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넥스트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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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남 김동선씨(사진 오른쪽)가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자랑스런 체육인에서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는 최근 다시 취중 폭행으로 도마에 올랐다.

김씨는 김승연 회장의 아들로 미국 태프트스쿨, 다트머스대 정치학과를 나왔다. 이후 한화건설 해외토건사업본부 과장,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장 등을 거쳤다. 향후 그룹에서 한화건설과 신사업 부문을 물려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또 재벌닷컴이 발표한 청년 주식부자에서 김씨는 440억원대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100억원 이상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한 30세 이하 청년 중 8위에 올랐다.

여기에 한화갤러리아승마단 소속 승마 선수로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06년 도하 아시안게임 마장마술 단체전에서의 금메달을 시작으로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마장마술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인천에서는 마장마술 개인전 은메달의 영예를 안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만취 난동 사건이 알려지면서 김씨의 앞길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법원이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유죄를 선고하면서 얼굴에 먹칠을 했다. 특히 한화건설 팀장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 수업에 제동이 걸렸다.

자숙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씨가 다시 한 번 사고를 쳤다는 소식이 최근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김씨는 지난 9월 말 한 대형 법무법인 소속 신입 변호사 10여 명의 친목 모임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만취했으며 변호사들에게 막말을 하고 폭행을 휘두르는 등 '갑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자신보다 연장자에게도 '너희 아버지 뭐하시느냐' '날 주주님이라 부르라' '존댓말을 써라' 등의 무리한 요구를 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김씨를 부축하는 과정에서는 뺨을 맞거나 머리채를 붙잡히는 등 봉변을 당한 변호사도 있었다.

김씨가 다음 달 해당 법무법인을 찾아가 변호사들에게 사과했다고 하지만 이번 사건이 여기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대한변호사협회가 변호사 폭행 사건 진상조사에 나섰다. 이들은 김씨를 수사기관에 형사고발까지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지방변호사회 역시 성명을 내고 김씨의 행동이 법치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는 뜻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서울변회은 적극적인 법적 대응을 하는 동시에 유사 사안의 재발을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미 경찰도 움직이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배당하고 사실관계 확인에 들어갔다. 현재 경찰은 피해 변호사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또 폭행 및 협박 혐의가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피해자가 원한다면 처벌이 가능하다.

특히 김씨는 현재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상황이다. 변협 등이 이미 강력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만큼 이 사건이 법적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가중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김씨는 이 사건이 언론에 알려지자 곧바로 사과했다. 그는 "피해자분들께 엎드려 사죄 드리고 용서를 빈다"며 "취해서 왜 남에게 상처를 주는 행동을 하는지 깊이 반성하며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아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는 당시 막말과 폭행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작이 있는 데다 그 자리에서도 상당량의 술을 마셔 불미스러운 일을 기억하기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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