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우리는 각종 인터넷, 무선 모바일 기술의 바탕 위에 온라인을 포함하는 정보 유통 생태계에서 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갖고 살고 있다. 모든 정보가 완벽하게 연결된 사회에서 개인의 정보가 유출된다는 것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노출되어서는 안되고 감추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고, 유출된 정보를 가지고 협박을 하거나 개인들에게 금전적인 피해를 주기 때문에 불법적 정보 유출의 가능성에 대한 의심과 불안에 살고 있다. 유출뿐만 아니라 거래되는 정보와 데이터의 신뢰성에 대한 의심과 더불어 그로 인한 2차 피해에 대한 불안이 더욱 증폭된다.

이미 페이크뉴스와 같은 가짜 정보의 홍수 속에 어떤 정보가 진실을 담고 있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떤 경우에는 법적으로 정보의 신뢰성에 대해서 다투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가짜 정보로 가짜 정보를 역대응하기도 한다. 그렇더라도 정보의 신뢰성 측면에서는 개선되는 것은 없다. 더 많은 가짜 정보가 넘쳐날 뿐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가짜 정보가 주는 폐해는 아주 심각하다. 신뢰 기반의 현대 사회의 근간을 흔들기도 하고 서로간의 불신을 부추겨서 과거의 물물교환과 같은 원시적 거래 형태가 선호되기도 한다.

앞으로의 미래사회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는데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에 대한 것이다. 정보 신뢰성만큼 소프트웨어의 신뢰성이 중요하게 부각될 것이다. 개인적으로 개발된 많은 소프트웨어가 유통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와 같은 표준화된 규격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국가나 공공 품질기관에서 제품의 품질에 대한 인증을 하기도 하지만 제한적인 분야에서 신뢰성을 인증할 뿐이다. 그나마 제품은 만져볼 수 있고 눈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미래사회에서 유통되는 많은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검증하고 신뢰성을 부여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가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다. 소프트웨어는 눈에 보이지 않고 우리의 현실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하드웨어, 디스크, 통신 등의 사이버 공간에 존재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세세한 것들을 파악하기 힘들다. 전문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자도 소프트웨어 속의 내용 즉 소프트웨어 논리, 처리 방법과 같은 알고리즘을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지금도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악성 소프트웨어가 유통되면서 일반 범용 소프트웨어를 감염시켜서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지만, 대부분의 대책은 사후적이다. 할 수 있는 일이란 소프트웨어 백신을 통하여 감염된 소프트웨어를 제거하는 방식의 치료뿐이다.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특정 목적을 위하여 숨겨진 알고리즘을 갖고 있는 소프트웨어도 다양한 문제를 야기시킨다. 마약과 같이 특정 소프트웨어 존재로써도 문제가 발생하는 것들도 있다.

사전에 특정 정책으로 소프트웨어 개발과 유통을 통제하기도 쉽지 않다. 예술 작품을 국가나 기관이 통제하여 획일적인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과 같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의적 사고가 기본인 소프트웨어를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소프트웨어 개발자에게 양심적이고 높은 도덕적인 의무감, 사회의 일원으로써 갖추어야 하는 사회적 책임감과 같은 윤리적인 교육이 선행 되어야 할 것이다.

유료든, 무로든, 타인이 만든 것이든, 내가 만든 것이든, 의도하지 않았던 의도했던, 공개된 소프트웨어가 신뢰성을 갖고 있다는 믿음이 모든 사회 구성원이 갖게 되었을 때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어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유통 생태계가 활성화 될 것이다. 

채성수 chaesungsoo@iabacus.co.kr 소프트웨어개발 전문기업 ㈜애버커스 사업총괄부사장. 엘지전자와 엘지씨엔에스(LG CNS)에서 다년간 컴퓨터 관련 사업을 추진한 전문가이다. 국가 공인 최고 자격인 정보관리기술사로 대학에서 컴퓨터 관련 연구를 하였다. ‘속도경쟁사회’, ‘코딩을위한컴퓨팅사고력’ 등 5권의 책을 저술하였으며 넥스트데일리의 컬럼니스트로 활동하였다. 현재 ㈜애버커스의 COO로 근무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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