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의 공공성과 공적책임을 져버린 프로그램들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의 공공성과 공적책임을 져버린 프로그램들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드라마 속에서 제빵업체의 신제품을 홍보하는 등의 내용으로 시청권을 침해한 KBS-2TV ‘황금빛 내 인생’에 대해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또 진행자가 저속한 표현을 사용하거나, 객관적이지 못한 내용을 전달한 라디오 시사토크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법정제재가 의결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강상현, 이하 방심위)는 9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의 공공성과 공적책임을 져버린 프로그램들에 대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방심위는 KBS-2TV ‘황금빛 내 인생’이 등장인물들이 간접광고주의 매장(외식업체, 제빵업체)에서 일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특정 외식업체의 서비스 장점을 부각시키고 반복해 구체적으로 언급 이 업체의 제품을 홍보하는 방식으로 간접광고주와 신제품에 대해 소개했다고 전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방송법’이 정한 간접광고 상품의 단순노출을 넘어 드라마와 광고의 경계를 모호하게 할 정도의 홍보성 대사로 시청흐름을 심각하게 방해했다”라고 법정제재 결정의 이유를 밝혔다.

이어 “최근 케이블TV 급성장에 따라 수익성이 악화된 지상파방송의 상업화가 심해지고 있다”면서 “노골적 간접광고라는 단기적 처방에 의존하지 말고, 수준 높은 콘텐츠 제작을 통한 경쟁력 회복이 절실하다”고 전했다.

또 이날 회의에서는 ▲방송 중 진행자가 욕설을 연상시키는 표현을 거듭해 언급한 SBS-AM ‘정봉주의 정치쇼’와 ▲여론조사결과를 전하면서 필수고지 항목을 누락하고, 명확한 근거 없이 조사결과의 신뢰성을 저하시키는 발언을 한 tbs(교통방송)-FM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서도 각각 ‘경고’가 최종 의결됐다.

방심위 측은 “여론형성력이 큰 시사토크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욕설을 연상시키는 표현으로 방송의 품위를 손상하거나, 특정 여론조사결과에 왜곡된 인상을 주는 발언을 한 점에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며 결정이유를 밝혔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 발생했던 이른바 ‘건대역 240번 버스사건’과 관련해 객관성이 검증되지 않은 인터넷 게시글 등을 근거로 버스기사의 잘못을 지적한 MBN ‘뉴스파이터’ ▲아버지가 딸의 교사들과 불륜관계를 맺거나, 한 여성이 두 남편과 결혼생활을 하는 등의 비윤리적 내용을 자극적으로 묘사하고 이를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재방송한 MBN ‘기막힌 이야기 실제상황’, ▲과도한 성적표현, 성희롱을 연상케 하는 내용, 가학적인 벌칙 등의 내용을 청소년보호시간대에 방송한 tvN, XTM, e채널의 ‘코미디 빅리그’에 대해서도 각각 ‘주의’를 최종 의결됐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특정 아파트 브랜드에 광고효과를 준 증권·재테크PP MTN과 ▲백화점에서 임의로 발행된 영수증으로 소비자를 기만한 TV홈쇼핑 3사에 대한 과징금액도 최종 의결했다.

먼저 MTN의 경우에는 특별한 가중·감경사유가 없다고 판단해 과징금 2000만원이 결정됐다.

반면 GS샵, 롯데홈쇼핑, CJ오쇼핑 등 TV홈쇼핑 3사의 경우 ▲심의규정 위반의 정도가 매우 중대하며 ▲엄격한 제재를 통해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기만행위라고 판단해 ‘방송법시행령’에 따른 기준금액(2000만원)에서 2분의 1을 가중한 과징금 3000만원을 각 사에 부과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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