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이어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우리 삶은 혁신적으로 바뀌었다. 언제나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스마트폰을 통해 삶의 편리함이 극대화되었고, SNS, 모바일 메신저 등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 서비스들이 생겨났다.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 꼭 필요한 서비스들도 스마트폰을 통해 보편화되었다. 콜택시나 대중교통 이용부터 카드 결제, 은행까지 이제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하루를 살아가기 불편한 상황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를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면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 사업자들은 우리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침에 일어나기 위해 스마트폰의 알림은 몇 시에 맞추었는지? 집에서 나온 후 이동하는 동선과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여 어디에 위치한 직장으로 출근했는지? 점심에는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결제를 하였는지? 이 모든 것들이 스마트폰에 의해 각각의 서비스에 기록되고, 분석되는 것이다. 이렇게 분석된 결과는 개인이 누구인지 특정하지는 않지만 이들의 분석을 통해 트랜드를 파악할 수 있고, 이런 것들이 또 다른 사업 모델로 활용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상권분석도 이런 기법을 이용하면 가능하게 되고, 어떤 제품이 많은 관심을 보이는지, SNS를 통한 타겟 광고도 이런 트랜드를 이용한 사업 모델의 일종인 것이다. 하지만 이들 서비스에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하나의 영역이 있는데 바로 집에서 거주하는 동안에 생성되는 데이터이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집에 들어와서 계속하여 스마트폰으로만 생활한다면 모를까 집에 오면 보통은 휴식을 취하면서 식사하고, TV를 시청하는 일상을 지내게 된다. 스마트폰이 손에서 떨어진 상황에서 인간의 라이프사이클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면 앞으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사업자들이 많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TV 시청률을 분석하는 것만으로 엄청난 광고시장이 창출되는 것을 보더라도 집안에서의 삶을 분석한다는 잠재 시장은 그 규모를 추정하기 어려울 정도이며, 이런 잠재적 가능성을 가진 제품들이 우리 집안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냉장고에 어떤 제품을 구매하여 얼마 동안 먹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면 그 데이터는 정말 가치 있는 데이터가 될 것이다. 이를 공적인 영역에 활용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달걀의 브랜드(달걀에 표시된 일련번호)를 냉장고가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얼마 전 살충제 사용한 달걀 파동 때 문제가 생긴 달걀 구매 고객에게 빠른 시간 내 알림을 전달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처럼 가정 내 아직까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영역은 무궁무진하며 이들을 연결하기 위한 노력의 시장이 바로 사물인터넷 기기들이며, 스마트가전이 바로 그 중심에 있다.

물론 집이라는 공간은 여러 가족 구성원들이 거주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이곳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누가 만들어 낸 것인지 확인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인공지능 스피커를 아마존과 같은 기업들이 목소리 분석을 통해 서로 다른 사용자를 분석한다는 소식을 보았을 때 이 또한 머지않은 미래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문제이다. 사물인터넷은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통해 기기를 손쉽게 사용하기 위한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연결 뒤에는 연결된 후의 데이터가 중요한 것이며, 이는 인간의 라이프사이클 분석을 위한 마지막 퍼즐인 것이다. 인간의 모든 정보를 분석하는 빅브라더의 출현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집안에서의 데이터 분석을 위한 사물인터넷의 숨은 의미를 한번 되새겨보길 바란다.

황재선 neovis@gmail.com 필자는 IoT이 가져올 우리 삶의 변화를 예측하고, 연구하는데 관심이 많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해, 지금까지 8권의 IT 서적을 집필/번역할 정도로 IT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그 변화의 흐름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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