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에서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가스레인지는 가스에 전기 스파크를 가해 불을 만들어 낸다. 문제는 불이 잘 붙는 가스를 직접 다뤄 위험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때문일까. 최근에는 전기로 열을 만들어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제품이 주목받고 있다. '인덕션'이 주인공이다. LG전자에서 내놓은 'LG DIOS 인덕션 와이드존 전기레인지(BEF3G)'를 살펴봤다. 김태우 넥스트데일리 기자 tk@nextdaily.co.kr

◇우리가 알던 인덕션은 인덕션이 아니다

지금까지 인덕션은 열선을 이용해 가열하는 전기레인지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정확하게 구분하면 이는 인덕션이 아니다. 전기레인지는 가열 방식에 따라 '인덕션'과 '라디언트(하이라이트)'로 나뉜다. 라디언트는 상판 아래 내장된 열선을 이용한다. 전기를 이용해 열선을 달궈 생긴 열을 상판 용기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끓는 속도가 인덕션에 비해 떨어지지만 용기 제한이 없어 내열 유리나 뚝배기도 사용할 수 있다.

인덕션은 자기장을 이용한 유도 가열 방식이다. 인덕션에서 직접 열을 만드는 것이 아닌 용기 자체에서 열이 나게 된다. 자기장에 의해 금속 냄비에 소용돌이 형태로 전류가 흘러 저항에 의해 뜨거워지는 구조다. 용기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열손실이 거의 없다. 가스레인지나 라디언트에 비해 조리 시간이 빠르다. 다만 용기사용에 제한이 있다. 자성이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알루미늄, 구리, 유리 냄비 등은 쓸 수 없다.

용기 자체에서 열이 나는 방식이라 열효율이 가스레인지와 라디언트보다 훨씬 좋다. 가스레인지가 약 45%, 라디언트가 약 65%인데 인덕션은 85%가량 된다. 그만큼 조리 시간이 빠르다. 지금까지 인덕션이라고 생각했던 라디언트는 이미 접해본 적이 있다. 하지만 진짜 인덕션은 이번에 처음 사용해 봤는데 열을 사용하는 방식에서 기존 개념과 다르다. 가볍게 물을 끓여 보니 가스레인지나 라디언트는 열이 가해져 서서히 끓어오르지만 인덕션은 순식간에 끓는다.

◇플러그만 꽂으면 설치 끝

인덕션 관심이 높다보니 다양한 제조사에서 인덕션을 내놓고 시장 공략 중이고, 소비자 중에서는 직구로 해외 제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그런데 대부분 소비전력이 높은 인덕션은 가정에서 전기공사 없이 그냥 쓸 수 없다. 일반 가정의 전기 용량이 인덕션 최대 전력 소모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덕션을 사용하다 전기 용량을 초과하게 되면 누전 차단기가 내려가거나 전기선에 과열이 발생해 합선이나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따라서 이를 감당할 수 있게 전기공사를 해줘야 한다. 전기 증설에 드는 비용이 보통 30만~80만원 정도다. 이사를 한다면 전기공사를 다시 해야 한다. 고가 인덕션을 구입했는데 추가 비용이 드는 셈이다.

그런데 LG DIOS 인덕션은 이런 공사가 필요 없다. 그냥 플러그를 꽂아서 쓰면 된다. 이사를 하게 되더라도 플러그만 꽂으면 설치가 끝난다는 말이다. 가스레인지보다 더 간편하다. 가스레인지는 이사를 하면 기존 집 가스 해지, 새 집 가스 신청 등의 부가 과정이 필요하다.

왜 LG DIOS 인덕션은 전기 증설이 필요 없을까. 이 제품은 최대 소비전력이 3400W다. 가정에서 전기 증설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거의 최대치에 맞춰 나온 제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 가전처럼 그냥 플러그에 꽂아 쓰면 된다.

사실 출력이 높은 인덕션이라고 하더라도 가정에서는 최대 출력을 사용할 일은 드물다. 앞서 언급했듯이 인덕션은 직접 용기에서 열이 발생하기 때문에 열효율이 무척 높다. 가스레인지와 비교 실험에서 물 3리터를 끓여보니 LG DIOS 인덕션이 가스레인지보다 2.3배 더 빨랐다.(인덕션 와이드존 BEF3G, LNG 가스레인지 대상, 25→80도 도달 시간 측정. 인덕션 전용 냄비 13인치, 물 3리터, 출력 3000W 기준. LG전자 자사 실험치로 실제 사용 환경과 다를 수 있음.)

◇3중 과열 방지 시스템으로 안정성 높였다

집에서 가스레인지만 써오다 LG DIOS 인덕션을 접해보니 사소하지만 편리한 점이 많았다. 이 제품은 3개 화구를 가지고 있다. 좌측 2개 우측 1개인데 전원이 켜진 상태에서 화구에 용기를 올리면 자동으로 위치를 감지한다. 종종 가스레인지에서 불을 켤 때 어떤 화구인지 몰라 헷갈릴 때가 있는데 LG DIOS 인덕션은 감지된 화구 버튼에 불빛이 들어온다.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화구 출력을 조절할 수 있다. 게다가 출력 단계는 터치로 바로 선택하거나 슬라이드로 쉽게 조절이 된다. 참고로 타사 제품은 +/- 형태로 일일이 눌러서 온도를 조절해야 한다.

스마트폰과 연동도 할 수 있다. LG전자 스마트홈 애플리케이션 '스마트 씽큐(Smart ThigQ)'를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인덕션을 와이파이와 연결하면 된다. 주방이 아닌 집 안 다른 공간이나 외부에서도 화구별 작동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우려내는 음식이 많다. 이 때문에 장시간 끓이게 되는데 이럴 때 부엌을 지키지 않더라도 언제 어디서나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인덕션을 사용해 얻을 수 있는 여러 혜택 중에 하나는 안전성이다. 가스레인지나 라디언트와는 다르게 인덕션은 용기 자체에서 열이 난다. 즉 용기가 없다면 인덕션을 켜도 열이 나지 않는다. 따라서 훨씬 안전한 환경을 만들 수 있다. LG DIOS 인덕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조리를 하는 과정에서도 안전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해 놨다. 3중 과열 방지 시스템인데 시간 제어, 출력 제어, 과열 감지를 통해 출력을 차단해 준다.

시간 제어는 일정 출력 상태가 일정 시간 지속되면 출력을 자동 차단해 주는 방식이다. 파워 레벨(Power level)이 1이면 10시간 이후, 파워 레벨이 9면 1시간 이후 등 제어 기준이 마련돼 있다. 출력 제어는 온도 감지 센서 온도가 180~210도 범위로 파워를 조절하고, 과열 감지는 냄비 온도가 급상승하면 출력을 차단한다. 46초 내 110~145도까지 온도가 오르게 될 때 작동하게 된다.

◇요리 방식 새로운 패러다임

불의 발견 이후 인류는 생식을 벗어나 다양한 조리법으로 음식을 먹게 됐다. 요리에서 불은 빠질 수 없는 요소인데 번개나 화산 등 자연에서 불씨를 얻어 사용했던 인류는 직접 불을 만들어 낼 수 있고 지금까지 사용해 오고 있다. 그런데 인덕션은 불의 사용을 근원적으로 바꾼 제품이다. 불을 통해 열을 용기에 전달하는 것이 아닌 용기 자체에서 열이 난다.

체험해 본 결과 LG DIOS 인덕션은 부엌이라는 공간 자체를 바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인덕션과 달리 전기공사 없이 쓸 수 있어 설치가 쉽고, 3중 과열 방지 시스템으로 안전성은 더할 나위 없다. 특히 용기를 감지해 화구를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은 LG DIOS 인덕션을 갖고 싶게 만드는 사소하지만 알찬 부분이다. 드디어 우리집 가스레인지를 버려야 할 때가 온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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