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이 표현은 복싱에서 왔다. 복싱 시합 중에 상대 선수를 전력을 다해 때리지 않고 펀치를 자기 쪽으로 pull back하면서 때리면 살살 때리게 된다. 그래서 pull a punch해주면 적당히 봐주면서 무언가를 하다 혹은 적당히 거짓말을 하며 봐준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부정문이 되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봐주지 마라’는 뜻이 된다. 무언가를 숨김없이 상처가 되든 말든 가감없이 말해버릴 때에도 이렇게 쓴다. 무언가에 충격 혹은 치명타를 먹이는 것을 영어로는 ‘deal a blow’를 한다고 한다. The rumor was a big blow to his career. (그 루머는 그의 경력에 치명타였다.)와 같은 식으로 쓰인다. blow가 strong punch라는 뜻이므로, 이 역시 한 방 먹는 것을 빗대어 쓴 표현이므로, punch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Pull a lunch이 용법은 1900년대 초반부터 보이기 시작했고, 이때 pull은 ‘무언가를 던지려다가 말고 팔을 거두다’라는 의미가 원래 있었는데, 1907년부터 이 용법이 보이기 시작해서 1917년 American Magazine 에 실린 “Your Girl and Mine”이란 글에 보면 이렇게 쓰이고 있다. 운동을 해서 트레이너가 되고 싶어 훈련을 하는 사람이 하는 말인데, “I yearn to be toughened up. You can go as far as you like, and you won’t have to pull any punches on me when we begin training. (나는 강해지고 싶어. 마음대로 하고 싶은대로 해. 우리가 트레이닝을 시작하면 나한테 사정을 봐주지 말고).”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말은 말하는 하는 방식으로도 넘어와서, 비판 등을 할 때에, 공손하고 상대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말을 골라가며 조심스럽게 하는 경우, pull a punch 하는 게 되고, 그렇지 않고 인정사정없이 있는 그대로 상대가 상처받는 말든 직설적으로 말을 해버리는 것은 pull no punches라고 한다.

“Don’t pull your punches with him” 이라고 하면, “그에게 있는 그대로 말해.”라는 뜻이 되고, “The doctor pulled no punches and told him that he had a cancer.”는 “의사는 가감없이 있는 그대로 그에게 암에 걸렸다고 말해주었다.”라고 쓴다.

말은 아끼는 것이 좋고, 되도록 골라서 하는 것이 좋지만, 곱게 좋은 말만 하는 것이 능사가 아닐 때도 있다. 특히 거짓말을 통해 그 어떤 관계도 구할 수 없을 때, 잘못이 너무 명명백백할 때, 어떤 도움으로도 상대를 도울 수 없을 때, 그럴 때 가감없이 솔직하게 그러나 진심 어린 눈빛으로 말해주는 것도 한 방편일 수 있다. 현실에 대한 있는 그대로의 응시가 때로는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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