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대 아름이’는 공대에 재학 중인 ‘소수’의 여학생을 지칭하는 신조어다. 4월 21일 51주년 과학의 날을 마자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는 ‘82년생 공대 아름이’로 불리는 공학을 전공한 여성의 입학-졸업-취업-결혼 시기별 삶을 통계로 살펴보았다.

공대에 입학한 김아름 씨(19세), 공대 신입생 환영회에 가보니, 여학생은 본인을 포함해 2명뿐이었다. 2001년 공대 입학생 중 여학생 비율은 19.0%로, 공대 입학생 104,112명 중 여학생은 19,802명에 불과했다.

졸업하고 취업 준비 중인 김아름 씨(24세). 공대 출신이라 직장 구하기가 수월하리라 기대했지만, 남학생 동기보다 취업이 힘들다. 2006년 공과대학 졸업 직후 취업률은 여성(63.2%)이 남성(70.6%)보다 7.4%p 낮다. 자연과학을 전공한 남성의 취업률(66.6%)보다 낮은 수치이다. 자기 전공 분야로 취업한 비율도 남성보다 낮다. 공학 전공 여성의 전공-취업일치도는 64.8%로 남성의 80.3%보다 낮았다.

아름 씨는 다행히 졸업하자마자 취업에 성공했다. 입사 동기 10명 중 여성은 본인 혼자였다. 2006년 민간기업 연구기관 정규직 신규채용자 중 여성비율은 13.0%였다. 신입 직원뿐만 아니라 여성 팀장이나 임원 비율도 낮았다. 2006년 민간기업 연구기관의 중간 관리자 이상 여성비율은 3.8%로, 전체 14,252명 중 여성은 단 546명뿐이었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비율은 더 낮아졌다. 중간관리자(팀장급) 5.0%, 상급 관리자(실•부장급) 2.9%, 고위 관리자(임원) 0.8%였다. 여성임원은 1,847명 중 단 14명뿐이다.

2012년, 서른 살이 된 아름 씨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했고 아이도 생겼다. 아이가 생겨 기뻤지만, 출산 휴가를 가기에 회사 눈치가 보인다. 내 연구프로젝트를 대신할 사람이 없으니 제도가 있어도 사용하기가 어렵다. 2012년 민간기업 연구기관의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도입률은 각각 98.1%, 95.7%이다. 하지만 30대 초반의 공학전공 기혼 여성 118,474명 중 42.4%인 50,240명이 임신, 출산,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었다.

2013년, 경력단절 1년차인 아름 씨는 오랜만에 출산, 육아로 퇴사한 유부녀 입사동기 모임에 나갔다. 동기들은 여전히 경력단절 상태이거나, 경력복귀하더라도 이 전보다 적은 월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었다. 2013년 기준 공학전공여성은 재취업까지 평균 4.5년이 걸렸다. 재취업에 성공한 공학 전공 여성은 경력단절 전 176.3만원에서 경력단절 후 109.9만원으로, 경력단절 전보다 66.4만원 적은 월급을 받으며 일하고 있었다. 다른 분야 여성의 경력단절로 인한 임금 손실은 자연계열 35.5만원, 의약계열 18.1만원, 인문사회계열 25.7만원, 기타계열 35.2만원이었다. 공학전공여성이 다른 분야보다 경력 단절로 인한 임금손실이 가장 컸다.

경력단절 6년차, 서른 여섯의 아름이는 전공을 살려 다시 일하고 싶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소장 한화진, WISET)는 이공계 여성 연구원은 눈치 보지 않고 출산•육아 휴직을 쓸 수 있고, 기업이나 연구기관은 인력 공백 없이 연구를 추진할 수 있게 대체인력을 지원하고(과학기술분야 R&D 대체인력 활용 지원사업), 경력 단절된 여성은 연구개발 분야로 복귀할 수 있도록 기업과 연계해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향선기자 hslee@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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