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췌장·담도센터가 고난이도 암수술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경쟁력을 인정받아 주목받고 있다.
중심에 이대목동병원 췌장·담도센터 이희성 교수팀이 있다. 센터에선 올해 3명의 췌장암, 담도암환자에게 복강경을 이용한 췌십이지장 절제수술을 시행해 모두 성공했다. 이와 관련한 성과는 올해 4월 열린 대한내시경복강경학회 20주년 기념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췌십이지장 절제수술은 췌장암, 담관암, 팽대부암 및 십이지장암 등에서 주로 시행되는 수술이다. 췌장의 머리 부분을 포함한 십이지장, 담관 및 담낭을 광범위하게 절제하고 절제된 췌장과 담관을 소장과 다시 연결해야 하기에 복잡하다. 정밀한 술기가 요구되는 부분이 많아 외과에서 시행되는 수술 중에서 가장 난이도가 높은 수술 중 하나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췌장과 소장을 문합하는 것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이희성 교수팀은 쌍방향 접근(Dual-Traction)을 통한 췌관-점막 문합술로 안전하게 수술을 시행해 합병증 없이 완치됐다.

이희성 교수는 최근 췌장 경계성 종양환자에게 싱글사이트 로봇을 이용한 비장 보존 원위췌절제술을 시행해 거의 흉터 없이 비장을 보존하는 수술에 성공했다.

췌장은 머리 부분, 몸통 부분, 그리고 꼬리 부분으로 나눠진다. 꼬리 부분에 종양이 발생한 경우는 비장과 닿아 있어 대부분의 경우 비장을 함께 절제해야 한다. 비장은 면역을 담당하는 기관의 하나로 수술로 비장을 제거할 경우 감염에 취약해지고, 혈소판 수치가 상승해 혈전 발생의 위험이 높아지는 등의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하므로 비장을 보존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비장을 보존하는 수술은 초 고난이도 수술에 속해 국내에는 성공 사례가 매우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대목동병원 췌장·담도센터 이희성 교수
이대목동병원 췌장·담도센터 이희성 교수

▶특징적인 초기 증상 없는 췌장암, 평소 질환에 관심 갖고 고위험군이라면 정기적인 복부 CT 검사 필요
췌장암 생존율이 20년째 제자리걸음인 데에는 초기 발견이 어렵다는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췌장암의 주요 증상으로 알려진 황달, 복통, 소화불량 등은 소화기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는 비특이적인 증상에다, 이를 경험하고 병원에 방문했을 때는 이미 몸 곳곳에 퍼져 수술이 불가한 3~4기로 진단되기 때문이다.
이희성 교수는 "췌장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복강 내 가장 깊숙한 곳에 위치해 있는 작은 장기라 내시경이나 복부 초음파로는 쉽게 발견하기도 어렵다"며 "췌장암을 조기에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검사 방법은 복부 CT 촬영이며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있는 경우 △당뇨병이 새롭게 진단된 경우 △장기 흡연자 △만성췌장염 환자인 경우 등 췌장암 고위험군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의사와 상의하여 복부 CT를 촬영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강경 췌장수술 사진
복강경 췌장수술 사진

▶수술이 유일한 췌장암 치료법
아직까지 췌장암에 효과적인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아 췌장암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암 조직을 잘라내는 수술뿐이다.
수술 방법은 암의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췌장암의 60%는 췌장 머리 부분에서 발생하는데 이 경우, 췌장의 머리 쪽으로 연결된 십이지장, 담도, 담낭을 함께 절제하는 췌두십이지장절제술을 시행한다. 몸통과 꼬리 부분에서 암이 발생하면 비장을 함께 절제하는 췌장 절제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수술 기술이 발전해 복강경 수술, 싱글 사이트 로봇을 이용한 수술을 췌장암에 적용해 합병증 없이 안전한 수술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희성 교수는 "의학기술의 발전 따라 췌장암의 위치가 좋지 않고, 비교적 크기가 큰 경우에도 안전하게 췌장절제술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며 "췌장암에 진단된 환자들은 좌절하지 말고 의료진과 적극적으로 상의하고,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전했다.

나성률 기자 (nasy23@nextdaily.co.kr)

※ 췌장암 예방법
1. 고지방·고칼로리 식사를 최대한 피해 비만을 예방한다
2. 화학 물질에 많이 노출되는 직업에 종사하면 보호 장비를 꼼꼼히 착용한다
3. 과일·채소를 많이 먹고 운동한다
4. 흡연자는 췌장암 위험이 비흡연자보다 2~5배 높으므로, 금연한다
5. 당뇨병이 있거나 췌장염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진료를 받는다

※ 정기검진 필요한 췌장암 고위험군
- 70세 이상 노인
- 10년 이상 장기 흡연자
- 췌장염 환자
- 50세 이후 가족력 없이 갑자기 당뇨가 생긴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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