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다미방에서 푹 자고 일어나 온천하고 식당으로 갔다.

아침
아침

일본식 깔끔한 아침이다. 체크아웃하면서 유노하나만주가 있냐고 물으니 주문하면 배달이 가능하단다. 12개짜리를 주문했더니 바로 가져온다. 일본 온천만주의 원조라 한다. 입에 넣으니 녹는다.

후키와레노타키폭포 계곡
후키와레노타키폭포 계곡

후키와레노타키폭포로 갔다. 일요일이라 주차장에 차들이 줄지어 들어간다. 폭포로 내려가는 사람들도 줄지어 내려간다.

동양의 나이아가라라는데 뻥이 심하다. 생긴 건 나이아가라 비스무레한데 심하게 귀엽다. 폭포보단 계곡 안으로 걷는 길이 더 볼만하다. 다리를 건너 전망대 3개를 보고 강 아래로 돌아나왔다.

전망대에서 본 후키와레노타키폭포
전망대에서 본 후키와레노타키폭포

폭포를 위에서 내려보는 경치는 또 다르다. 1시간정도 걸었더니 목이 마르고 당이 땡긴다. 아이스크림가게로 가서 마차아이스크림과 모찌로 당을 보충했다. 아이스크림 먹고 냉녹차로 입가심하니 개운하다.

오제국립공원
오제국립공원

차를 몰고 오제국립공원으로 갔다. 관광 센터로 가서 하이킹코스에 대해 물어보았다. 고맙게도 한글 지도를 준다. 대형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셔틀버스를 타고 하토마치토겐으로 갔다. 오제국립공원을 제대로 트레킹 하려면 코스가 다양해서 2박3일을 해야한다. 4계절 경치가 달라서 4번은 와야 제대로 느낄 듯싶다.

하토마치토게에서 오제가하라습지까지
하토마치토게에서 오제가하라습지까지

우리는 가장 인기있는 하토마치토게에서 오제가하라습지까지 걸었다. 숲길을 따라 나무데크를 따라 가는 길은 힐링의 길이다. 오래전 지게꾼들이 걷던 길이란다. 지금도 짐을 지어주는 지게꾼들을 자주 본다. 숲길이 끝나는 곳에 산장과 식당 카페가 있다. 산장을 지나 드디어 오제가하라습지로 들어섰다.

오제가하라습지
오제가하라습지

다같이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 가슴이 뻥 뚫리는 비현실적인 경치가 펼쳐진다. 나무데크길을 하염없이 걸으며 아이처럼 좋아했다.

거대 습지와 산과 하늘 그리고 구름이 만든 경치에 감탄 또 감탄했다. 습지를 떠나기 싫었지만 4시30분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 할수없이 발길을 돌렸다. 산장을 지나 온 길로 다시 걸어가는데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웬일이냐고 물으니 곰이 나타나서 쫓고있는 중이란다.

곰퇴치 종
곰퇴치 종

잠시 후 총성이 이어진다. 열발정도의 총성이 이어지고 나서야 사람들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곰 퇴치 스프레이를 얼마나 뿌렸는지 목이 따갑고 기침이 나온다. 그러고보니 곰 퇴치 방울과 스프레이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는 아무 생각없이 살랑살랑 산보하듯이 걸었는데 비장한 차림으로 걷는 사람들이 많다.

하토마치토게에 도착해서 셔틀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 걸은 거리가 15킬로 2만보가 넘는다고 다들 뿌듯해한다. 평지도 아닌 산길이니 만족감이 더 크다. 다시 차를 몰고 닛코로 향했다.

옥수수가도에서 구운 옥수수 사기
옥수수가도에서 구운 옥수수 사기

산길로 들어서기 전 옥수수가도를 지났다. 마침 옥수수 철이라 구운 옥수수를 사먹었다. 아삭아삭 희한한 맛이다.

꼬불탕 산길을 돌아돌아 오늘의 숙소에 도착했다. 오늘은 저렴한 대형료칸이라 각자 독방을 잡았다. 체크인하고 짐 풀고 온천을 했다. 유황온천이라 냄새가 진동을 한다. 피부가 매끈거린다. 저녁은 부페식이다.
저렴한 호텔식 료칸이라 메뉴가 실망스럽다. 근데 와인과 맥주를 공짜로 준다. 내용이 부실한 식사지만 기분이 좋아졌다. 각자 독방을 잡았는데도 저녁을 먹고 내방에 모여서 한참 놀았다. 오늘 찍은 사진들을 나눠보면서 실컷 웃었다. 오늘이 벌써 추억이 되어 쌓인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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