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봄 미드에서 여주인공이 고민을 하자, 그 아버지가 해주는 조언에서 나온 말이었다. 결혼을 하기로 한 남자의 아버지가 여자를 불러 이 결혼을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후 쓰러졌는데, 그 말을 남편감에게 해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었다. 이 고민을 털어놓자 여자의 아버지가 이런 말을 한다. “Tell the truth and let the chips fall where they may. (진실을 말하고, 결과는 어찌되든 감당하렴.) ‘where they may’는 where chips may fall로, 직역을 해보면 ‘나무 조각들이 어디로 떨어질 지 모르는 곳에 그냥 떨어지도록 두자’란 의미가 된다.

1998년영화 ‘조 블랙(Meet Joe Black)’에도 이 표현이 나온다. 브래드 피트가 ‘죽음(Death)’의 역할을 맡아 65세의 재벌 빌 패리시를 방문하면서 생기는 일을 그린 영화인데, ‘죽음’이 빌의 딸 수잔과 사랑에 빠져 그녀를 자신이 사는 곳으로 데려가겠다고 하고 빌이 반대를 하며, ‘죽음’이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같이 가자고 청하고 하면서 말이 바로, “Reveal everything there is to know about yourself and let the chips fall where they may (당신에 대해 알아야 하는 것들을 다 밝히고 그 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지든 그대로 하지요.)”이다.

원래 이 표현의 chips는 작은 나무 부스러기들을 말한다. 벌목이나 목공일에서 나무를 찍거나 자르면 작은 나무 조각들이 튀게 마련인데, 그 나무 조각들인 chopping wood 조각들을 말한다. 14세기 속담에는 “Hew not too high lest the chips fall in thine eye. (벌목 도끼질을 너무 높게 해서 눈에 나무조각이 튀어 들어가지 않도록 해)"라는 표현이 있었다. 이 속담에서 chips가 떨어진다(fall)는 표현이 나오면서 ‘눈 앞에 당면한 일을 하거나, 해야할 말 혹은 행동을 하고는 벌어지는 일은 어찌되었든 감당하라’는 표현으로 발전했다.

살다 보면 결정이 힘든 순간들이 있다.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진다는 것을 아는 인간이 현실에서 전전긍긍하는 것은 아마도 자연스러울지도 모른다. 하지만, 삶에 있어서 의연함이라는 것도 있어서, 내 할 바를 하고 혹은 내가 말해야 할 것을 말하고, 그 결과 어떤 일이 벌어지든지 벌어지는 대로 감당을 하거나 책임을 지겠다는 태도에서 찾아볼 수 있다. 때로는 손톱이라도 물어뜯으며 현재에서 빙빙 돌다가, 좀 더 용기를 내어서 패를 던지듯 결정을 내리고 그 행동을 하고 그 결과를 감당하는 것이 필요하다.

Joyce Park rowanee@naver.com 필자는 영어를 업으로 삼고 사람에게 가서 닿는 여러 언어 중 영어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현재 인천대학교에서 교양 영어를 가르치고 있으며, 영어 교재 저자이자 영어교수법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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