엘지'라는 음성 호출로 부를 수 있으며, 구글 어시스턴스는 G7 씽큐 왼쪽 볼륨 키 밑에 별도로 전용 호출키를 마련해 놨다. 어느 AI든 제법 똑똑해진 음성-문자 전환(Voice to Text) 기술 덕에 사용자의 부정확하고 어눌한 발음까지도 곧잘 이해하는 편이다. 이 중에 Q보이스는 G7 씽큐에서 사물인터넷(IoT)과 연계한 명령까지 할 수 있도록 확장된 점이 눈에 띈다. G7 씽큐는 'Q링크'라는 기능을 사용해 IoT 가전을 스마트폰과 연동해 조작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연결된 가전은 Q보이스를 통한 음성명령에도 반응한다.

◇눈과 귀를 즐겁게 하는 LG 스마트폰의 혁명

G7 씽큐에는 AI 이외에도 여러 가지 사용자를 배려한 소소한 기능이 더해져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G7 씽큐에 내장된 붐박스 스피커는 작은 폰에서 발현하기에 믿기 힘든 울림을 선사한다. 탁자에 G7 씽큐를 올려놓았을 때 퍼지는 특유의 울림은 블루투스 스피커가 없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음향을 만들어 낸다. 스마트폰 하나로 게임이나 영화 감상, 방송·동영상 시청을 하는 1인 가구 미니멀리즘에도 꽤 어울리는 아이템이 될 듯하다.

여기에 LG전자 스마트폰 처음으로 DTS사의 3D 서라운딩 사운드 효과인 DTS:X를 채택해 확장성 또한 높였다. DTS:X가 지원되는 외부 음향기기와 연결하면 더욱 입체적인 사운드를 즐길 수 있으며 스피커 전후좌우 어디든 소리가 나는 방향을 조절할 수 있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32비트 하이파이 쿼드 DAC(32bit Hi-Fi Quad DAC)가 지원돼 △디지털 필터 △사운드 프리셋 △좌·우 음향 조절 기능을 사용해 Hi-Fi 재생 시 음향 출력을 사용자 취향에 맞출 수 있다.

소리 외에 디스플레이 개선도 눈에 띈다. G7 씽큐 TV CF광고 영상 첫 소개를 장식하는 BTS의 “아! 눈부셔, 아! 잘 보여” 멘트는 G7 씽큐의 디스플레이 개선점을 잘 설명한다. 일반 스마트폰 대비 2배에 달하는 1000니트(nit) 밝기는 사용자가 눈부신 환경에서도 또렷하게 스마트폰 화면을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소소하지만 눈에 띄는 LG 철학, '씽큐'

G7 씽큐는 이전보다 여러 부분에서 개선되고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개선된 성능보다 G7 씽큐에서 진정 주목해야 할 부분은 사용자를 배려하는 LG전자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든 개발 의도와 방향이 아닐까 싶다.

지난해 12월 LG전자에서 출시한 AI '씽큐'를 스마트폰에 단순히 적용한 것에 그치지 않고, IoT를 활용한 확장성까지 모두 담아냈다. 바로 G7 씽큐의 Q보이스와 Q링크를 통해 스마트폰에서 스마트홈까지 그 영역을 자유로이 넘나들고 있다. 음성인식 AI를 접목한 스마트폰은 이미 오래된 시장 흐름이기에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앞선 트렌드라도 마냥 따라가는 것이 아닌 자기만의 방향을 정해 개척하고 나아간다면, 후발주자라 할지라도 또 다른 트렌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씽큐가 진화하면서 더욱 진보할 LG 스마트폰 미래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사용자를 실질적으로 배려'하게 될지 기대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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