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이 13일 제주도 해비치 호텔&리조트에서 열린 '2018 해비치 이세돌 vs 커제 바둑대국'에서 '천적' 커제 9단에게 293수 만에 흑 1집반승을 거두며 우승했다.
이 9단은 14개월 만에 커제 9단의 맞대결에서 기분 좋은 설욕전을 펼쳤다.
원희룡 명예심판의 개시로 시작된 이날 대국은 이세돌 9단이 초반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커제 9단이 중앙전투을 잘 처리하면서 어려운 바둑이 됐다. 이후 미세한 끝내기 상황에서 9단이 조금 더 정확한 마무리를 보이며 승리했다. 이 9단은 커제 9단과의 상대전적을 4승 10패로 좁혔다.

이세돌 9단(오른쪽)vs커제 9단
이세돌 9단(오른쪽)vs커제 9단

이세돌 9단은 "초반에는 나쁘지 않은 출발이었는데 중반에 실수해서 계속 좋지 않았다. 힘든 바둑이었는데 커제가 양보를 해준 것 같다"며 "좋은 기사와 바둑을 두는 것은 정말 좋다. 다음에도 이런 자리에서 초청해준다면 응하겠다"고 말했다.
커제 9단은 "평소 존경하는 이세돌 9단과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대국할 수 있어 기뻤다"며 "이번 대국 후반에 나의 실수가 있었는데 이세돌 9단이 집중력을 발휘해 승리를 가져가는 모습을 보고 더욱 존경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국에 앞서 개막식에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이광국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민 해비치 호텔&리조트 대표,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 유창혁 한국기원 사무총장, 김병찬 제주특별자치도바둑협회장, 송용관 제주신보 상무, 황이중 중국선수단장 등 100여 명이 참석해 대회 개막을 축하했다.

이세돌 9단(왼쪽)과 이광국 현대자동차 부사장
이세돌 9단(왼쪽)과 이광국 현대자동차 부사장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인간이 만든 최고의 게임인 바둑의 두 대가 이세돌ㆍ커제 9단의 대국이 이곳 제주에서 열리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세기의 대결인 오늘 대국을 계기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아름답고 깨끗한 제주에서 국제적인 교류를 활발히 이루어길 바란다"는 축사를 남겼다.

송필호 한국기원 부총재는 인사말을 통해 "알파고와 직접 맞섰던 유이한 기사인 이세돌ㆍ커제 9단의 대국으로 이번 대회가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바쁜 와중에 많은 관심을 보여준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뜻깊은 바둑 무대를 만들어준 해비치 호텔&리조트, 현대자동차와 북경현대에 감사드리며 대회가 성공리에 개최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우승자 이세돌 9단에게는 상금 3000만원과 현대자동차 신형 SUV '코나'가 부상으로 전달됐다. 패자 커제 9단에게는 1000만원의 상금이 지급됐다.

한국기원과 해비치가 공동 주최하고 현대자동차와 북경현대가 공동 후원한 '2018 해비치 이세돌 vs 커제 바둑대국'의 제한시간은 각자 40분에 초읽기 1분 1회씩이 주어졌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해설> 138, 140이 너무 강한 수. 143으로 끊어 다시 어려워졌다가 패의 과정에서 194로 해소해서는 백이 우세. 196이 사실상 패착. 그냥 중앙 대마를 잡아뒀으면 백이 확실한 우세. 이후 215까지 연결해서는 흑승. 중앙을 연결하고 나서는 이세돌 9단의 완벽한 마무리. <해설 신진서 8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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