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개봉영화 흥행순위 상위권 영화 대부분이 개봉 전 대규모 유료 시사회를 열거나 목요일 개봉 관례를 깨고 수요일에 개봉하는 등 변칙 개봉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저 배급사와 해외 메이저 직배사 중심의 변칙 개봉이 영화산업 불공정행위의 새로운 수단으로 굳어지고 있지만, 이를 제재할 수단이 마련되지 않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병욱 의원(성남시 분당을, 더불어민주당)이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 '2016년 한국영화 동반성장 이행협약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흥행순위 상위 30편 중 25편이 목요일 개봉 관례를 깨고 수요일에 개봉했다. 상위 10위 이내 영화 중에서도 1위 '부산행'을 비롯해 8편이 모두 수요일 개봉했다.

6대 대형배급사의 경우 개봉영화의 53.7%를, 4대 직배사의 경우 63.8%를 수요일에 개봉하는 등 배급사별 주력영화들의 경우 수요일 개봉이 대세를 이뤘다. '부산행'은 개봉 당일 상영 점유율 53.7%, 2위 '검사외전'은 45.4%, 3위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는 63.7%를 기록하는 등 국내 메이저 배급사와 해외 메이저 직배사 영화들이 수요일에 개봉했다.이에 따라 소규모 영화는 설 자리가 좁아졌다는 지적이다.

영화 개봉일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은 없지만, 주5일제가 정착되기 이전에는 주말을 앞둔 금요일 개봉이, 주5일제 정착 이후에는 목요일 개봉이 관례였다. 수요일 개봉은 하루 일찍 개봉해 신작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이자 영화관람 지원 정부 정책이 집중되는 '문화가 있는 날'이 수요일인 점을 겨냥해 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개봉 전일 혹은 개봉 전 주말을 이용한 대규모 유료시사회도 변칙 개봉 수단으로 활용됐다. 외국영화 '닥터 스트레인지'는 개봉 전일 1173개 스크린에서, 한국 영화 '곡성'은 895개 스크린에서 유료시사회를 열었다. 또 외국영화 '나우유씨미 2'는 개봉전 3일 동안 1472개 스크린에서, 한국영화 '부산행'의 경우 개봉 전 주말 사흘 동안 1284개 스크린에서 유료 시사회를 열었다. 1일 단위 스크린수 기준으로 600개 이상 영화는 4편, 401~500개는 8편, 301~400개는 13편, 201~300개는 4편 100~200개는 10편에 달한다.

이들 영화는 개봉 이전에 사실상 개봉에 준하는 유료시사회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했다. '부산행'은 개봉 전 유료 시사회를 연 주말 사흘 간 전체 상영영화 매출의 19.9%, 상영 한국영화 매출의 51.1%를 점유했고. 영화 '곡성'은 개봉 하루 전 유료시사회를 열어 전체 영화 매출의 53.6%, 한국영화의 78.5%를 점유했다.

스크린수와 상영횟수에서는 국내 배급사 중 롯데 엔터테인먼트(점유율 스크린수 19.2%, 상영횟수 20.9%)가, 해외 직배사 중에서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코리아(스크린수 점유율 15.0%)와 이십세기폭스코리아(상영횟수 점유율 17.2%)가 가장 대대적인 유료시사회를 열었다. 매출액에서는 '부산행'을 배급한 NEW(33.8%)와 '나우유씨미 2'를 배급한 롯데 엔터테인먼트(20.0%), '곡성'을 배급한 이십세기폭스코리아(19.8%)가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다.

이처럼 수요일을 개봉일로 잡은 영화들이 다시 사실상 화요일 또는 개봉 전 주말에 개봉함으로써 그 전 주에 개봉한 군소 배급사 영화들이 7일 최소 상영 보장을 받기는 더 어려워진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변칙상영 금지 외에 최소 상영기간 보장, 영화 개봉 3일 전 예매사이트 개시 등 한국영화 동반성장 이행협약 주요 내용들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배급 이슈와 관련해서는 스태프 표준계약서 사용률은 60% 수준으로 이전에 비교해 소폭 상승했으나, 일부 투자배급사에서는 표준근로계약서를 체결하고자 해도 제작사와 사용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사례가 발견돼 제도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온라인뉴스팀 (news@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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