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했는지 푹 잤다. 세수를 하고 나가보니 빔 티셔츠가 그대로 걸려있다. 방에서 말렸어야 하는데 만져보니 이슬에 젖어있다. 들고 부엌으로 가서 말렸다. 불에다 말리니 금방 마른다.

아침을 먹고 출발했다.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작은 마을이지만 잘 먹고 잘 잤다. 푹 자고 나니 다시 걸을 힘이 생겼다. 부리간다기강을 따라 올라가는 길이 환상의 계곡길이다.

뜨거운 온천수가 나오는 따또빠니
뜨거운 온천수가 나오는 따또빠니

2시간정도 걸어서 따또바니에 도착했다. 온천인 줄 알았더니 뜨거운 물이 나오는 샘이 있다. 수영이나 목욕은 할 수 없다. 물맛이 좋아서 한통 채웠다. 티하우스에서 밀크티와 음료수를 마시며 쉬었다.

다시 걸어서 도반을 지났다. 도번은 두개의 강이나 길이 만나는 곳이라는 뜻이다.

안나푸르나에도 도반이란 마을이 있다. 마나슬루 마을들은 안나푸르나나 에베레스트쪽과는 많이 다르다. 관광객들이 오지않는 곳이다보니 네팔시골문화를 그대로 볼수있다.

케라운자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다. 식당에 들어가서 주문하고 한시간을 기다렸다. 요리하는데 한참 걸린다. 시장한데 먹으니 맛있다.

오늘은 전기가 들어오는 곳에서 묵어야 한다. 야루콜라에 도착하니 숙소가 보인다. 확인하니 전기가 안들어온다. 계속 걷기로 했다.

현수교
현수교

영국의 원조로 만든 현수교를 걸었다. 영국덕분에 절벽길을 쉽게 걸었다.

자가트 도착
자가트 도착

멀리 자가트가 보인다. 전기들어오는곳까지 오다보니 지가트까지 왔다. 어제 빔이 자가트까지는 멀어서 안될거라고 했는데 해냈다. 12킬로를 걸었는데 오르락내리락 걷고 점심먹고 차마시며 걷다보니 8시간이 걸렸다.

숙소에 도착하니 전깃불이 훤하다. 충전도 가능하고 따뜻한 샤워도 가능하다. 전망 좋은 방을 잡았다. 옆방에 호주 아저씨 두 명이 먼저 자리잡고 있다. 쭘밸리까지 간단다. 우리는 쭘밸리하고 마나슬루BC갈거라 했더니 시간이 모자란다고 아쉬워한다.

저녁 먹고 뜨거운 물 큰 주전자로 하나 사서 올라왔다. 자가트가 꽤 큰 마을이라 머무는데 불편함이 없다. 돈만 있으면 된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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