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학원가에서 공무원 시험 준비 학원에 다녔던 A씨가 결핵 확진자로 판정받아 보건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지난 6일부터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을 상대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9일 현재까지 추가 감염자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는 2015년 기준 10만명당 결핵 발생률이 80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OECD 평균(11.4명)의 7배 수준이다. 지난해 신규 결핵 환자는 3만892명에 이른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인체의 어느 곳에서나 발생할 수 있는 전염성 질환이다. 그중 폐에 가장 잘 균이 침범하기 때문에 폐결핵이 가장 많다. 폐결핵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병이 진행함에 따라 전신 권태감, 미열, 식은땀, 기침, 가래, 체중 감소, 객혈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조기 발견 시에는 약물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전반적인 면역기능을 약화시켜 각종 합병증이 나타나 사망까지 이를 위험이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사람이 감염되면 폐뿐만 아니라 뇌와 신장 등이 망가질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결핵은 환자가 기침, 재채기, 노래, 대화를 할 때 배출되는 가래방울에 결핵균이 섞여서 공기 중에 떠다니다 사람의 폐 속에 들어가 전염되기 시작한다. 때문에 단체 생활을 하는 학생들이나 군인들에게서 많이 발병하며 대부분 단체로 걸릴 확률이 경우가 높다.

면역력이 저하된 노인이나 어린아이, 간질환이나 만성신부전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서도 발병 확률이 높다. 이밖에 스테로이드나 항암제 치료 등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약제를 투약 받고 있는 환자도 결핵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흉부X선 촬영. 사진제공=고려대 구로병원
흉부X선 촬영. 사진제공=고려대 구로병원

▶기침 2주 이상 지속되면 결핵의심

결핵은 침범된 장기에 따라 증세가 여러 가지다. 가장 많은 것이 폐결핵인데, 주증세는 미열, 체중 감소, 오한 등이다. 처음에는 감기와 같은 증세가 오래 계속되다가 서서히 만성적으로 진행한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정확한 발병 시기를 모를 때가 많다. 이러한 주 증세 외에 기침, 가래, 가슴통증, 호흡곤란, 권태감, 식욕부진 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발병이 돼 있어도 아무런 증세 없이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으로 검진을 하지 않으면 발견되지 않을 때도 있다.
기타 장기의 경우, 늑막염일 때는 흉통, 기침, 호흡곤란, 발열 등의 자각증세가 있고, 장결핵일 때는 전신증세 외에 복통, 설사, 헛배 등이 따른다. 림프선 결핵은 전신증세는 심하지 않고 목 주위의 림프선이 비대해져서 혹같이 만져진다. 신장 결핵일 때는 소변에 적혈구, 백혈구가 보이고, 심하면 고름과 같을 때도 있다.

▶6개월 이상 꾸준히 약 복용해야

결핵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가슴 X-선 촬영을 해보고 확진을 위해 객담(가래)검사를 하게 된다. 결핵의 X-선 검사 소견은 매우 다양하며 폐암, 폐농양, 폐렴, 진폐증 등과 같은 다른 질환과 감별이 잘 안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 결핵 의증 또는 의사 결핵이라고 한다. 객담 검사에서 결핵균이 발견되면 확실한 진단이 된다. 객담검사에는 직접 도말검사, 배양검사, 약제 감수성검사 PCR법 등이 있다.

결핵은 근본적으로 내과적인 질병이고 적절한 치료로 완치 가능한 질병이다. 최소한 6개월 이상 장기적이고 중간에 중단이 없는 규칙적인 약물 복용이 필요하다.

약제 복용은 의사의 지시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약물 복용 시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즉시 병원을 방문해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환자 임의의 투약 중지 및 변경은 결핵균이 약에 듣지 않도록 내성을 키워주는 결과를 초래한다. 따라서 가능하면 자신이 복용하는 약의 이름을 알고 있어야 한다.

치료를 제대로 받으면 대부분 약 복용 후 2주일이 지나면 전염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일반 건강 상태가 불량하지 않으면 평소의 활동을 금할 필요도 없으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금할 필요도 없어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다. 그러나 치료 시작 전에 타인에게 전염시켰을 가능성이 많아 결핵 환자와 같이 거주하는 가족들, 특히 어린이나 면역 기능이 저하된 사람은 꼭 병원을 방문해 진찰받아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호흡기내과 심재정 교수는 "결핵은 공기 중으로 퍼져나가는 결핵 도말로 인해 전파되기 때문에 결핵이 의심되거나 확진이 된 경우 반드시 손수건을 이용해 입을 가리거나 옷소매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런 간단한 기침 예절을 지키는 것만으로도 집단 감염 발생 확률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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