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티콜라숙소에서 보는 새벽 풍경
소티콜라숙소에서 보는 새벽 풍경

소티콜라숙소는 발전소 아래 위치해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보니 밤새 요란한 소리를 내던 강줄기를 볼 수가 있다. 계곡을 내려보는 전망이 아름답다.

당나귀를 피하는 중
당나귀를 피하는 중

7시30분에 아침을 먹고 8시에 출발했다. 부리간다기강을 따라 걸었다. 길을 새로 만들어 걷기가 편해진거란다. 빔이 10월에 왔을 때만 해도 좁은 계단 길이라 위험했단다. 당나귀를 수시로 만난다.

도로건설 중
도로건설 중

도로확장공사를 하느라 발파작업하는 구간을 만났다. 경찰이 통제 중이다. 다들 발파가 끝날 때까지 강바닥에서 대기했다. 기다리는 동안 경치 보느라 지루하진 않다.

발파가 끝나고 다시 걸었다. 당나귀를 만나면 길 안쪽으로 피한다. 강 쪽이나 절벽 쪽으로 피하면 안전장치없이 번지점프를 할수도 있다. 당나귀가 많기도 많다.

마방에서 간단하게 점심
마방에서 간단하게 점심

점심때가 되니 배가 출출하다. 초라한 간이 식당이 있다. 당나귀들이 쉬어가는 쉼터인 듯 싶다. 마부들이 점심을 먹고있다. 45분 더 가면 괜찮은 식당이 있다는데 괜찮아봤자다. 달밧으로 겨우 떼웠다.

배를 채우고 다시 걸었다. 먹었으니 배설해야하는데 마땅한 곳이 없다. 강바닥에 붙어서 가는 길이라 길이 열려 있다. 겨우 큰 바위를 만나서 뒤돌아가니 생각대로 지뢰밭이다. 지뢰를 피해 볼일을 봤다.

다시 오르락내리락 걸으며 경찰초소에 도착했다. 빔이 우리 퍼밋을 보여주고 목적지를 신고한다. 오늘 쭘밸리 들어간 사람이 4명 더 있단다. 어떤 곳을 가는지 짐작이 된다. 다름살라는 폐쇄되었다. 라르케라를 넘는 것은 신의 뜻이다.

한국에서 왔다니 경찰아저씨가 반갑게 인사해준다. 네팔말 아냐고 묻길래 아는 말은 다 날려줬다. 나마스테, 따또빠니, 단데밧, 치소빠니 단어 4개에 아저씨가 좋아 죽는다.

오늘의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서양인 3명이 내려온다. 쭘밸리를 마치고 나오는 길이란다. 러시아인들이란다. 한국과 북한을 다 가봤단다. 북한에 어떻게 가봤냐고 했더니 스웨덴을 통해서 관광으로 다녀왔단다. 부티가 좔좔 흐른다. 쭘밸리 이야기를 더 듣고 싶은데 자꾸 북한이야기를 늘어놓는다. 다 아는 사실인데도 신기한 체험인 듯 자꾸 이야기한다.

콜라베시 도착
콜라베시 도착

러시아일행들과 헤어져서 한참을 걸어서 오늘의 숙소에 도착했다. 오늘 묵을 마을은 콜라베시다. 빨래를 하고 물을 데워서 샤워를 했다. 빨래를 널려고 보니 빔이 티셔츠를 빨지도 않고 말리고 있다. 내가 빨아서 널어줬다.

저녁으로 피자와 볶음밥을 먹었다. 어제 저녁보다 맛있다. 주방장이 요리를 잘한 건지 내가 적응하는건지 모르겠다. 지진 이후로 이 지역은 전기가 끊어졌다. 덕분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오늘 하루 동안 17킬로미터를 걸었다. 소티콜라에서 시작해서 콜라베시까지 걸었다. 자려고 누웠더니 천장에서 뭔가가 후다닥 뛰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쥐 선생들이 나들이 나온 모양이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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