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ch는 원래 옷 등에 구멍이 났을 때 메꾸기 위해 덧대어 붙이는 천 쪼가리를 가리키는 말이다. 또는 도로 등이 파이면 그걸 땜질을 하듯 덮어 수선을 한 부분도 patch 라고 한다. 그렇게 patch를 덧대어 붙이면 티가 나고 표면이 고르지 않게 된다. 그래서 ‘거친 천 쪼가리’ 혹은 땜질해 튀어나온 부분이라는 의미의 ‘rough patch’가 ‘힘든 시기’ 혹은 ‘힘든 과정’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된 것 같다.

몇 주 전, 그러니까 4월에 Dotan이라는 이름의 네덜란드 작곡가이자 가수가 소셜 미디어에서 뜬 일이 있었다. 비행기를 탔는데,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가 자신이 쓰고 부른 음악을 들으면서 가장 좋아하는 노래들이라고 하는 걸 듣고는 자신이 바로 그 음악을 만든 사람이라는 힌트를 몇 번이고 주었으나, 그 아가씨는 모른다는 내용을 실시간으로 트위터에 올렸었다. 수많은 트위터들이 안타까워하는 가운데, Dotan은 결국 나중에 읽어보라며 자신이 그 노래들을 만든 사람이라는 쪽지를 건네주는 것으로 마무리가 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며칠 후, 옆자리의 그 아가씨가 드디어 알고는 Dotan에게 메시지를 보내와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 메시지에서 Alicia라는 이름의 아가씨는 이런 말을 했다. 자신의 엄마와 자기 얘기를 하면서, “We’ve been through a rough patch and your music has helped us get through it. (우리는 힘든 일을 겪고 있었는데, 당신의 음악이 그걸 이겨내는데 도움이 됐어요)”라고. 음악이 사람에게 큰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의를 할 것 같다. 그런데, 그 음악을 쓴 사람을 바로 옆자리에서 마주한다는 건 어쩌면 더 큰 위로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또한 우리는 살다 보면 누구나 rough patch를 지나쳐 가게 된다.

이 patch를 동사로 써서 patch up을 하면, 구멍이 난 곳이나 상처 난 곳을 깁거나 꿰매어 고쳐준다는 뜻이 된다. ‘Doctors will patch you up’이라고 하면, ‘의사들이 치료해 줄 거야’ 이런 뜻이 된다. 무언가 구멍이 나고 고장이 난 곳을 막아서 메꿀 때에도 쓸 수 있다. 고(故) 로빈 윌리암스(Robin Williams)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패치 아담스(Patch Adams)>에서 영화의 바탕인 된 실존 인물인 헌터 도허티 아담스(Hunter Doherty Adams)는 정신 병원에 갇혀 있을 때, 동료 환자의 망가진 커피 컵을 patch up 그러니까 고쳐주면서 Patch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이후, 광대 분장을 하고 전 세계 여러 나라의 병원들을 다니며 아픈 환자들의 의욕을 고취시키는 일을 할 때 이 이름을 쓰면서 유명해졌다.

정작 Patch역을 맡았던 로빈 윌리엄스가 자기 영혼 속의 구멍은 기우지 못해서 자살로 삶을 마무리 한 것을 돌아보면 patch up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삶에서 go through a patch를 하지 않는 사람이란 없지 않은가. 각자 몫의 patch들을 모쪼록 잘 이겨 내기를 바랄 뿐이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