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개봉한 영화 “택시 운전사”는 19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택시는 급하거나 짐이 많을 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의 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1970년 중후반 때 엄마 손을 잡고 택시를 탈 때는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어린이가 타면 시끄럽다는 이유로 택시가 서지 않고 그냥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나마 노란색 개인 택시는 어린이 탑승에 대하여 조금 더 배려가 많아서 탑승이 쉬웠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개인 택시는 좀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해야 가능하다. 영업용 택시 또는 영업용 화물 차량 버스 운전을 4년 이내 3년 이상 무사고 경력이 있거나, 회사 운전기사로 7년이내 6년 이상 무사고 경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또한 자영업인 만큼 면허비용, 자동차 구매 비용, 장치비, 세금 등 1억원 이상이 들어간다.

택시는 대중교통이 아니다.준대중교통으로 분류가 되는데, 대중교통이란 일반 대중이 이용할 수 있는 교통서비스를 말하는데 시내버스, 마을 버스, 고속버스, 지하철, 철도와 여객선, 항공 서비스 까지 포함된다. 즉, 정해진 노선과 운행 계획에 따라 정해진 요금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는 것을 대중교통이라 한다. 택시는 노선과 운행 계획이 이용자의 의사에 따라 자유롭게 변경 되므로 준대중교통으로 분류된다.

택시의 등장과 전성시대
우리나라에 택시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19년이라고 한다. 일본인이 자동차 2대로 “경성 택시”란 회사를 설립했는데, 당시 자동차가 워낙 귀했기 때문에, 택시요금은 쌀 한 가마니에 이를 정도로 고가였고 이용하는 사람도 부유한 사람만 가능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된 택시가 운행되기 시작한 것은 “시발택시”라고 생각한다. 미군이 사용하던 윌리스 MB를 기반으로 제작한 시발 자동차 중 상당수가 “시발 택시”로 운행되었다.

1960년대 말부터는 신진자동차가 토요타社 와 기술 제휴로 “코로나”를, 현대 자동차는 포드社와 코티나를 만들었다. 코티나 택시는 지금도 보기 힘든 특이한 좌석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변속 기어가 운전석과 보조석이 아닌 운전대에 붙어 있었고, 앞 좌석이 뒷좌석처럼 한개의 의자로 되어있어서 앞 좌석에도 두명의 승객이 탈수 있었다. 그래서 앞에 두 명, 뒤에 네 명 최대 6명 까지 탈수 있었다.

1975년 마쯔다社의 파밀리아를 기아자동차가 “브리사”로 출시 하고, 1977년 LPG 엔진을 얹은 택시용 브리사가 나오면서 저렴한 LPG 연료로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어서 인기를 끌게 된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주인공 송광호 씨의 택시도 역시 “브리사”이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택시는 “브리사” 이다
영화 택시운전사에 택시는 “브리사” 이다

현대 자동차의 포니는 첫 국내 고유 모델이었는데, 국산화 부품이 75%달해서 유지보수가 저렴하고 편리했다. 이에 힘입어 포니 택시는 판매 6개월 만에 1976년 당시 택시 29,000여대 중 약 10%의 점유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이때, 단색으로 색칠을 하던 택시와 달리 "무지개 택시"라고 옆에 다양한 색으로 도색을 해서 미관상 보기에도 좋아졌다.

영화 “꽃순이를 아시나요”에 나오는 무지개 택시, 포니
영화 “꽃순이를 아시나요”에 나오는 무지개 택시, 포니

택시의 분류
택시는 소형, 중형, 대형, 모범, 고급으로 분류된다. 소형 중형은 일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배기량 1600cc 미만은 소형, 1600cc 이상은 중형으로 구분된다. 대형은 승차 인원 6~10인승, 배기량 2000cc 이상, 모범은 배기량 1900cc 이상, 고급 모범 택시는 배기량 2800cc 이상이다.

모범 택시의 경우 비용은 똑같지만, 소나타 급, 그랜저 급, 심지어는 고급 외제차가 함께 존재해는 것이 단순히 배기량으로 구분을 하기 때문이다. 장애인택시도 있는데,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도입된 것으로, 장애 1~2급인 경우에만 승차가 가능하다. 기본 요금도 5km 에 1500원 정도로 저렴하다.

중형 택시의 등장과 소형 택시의 부활
소형 택시가 주류를 이루다가 1980년 중반부터 중형 택시가 생기기 시작했다. 1986년 아시안 게임과 1988년 서울 올림픽 때 외국인이 많이 방문할 것을 대비하여 체구가 큰 외국인이 편하게 탈수 있는 중형 택시 체제로 바꾸게 된다. 소형 택시는 신규 허가를 내주지 않아서 노후 된 차량을 교체를 할 때는 중형택시로만 가능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소형 택시는 소멸하게 되었다. 사실 택시를 여러 명이 타지 않고 1~2명이 탈 때는 소형과 중형이 큰 차이가 없는데, 소형 택시가 사라져서 서민들에게는 추가적인 요금 부담이 생기게 되었었다. 지금 모범 택시가 비어 있어도 타지 않듯이, 당시에는 중형 택시를 타지 않고 소형 택시를 선호했다.

현대의 스텔라는 중형 택시의 대명사였는데, 1990년의 중형 택시의 85% 정도가 스텔라였다. 택시운전사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자가용 스텔라는 1992년 단종 되었으나 스텔라 택시는 1997년까지 판매되다가 단종되었다.

소형 택시는 2011년 말에 부활하였다. 소형 택시는 아반떼와 포르테와 전기 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I 트림'로 지금까지 운행되고 있는데, 쉽게 볼 수 없다. 소형 택시의 비중이 30%는 넘어야 승객이 택시를 선택해서 탈수 있는데, 사실 아직까지는 비율이 너무 낮다. 많은 사람들은 소형 택시의 존재 조차 잘 모르고 있을 정도다. 소형 택시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도 운전석 앞쪽에 "소형 택시"라는 표시와 지붕의 노란 표시등으로 할 수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I 트림'이 소형차로 분류된 것은 좀 문제가 있다. 국토부 현행법상 중형 택시는 배기량 또는 차체 크기로 구분하는데, 전기 자동차는 내연기관이 없기 때문에 크기로 소형과 중형 기준을 구분해야 하는데 '아이오닉 일렉트릭I 트림'은 길이 4.7m, 너비 1.7m를 초과하지 못해서 소형으로 구분이 된다. 이는 택시의 수익과 이어지는데 친환경 차의 보급을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

택시비의 변화
택시비는 기본요금과 추가요금으로 계산되는데, 우선 기본 요금은 처음 탑승하고 2km 까지 유지된다. 1963년 택시비는 기본 요금이 30원이었고, 500m당 5원이었다.

영화 “왕십리(1976)”에 나오는 기계식 택시미터와 KBS 뉴스에 나온 전자식 택시미터
영화 “왕십리(1976)”에 나오는 기계식 택시미터와 KBS 뉴스에 나온 전자식 택시미터

옛날 보다 지금 택시 추가 요금이 올라가는 속도가 빨라졌는데, 옛날에는 택시 추가 요금은 4~500m 단위로 부가 되었는데, 지금은 중형 기준 155m 단위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시대별 택시 요금 체계 정리
시대별 택시 요금 체계 정리

택시 요금은 새벽 0시부터 4시까지 야간 할증, 소속 지역을 벗어나면 시계외 할증이 된다. 시간과 거리 병산제가 도입되면서 좀 더 복잡하게 바뀌었다. 길이 막혀서 속도가 15km 이하가 되면 시간에 따른 가산금까지 추가되기 때문에 100원이 아닌 한꺼번에 200원이 오르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게 되었다.

택시의 진화
택시를 편리하게 이용하려면 원하는 때에 바로 이용이 가능해야 한다. 콜택시가 도입 된지는 꽤 되었다. 전국 어디서나 전화나 앱을 이용하여 일반 택시를 부를 수 있다. 카카오 택시도 앱을 이용하여 편리하게 택시를 부를 수 있다. 옛날에는 택시 기사가 길을 잘 모르는 경우 승객이 설명을 해주어야 했다. 기사와 승객 모두 잘 모르는 곳일 경우 난감한 경우도 발생했다. 그래서 운전 경력이 많은 택시 기사의 차를 타면 편했다. 이제는 네비게이션을 이용하므로 주소만 입력하면 된다.

택시는 자가용과 달리 운행 거리가 길기 때문에, 연료를 많이 사용한다. 저렴한 경유나 LPG를 사용하는데 더 저렴한 전기를 연료로 쓰는 택시도 볼 수 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수소를 연료로 쓰는 택시도 등장할 것이다.

친환경 전기 택시도 볼 수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I 트림' 전기 자동차 택시
친환경 전기 택시도 볼 수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I 트림' 전기 자동차 택시

일부 택시 운전사들은 노인이나 외국인이 타면 할증 시간이 아님에도 야간 할증을 적용하기도 하였으나, 최근 택시 미터기는 프로그램으로 자동으로 할증이 적용된다. 따라서 할증 시간인 새벽 12~4시 이외에는 할증 버튼이 눌러지지 않는다.

머지 않은 미래에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무인 자동차도 등장할 것이다. 전철은 이미 분당선과 몇몇 민자 노선의 전철에서는 무인 전철이 운행되고 있다. 택시가 무인화가 된다면 기사가 필요 없어지므로 더 많은 승객과 짐을 더 편리하게 운반할 수 있을 것이고, 기사의 몸무게 만큼 연비가 올라갈 것이다. 따라서 요금도 저렴해 질것이다. 무인 자율 운행이므로 24시간 운행이 가능하며 야간 할증도 폐지 될 것이다. 오히려 길이 막히지 않는 야간에 요금 할인이 생길 수도 있다. 버스와 전철은 새벽 할인이 이미 시행되고 있다.

무인 택시는 서버에서 통제할 것이므로 승객 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하면 택시 운행 방식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시간과 요일, 명절, 연말 등에 승객 패턴을 빅데이터로 만들어서 빈 차의 대기 위치를 지정하면 택시를 타기 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 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있는 곳의 위치를 GPS 정보와 목적지 정보를 등록하면, 동일한 곳에서 출발하고 목적지가 같은 사람을 함께 태우는 자율 주행 합승 택시도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잘 발달하면 결국에는 자가용이란 것 자체가 불필요해질수도 있다. 훨씬 편리하고 저렴한 택시가 있는데, 굳이 주차 공간이 필요하고, 유지보수를 직접 해야 하는 자가용을 구입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먼 미래 이야기 같지만 얼마 남지 않았다. 이미 시내버스에 안내양이 사라지고 교통카드를 사용하고 있고, GPS를 이용해 버스가 언제 도착할지 알 수 있다. 그리고, 무인 전철을 타고 출퇴근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세상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한상준 han.sangjoon@gmail.com 포토스탁 회사 이미지클릭 이사. 한글과컴퓨터 등 IT 분야에서 20년 넘게 일하고 있다. 새로운 기기를 사용하고 분석하는 얼리아답터 활동을 하고 있다. IT 분야 뿐 아니라 아마추어 마라토너, 요리, 커피 등 다양한 취미 생활을 하고 있다. 관심 분야의 자료를 모으고, 분석하고, 정리하여 글로 남기는 것을 즐기고있다. 현재 논현동에서 커피 전문점 카페드양도 경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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