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10주년 기념작인 '아이폰X'을 지난달 말 국내에 공식 출시했다. 출시 전부터 아이폰X은 존재감을 과시했다. 이동통신 3사 사전예약은 순식간에 마무리됐고 SK텔레콤은 예정에 없던 4차 사전예약까지 진행했다. 11월 24일 출시 후 나흘 동안 12만대가 개통되는 등 아이폰X은 현재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아이폰X의 인기 소식과 수능·연말 특수를 더해 아이폰8, 아이폰6S 등 이전 시리즈도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해외에서도 비슷한 상황이다.

아이폰X의 등장으로 때 아닌 '스마트폰 대전(大戰)'이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최근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면서 스마트폰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삼성전자는 새로운 색상을 출시하고 '갤럭시S8+' 공시지원금을 상향했다. LG전자는 'LG V30'를 통한 새로운 TV광고와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면서 수능 이벤트를 벌이고 있다.

관건은 소비자 반응이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구입하려는 고객은 어떤 스마트폰이 내게 맞을지 혼란스럽다. 특히 아이폰X의 비싼 가격과 디자인 논란, 쏟아지는 갖가지 정보 등으로 스마트폰 고르기가 쉽지 않다.

최근 다양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소비자가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는 가격부터 기능까지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최근 다양한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소비자가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스마트폰을 선택할 때는 가격부터 기능까지 하나하나 따져봐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같은 듯 다른' 세 개의 듀얼 카메라

요즘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카메라를 살펴봤다.

먼저 갤럭시노트8은 듀얼 카메라 모두에 광학식 손떨림 보정(OIS)기능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인물 사진을 찍는 즐거움을 극대화했다. '라이브 포커스' 기능을 이용해 배경을 얼마나 흐릿하게 처리할지 사용자가 직접 조정, 눈으로 확인하면서 촬영할 수 있다. 여기에 후보정도 가능하고 배경을 살리고 싶다면 라이브포커스 촬영 시 '듀얼 캡처' 기능을 활용하면 된다.

V30는 듀얼 카메라 트렌드를 만든 LG전자가 공들인 스마트폰으로 카메라 기능 역시 뛰어나다. V30에는 1600만 화소 일반각 카메라와 1300만 화소 광각 카메라를 탑재했다. 또 현존 스마트폰 카메라 중 최고 수준인 F1.6의 밝은 조리개 값과 기존 플라스틱 렌즈보다 가시광선 투과율이 높은 글라스 소재 '크리스털 클리어 렌즈(Crystal Clear Lens)'를 적용해 피사체를 더욱 선명하게 촬영할 수 있다.

아이폰X은 망원 렌즈를 탑재한 듀얼 카메라를 주요 성능으로 내세웠다. 망원렌즈를 탑재하면서 멀리 있는 피사체를 선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가능해져 피사체 외의 것을 흐리게 처리하는 '아웃포커싱' 기술을 완성했다. 애플은 이를 활용해 '인물 사진 모드'를 지원한다. 아이폰X의 망원렌즈와 일반 렌즈는 모두 1200만 화소다.

왼쪽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 LG전자 'V30' 애플의 '아이폰X'
왼쪽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8' LG전자 'V30' 애플의 '아이폰X'

◇디자인·무게·크기 확인해야

스마트폰을 고를 때는 휴대성과 직결되는 크기와 무게, 그리고 디자인을 확인해야 한다. 이는 스마트폰이 항상 휴대하고 다니는 모바일 기기라는 점 때문이다.

갤럭시노트8과 V30, 아이폰X은 모두 최신 트렌드인 베젤리스 디자인을 채택했다. 베젤리스 디자인의 18대 9 화면비는 LG전자가 'LG G6'를 통해 가장 먼저 선보이면서 대세로 자리 잡았다.

갤럭시노트8의 인피니티 디자인과 V30의 풀비전 디자인은 상하좌우 베젤을 최소화한 방식으로 베젤리스를 구현, 사용 시 간섭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아이폰X의 노치 디자인은 호불호가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보거나 앱을 사용할 때 방해가 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디스플레이 크기를 보자. 디스플레이는 갤럭시노트8이 6.3인치로 가장 크고 V30가 6인치, 아이폰X이 5.8인치다. 제품 크기 역시 갤럭시노트8이 195g 무게에 6.40×2.94×0.34인치로 상대적으로 무겁고 크다. 아이폰X은 174g에 5.65×2.79×0.30인치며 V30는 158g에 5.97×2.97×0.29인치다.

◇빼놓을 수 없는 편의기능

편의기능도 선택의 중요 요소다. 아이폰X의 방수·방진 등급은 IP67등급으로 갤럭시노트8과 갤럭시S8, V30에 적용된 IP68등급보다 한 단계 낮다. 실제로 IP67등급은 1m 수심에서 30분간, IP68등급은 1.5m 수심에서 30분간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장용량도 서로 차이를 보인다. 갤럭시노트8은 64·128·256GB, V30는 64·128GB로 출시됐고 두 제품 모두 외장 메모리 카드를 추가할 수 있다. 아이폰X의 저장용량은 64GB와 256GB 두 가지로 128GB 제품은 출시되지 않았다.

배터리도 서로 다르다. 갤럭시노트8과 V30의 배터리는 3300㎃h, 갤럭시S8+는 3500㎃h다. 아이폰X은 2715㎃h로 배터리 용량이 가장 작다. 또 아이폰X은 시리즈 중 처음으로 무선충전 기능을 적용했으며 갤럭시노트8과 V30는 이를 기본으로 지원한다.

◇각자의 개성, 선택의 변수가 되다

제조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기능이나 제품 특징은 스마트폰 선택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갤럭시노트8은 노트 시리즈 상징인 S펜이 차별점이다. 이번 S펜은 편안한 필기감과 방수를 기본으로 '라이브 메시지' 기능을 새롭게 탑재했다. 라이브 메시지 기능을 통해 S펜으로 만든 GIF를 최대 15초 분량으로 상대방에게 보낼 수 있다. 또 꺼진 화면에서 최대 100페이지까지 메모를 작성할 수 있으며 번역기와 환율 단위 변환기 역할도 가능하다.

V30는 오디오에 힘을 줬다. LG전자는 V30에 하이파이(Hi-Fi) 쿼드 DAC(Digital To Analog)를 장착하고 오디오 명가 B&O 플레이와 협업으로 매력적인 음색 튜닝을 더해 프리미엄 사운드를 제공한다. 여기에 터치 한 번으로 선호하는 음색만을 골라 들을 수 있는 '사운드 프리셋' 기능과 소리의 울림인 잔향을 늘리거나 줄임으로써 음악 장르에 최적화된 사운드를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디지털 필터' 기능은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온다.

애플은 아이폰X에 지문인식 시스템 '터치ID'를 없애고 얼굴인식시스템인 '페이스ID'를 넣었다. 이는 갤럭시노트8과 V30가 대화면을 채택하면서 홈버튼을 없애고 후면에 지문 인식센서를 넣은 것과 다른 점이다. 페이스ID는 적외선을 쏴 약 3만개의 점을 표시하고 아이폰 전면부 700만 화소 '스마트뎁스 카메라'를 통해 이를 읽고 분석하는 방식이다. 터치ID의 인식 오차 확률이 5만분의 1이라면 페이스ID는 100만분의 1 수준이라고 애플 측은 전했다.

◇선입견, 현명한 선택을 막는 '데스노트'

미국 주요 경제지 포브스(Forbes)는 아이폰X이 과대평가 받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LG V30와 아이폰X을 직접 비교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는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포브스는 스포츠 경기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어떤 폰이 과대평가 또는 과소평가 받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소비자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해 비교를 진행했다.

이 매체는 “대부분의 테크 미디어들은 아이폰을 받아, 아이폰을 테스트하고, 아이폰을 선호하고, 아이폰을 구입하라고 독자에게 권한다. 애플의 마케팅 역량, 영향력 때문에 주류 언론이 제품을 추천하는 경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스마트폰 비교는 벤 신(Ben Sin) IT전문기자가 맡았다. 두 제품을 몇 주간 함께 사용해 본 그는 편견을 버리고 사용해보니 두 스마트폰이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두 제품을 나란히 놓고 보면 V30가 디자인이나 카메라 면에서 더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이폰X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과 비교해 언론의 보도나 리뷰 등에서 과대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G V30가 경쟁모델보다 좋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과소평가됐다”고 강조했다.

비슷한 예가 또 있다. IT전문매체 폰아레나(Phone Arena)는 V30와 아이폰X을 비교하면서 “V30의 방수·방진 수준은 IP68이다. IP67인 아이폰X보다 뛰어난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면서 “아이폰X과 다르게 유용한 3.5㎜ 헤드폰 잭과 지문 인식센서를 탑재했다는 점에서 V30를 높이 평가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IT전문매체 노유어모바일(Know Your Mobile)도 두 제품을 비교하며 “더 큰 디스플레이, 더 섹시한 디자인 그리고 더 나은 성능의 후면 카메라를 탑재한 V30를 더 낮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을 고를 때는 이전에 가졌던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지금까지 들었던 정보나 판매자 말에 의존하기보다는 가격부터 기능까지 조목조목 따져봐야 한다. 이를 통해 자신에게 알맞은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조언이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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