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실에서 보는 풍경
침실에서 보는 풍경

해뜨기 전 방에서 보는 풍경이 그림 같다. 방의 창문이 액자처럼 보인다. 눈뜨고 침대에 누운 채로 감탄하면서 바라봤다.

발코니에서 보는 야경
발코니에서 보는 야경

발코니로 나가서 보는 경치는 어메이징하다. 숙소 위치는 두브로브니크에서 최고일 듯 하다. 거실에서 자는 요리사들이 깰 까봐 까치발로 조심조심 걸었다.

나도 저 나이에는 아침잠이 많아서 힘들었는데 싶으니 애잔하다. 중학생시절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아서 한길을 걸었단다. 25살에 자격증이 7개란다. 요리자격증종류가 그렇게 많은 줄 미처 몰랐다. 독일식당에서 3년가까이 일하고 귀국 전에 유럽을 걸어서 여행중이란다. 날씨때문에 버스도 타고 히치하이킹을 하기도 했단다. 젊어서 하는 도전이 아름답다.

7시가 넘어서 깨웠다. 어제 12시넘어 잠이 들었단다. 일어나더니 바나나 넣어서 팬케이크를 만든다. 재료라고는 밀가루 바나나 소금 밖에 없는데 금방 만든다. 나는 커피 내리고 상을 차렸다. 먹고 집 정리를 마치고 나왔다.

집에서 전망볼때는 환상이더니 짐 들고 내려오려니 한숨이 절로 나온다. 요리사아들이 들어준다고 우긴다. 지 배낭만 해도 25킬로 무게인데 말도 안되는 소리다. 내 짐은 내가 감당할 만큼 꾸려왔다. 아직도 여행이 한참 남았는데 몸을 아끼고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장미크림
장미크림

필레게이트입구에서 장미크림파는 수도원약국을 찾았다. 두브로브니크에 오면 사야할 품목 1호란다. 나도 하나를 샀다. 바르고 예뻐지면 두브로브니크에 다시 와야겠다.

택시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왔다. 요리사아들이 버스까지 배웅해주니 콧등이 찡하다. 아들이 세게 나를 안아주고 행복하세요란다. 나는 건강하게 여행마치라고 했다. 누가 보면 모자간 눈물겨운 이별인 줄 알판이다.

버스에서 본 풍경
버스에서 본 풍경

버스에 타니 기사가 혼자가냐고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제일 앞자리에 앉으라고 챙겨준다. 고맙다했더니 나보고 벨라어쩌고 한다. 예쁘단다. 보는 안목이 고급지다. 그라찌에라고 답했다.

스플릿에서 두브로브니크로 올 때와 다른 길로 간다. 버스회사에 따라서 노선이 다른 모양이다. 오늘은 거의 해안도로위주로 달린다. 제일 앞자리에서 환상의 드라이브코스를 실컷 즐겼다. 아드리아해안 마을들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스플릿 도착
스플릿 도착

드디어 스플릿에 도착했다. 3박4일 머물 예정이라 숙소를 위치 좋은 헤리티지호텔로 잡았다. 비수기라 주니어스위트룸이 반값이다.

벽이 헤리티지
벽이 헤리티지

방벽이 성벽하고 붙은 부분이라 헤리티지스럽다.

벽만 헤리티지
벽만 헤리티지

고풍스런 분위기를 기대했는데 벽만 헤리티지고 나머지는 모던하다.

짐을 풀고 저녁 먹으러 나갔다. 근처 맛집에 갔더니 문을 닫았다. 3백미터 떨어진 맛집을 찾아갔다. 스테이크를 먹고 싶은데 소고기가 떨어졌단다. 대신 대구스테이크를 추천한다. 에피타이저로는 문어카르파치오를 시켰다.

문어 카프리제
문어 카프리제

문어를 얇게 저며서 퍼즐맞추기해서 내온다.

대구스테이크 맛없음
대구스테이크 맛없음

대구스테이크는 그냥 그렇다. 왜 맛집이 되었는지 의아하다. 내일은 굳이 맛집 찾지말고 느낌가는대로 먹어야겠다.

항구 앞이 버스터미널
항구 앞이 버스터미널

부두를 살랑살랑 산책하며 걸었다. 내일 브라치섬투어를 예약하려니 투어회사들이 죄다 문을 닫았다. 투어에 조인해서 편하게 다녀볼까 했더니 팔자가 편할 팔자가 아닌가보다.

시내
시내

그냥 배표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몸은 피곤한데도 정신은 말짱하다. 내일을 위해서 잠을 청했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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