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2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롯데쇼핑 화북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87.38%를 중국 로컬 유통사인 ‘우마트(Wumei·物美)’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 사진=연합뉴스TV 방송 캡처
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2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롯데쇼핑 화북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87.38%를 중국 로컬 유통사인 ‘우마트(Wumei·物美)’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관련 자료 사진=연합뉴스TV 방송 캡처

중국에 있는 롯데마트의 매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롯데그룹이 지난해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에 따른 보복의 일환으로 중국 현지에서 운영되고 있던 롯데마트와 슈퍼 등에 대해 영업정지를 내리면서 막대한 영업손실을 보자 전면 철수를 선언한 지 1년여만이다.

롯데마트를 운영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26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롯데쇼핑 화북법인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87.38%를 중국 로컬 유통사인 ‘우마트(Wumei·物美)’에 매각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베이징 인근의 마트 10곳과 슈퍼 11곳 등 총 21개 이다. 매각 가격은 14억2000만 위안(약 2485억원)이다.

롯데쇼핑 측은 "화북법인에 대한 외부 자산평가기관들의 평가 금액이 11~14억 위안 수준임을 감안할 때 자산 가치에 부합하는 조건이다"며 “롯데쇼핑은 양사 간 전략적 파트너십 유지 및 원만한 인수인계를 위해 매각 이후에도 화북법인에 대한 지분 5%를 보유한다”라고 설명했다.

우마트는 1994년 12월 설립된 베이징 최대 유통업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슈퍼마켓과 편의점, 백화점 및 쇼핑몰 등 9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연매출은 80억 달러(약 8조7000억원)에 달한다.

롯데마트는 2007년 네덜란드계 유통체인 마크로의 점포 8곳을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디뎠다. 지금까지 마트 99개, 슈퍼 11개 등 110개의 점포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2월 28일 롯데그룹이 국방부와 성주 롯데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자 중국 정부는 그해 3월부터 소방·위생 문제 등을 빌미로 현지 롯데마트에 잇따라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중국내 ‘반롯데’ 정서까지 합쳐져 110개 점포 가운데 74개 점포는 영업정지, 13개 점포는 임시휴업 중이다. 결국 23개 점포만 정상영업을 벌이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롯데는 지난해 5월부터 상하이 등 부진 점포 20~30개를 매각하기 위해 현지 기업들과 협상을 벌였다. 이후 골드만삭스를 인수 주관사로 선정하고 공식적인 매각 작업에 돌입했다. 당시 태국의 유통재벌 CP그룹 등과 중국내 모든 점포를 통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논의됐지만 진전되지는 못했다. 이후 분할 매각으로 방침을 바꾸고 인수 대상자를 물색해 왔다.

이런 가운데 중국 측은 지난해 11월 한·중 관계 정상화 선언, 올해 초 한·중 재무장관 회담에서도 롯데를 비롯한 상호진출기업의 여건 개선에 합의했었다. 그러나 영업정상화나 선양 롯데타운 공사 재개는 이뤄지지 않았다.

고착상태에 빠졌던 한국 단체 여행과 롯데마트 매각은 지난달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별 대표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해당 사안에 대해 "빠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보게 될 것이다"라고 밝힌 이후 성사됐다.

롯데쇼핑은 이번 화북법인 이외에 화중, 화동, 동북 등 3개 중국 법인 소속 88개 마트에 대해서도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상하이와 강소지역을 관할하는 화동법인의 74개 마트가 현지 리췬(利群) 그룹에 매각하는 작업이 추진되고 있으며 롯데쇼핑은 빠른 시일 내에 주식매매계약 체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 화중법인(중경, 성도지역) 및 동북법인(심양, 길림지역)도 지역 유통업체들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롯데쇼핑은 현지 인수 희망 기업들과의 원활한 매각 협상 및 단기 차입금 상환을 위한 증자도 진행한다. 증자 금액은 총 6억5000만 달러(한화 6819억원)규모다. 이 중 마트에 사용되는 금액은 약 5800억원, 백화점 관련 건으로 약 1000억원이 각각 사용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신동빈 회장의 야심작으로 평가받으며 현재까지 3조원이 투입된 선양 롯데타운 공사는 지난 2016년 11월 이후 공사가 중단됐지만 이번 롯데마트 매각으로 재개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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