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단순화돼 경영투명성 제고, 신동빈 회장 경영권 강화

사진=넥스트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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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경영권 분쟁으로 불거졌던 얽히고설킨 롯데그룹의 복잡했던 지배구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주사를 설립하고 그룹의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던 신동빈 회장의 약속이 2년여 동안의 우여곡절 끝에 결실을 맺게 됐다.

롯데그룹은 12일 그룹의 모태인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4개 상장 계열사의 투자부문이 합병된 ‘롯데지주 주식회사’를 공식 출범했다.

이로써 롯데는 2015년부터 지속적으로 밝혀왔던 지배구조 개선을 마무리하고 그룹의 역사를 새롭게 쓰기 시작했다.

이번 지주회사 체제전환으로 롯데제과 등 4개 회사가 상호보유하고 있던 지분관계가 정리되며 순환출자고리는 대폭 축소된다. 경영 투명성은 더욱 높아지고, 주주가치 역시 제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지주 조직 구성도. 표=롯데지주 제공
롯데지주 조직 구성도. 표=롯데지주 제공

◆ 신동빈 회장, 황각규 사장 공동 대표 체제…6개실 17개팀 운영

롯데지주 주식회사(이하 ‘롯데지주’)는 롯데제과,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등 4개사를 투자부문과 사업부문으로 인적분할한 뒤, 롯데제과의 투자부문이 나머지 3개사의 투자부문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분할합병비율은 롯데제과 1을 기준으로 롯데쇼핑 1.14, 롯데칠성음료 8.23, 롯데푸드 1.78이다.

롯데지주의 자산은 총 6조3576억원, 자본금은 4조8861억원 규모다.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자회사는 총 42개사이며, 해외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138개사가 된다. 향후 공개매수, 분할합병, 지분매입 등을 통해 편입계열사 수를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지주의 대표이사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황각규 롯데그룹 경영혁신실장(사장)이 공동으로 맡는다.

두 대표이사 외에 사내이사로 이봉철 경영혁신실 재무혁신팀장(부사장)이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이윤호 전 지식경제부 장관, 권오곤 국제형사재판소 당사국총회 의장, 곽수근·김병도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등 4명이 선임됐다.

그룹 조직도 개편해 롯데지주는 가치경영실, 재무혁신실, HR혁신실, 커뮤니케이션실 등 6개실로 구성되며, 전체 임직원수는 170여명 규모로 출범한다.

롯데지주 새로운 심벌마크. 사진=롯데지주 제공
롯데지주 새로운 심벌마크. 사진=롯데지주 제공

◆ 창립 50주년 비전 ‘Lifetime Value Creator’ 의미 담긴 심볼도 발표

롯데지주는 지주회사가 별도의 사업 없이 자회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관리하는 순수지주회사로서, 자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영평가와 업무지원, 브랜드 라이선스 관리 등의 역할을 하게 된다. 또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룹의 사업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신규 사업 발굴 및 M&A 추진 등을 수행할 계획이다.

롯데지주의 주 수입원은 배당금, 브랜드 수수료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브랜드 수수료는 각 회사의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제외한 금액의 0.15% 수준이다.

롯데는 지주회사의 출범에 맞춰 새로운 심볼마크도 선보였다. 새로운 심볼은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아 롯데그룹이 새롭게 제정한 비전인 ‘Lifetime Value Creator’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고 롯데그룹 측은 설명했다. 이 비전에는 고객의 전 생애에 걸쳐 최고의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롯데의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이다.

심볼의 둥근 마름모꼴은, 롯데의 새로운 터전이 된 잠실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의 부지를 조감(鳥瞰)했을 때의 모양을 본 떳다. 좌측 하단의 점은 고객의 ‘삶의 시작’을, 연속되는 선은 롯데와 더불어 풍요롭게 흐르는 ‘삶의 여정’을 표현한다. 부드러운 곡선의 형태는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속 여주인공인 ‘샤롯데’의 영원한 사랑에서 영감을 받았다. 심볼의 전체적인 색감과 이미지는 따뜻하고 친근하나, 시각적으로는 굳건하며 안정적이다. ‘Lifetime Value Creator’의 약자인 L, V, C로도 읽힐 수 있는 형태이다.

지난 2016년 10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주사 설립 등을 통해 그룹의 조직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등을 발표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넥스트데일리 DB
지난 2016년 10월 2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주사 설립 등을 통해 그룹의 조직 투명성을 강화하는 내용등을 발표하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넥스트데일리 DB

◆ 지배구조 단순화돼 경영투명성 제고, 신동빈 회장 경영권 강화

롯데지주의 출범으로 롯데그룹의 순환출자고리는 기존 50개에서 13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순환출자고리 해소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됨으로써 경영투명성이 제고됨은 물론, 사업과 투자부문간의 리스크가 분리됨에 따라 경영효율성 역시 높아질 것으로 롯데 측은 내다봤다.

주주중심의 경영문화도 강화된다. 그동안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인해 저평가됐던 기업가치에 대해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해 상당한 주가상승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는 지난 8월 롯데쇼핑, 롯데칠성, 롯데제과, 롯데푸드 등 4개 회사의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고, 중간배당도 적극 검토할 계획을 밝히는 등 주주친화정책 강화에 속도를 내왔다.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 경영권도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13.0%이다. 신 회장 가족들의 지분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3.6%,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2.0%이다. 현재도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0.3%에 불과하다. 특히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율은 4.5%에 그쳐 한국의 롯데계열사들이 가지고고 있는 지분(27.2%)에 비중이 크게 낮다.

이날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지주사 출범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황각규 롯데지주㈜ 공동 대표이사는 “이번 지주회사 출범은 국민께 ‘변화하고 혁신하는 롯데’를 만들겠다고 약속 드렸던 것을 실현하는 본격적인 걸음”이라며 “100년 기업을 향한 롯데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또 “롯데그룹이 국내에서 갖는 위상에 걸맞게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다하며, 더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향후 계획도 전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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