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통업계에 때아닌 로봇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하게 음악이나 몇몇 동작 등을 반복해 즐거움을 주던 1차원적인 기능을 뛰어 넘어 고객에게 적절한 상품을 제안하고 자세한 매장 안내까지 해준다. 외국인 고객에게 통역서비스는 물론 사진 인화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유통업계 최초로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인공지능 기반 통역 기술이 적용된 말하고 움직이는 로봇 쇼핑 도우미 '쇼핑봇'을 선보였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국내 유통업계에 때아닌 로봇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하게 음악이나 몇몇 동작 등을 반복해 즐거움을 주던 1차원적인 기능을 뛰어 넘어 고객에게 적절한 상품을 제안하고 자세한 매장 안내까지 해준다. 외국인 고객에게 통역서비스는 물론 사진 인화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유통업계 최초로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인공지능 기반 통역 기술이 적용된 말하고 움직이는 로봇 쇼핑 도우미 '쇼핑봇'을 선보였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국내 유통업계에 때아닌 로봇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하게 음악이나 몇몇 동작 등을 반복해 즐거움을 주던 1차원적인 기능을 뛰어 넘어 고객에게 적절한 상품을 제안하고 자세한 매장 안내까지 해준다. 외국인 고객에게 통역서비스는 물론 사진 인화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미국의 '아마존에코'와 '아마존고', 일본의 '고객 응대 로봇' 사례처럼 한국에서도 가정에서 IoT 기기로 손쉽게 상품을 주문하고, 매장에서는 로봇과 대화하며 상품을 고르고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 없이 무인 계산대에서 상품을 결제하는 시대가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먼저 현대백화점은 지난 8월 유통업계 최초로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점에 인공지능 기반 통역 기술이 적용된 말하고 움직이는 로봇 쇼핑 도우미 '쇼핑봇'을 선보였다.

외국인 고객이 많이 찾는 점포 특성을 고려해 기존 외국어 통역 담당 직원(4명) 외에 로봇도 배치해 고객 쇼핑 편의를 한층 제고하는 한편 '펀(Fun)'적 요소를 가미해 새로운 볼거리도 제공하고 있다.

쇼핑 정보 제공 기능을 갖춘 로봇 쇼핑 도우미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인공지능(AI) 통역 기술이 적용된 로봇을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국어 통역 서비스는 물론 노래·춤 등 엔터테인먼트기능과 매장 및 편의시설 안내 기능 등이 탑재돼 있다.

쇼핑봇에는 한국어 기반 음성인식 통역 소프트웨어인 '한컴 말랑말랑 지니톡'이 탑재됐다. 지니톡은 국내 대표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한글과컴퓨터'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공동으로 독자 개발한 기술이다.

한글과컴퓨터 관계자는 "지니톡은 AI기반에 인공신경망번역기술(NMT)을 적용해 문장의 맥락과 어순까지 고려해 정확도가 높은 번역 결과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라며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하면 할수록 향상된 번역결과를 제공한다"라고 설명했다.

통역 서비스는 우선 영어·일본어·중국어로 제공되며, 향후 프랑스어·독일어·러시아어·아랍어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매출비중이 높은(약15%) 현대시티아울렛 동대문에 쇼핑봇을 우선적으로 선보인 뒤 향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압구정본점·무역센터점 등에도 쇼핑봇을 배치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면세점 오픈을 앞둔 무역센터점의 경우 기존 15명의 전문 통역 담당 직원에 쇼핑봇도 추가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편의를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쇼핑봇은 특히 고객의 새로운 쇼핑 경험을 위한 엔터테인먼트 기능도 갖췄다. 고객 움직임을 인식해 고객을 따라다니면서 클래식·가요 등 노래를 들려주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거나 사진 촬영 서비스도 가능하다. 이밖에 매장 위치 설명, 서비스 시설 가이드 등 기본적인 쇼핑 안내 기능도 갖췄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IT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객들의 쇼핑 편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고객들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쇼핑봇'이외에도 지난 1월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 스스로 이동하며 유명 애니메이션 캐릭터 전문 성우의 목소리로 '그림책' 내용을 설명해주는 '로봇 도슨트 모모'와 지난 5월 오픈한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에 안내 기능을 갖춘 '퓨처로봇'을 도입한 바 있다.

국내 유통업계에 때아닌 로봇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하게 음악이나 몇몇 동작 등을 반복해 즐거움을 주던 1차원적인 기능을 뛰어 넘어 고객에게 적절한 상품을 제안하고 자세한 매장 안내까지 해준다. 외국인 고객에게 통역서비스는 물론 사진 인화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8~22일까지 최근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 토이킹덤에 선보인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국내 유통업계에 때아닌 로봇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단순하게 음악이나 몇몇 동작 등을 반복해 즐거움을 주던 1차원적인 기능을 뛰어 넘어 고객에게 적절한 상품을 제안하고 자세한 매장 안내까지 해준다. 외국인 고객에게 통역서비스는 물론 사진 인화 등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도 제공한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8~22일까지 최근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 토이킹덤에 선보인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사진=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 18~22일까지 최근 문을 연 스타필드 고양 토이킹덤에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보였다.

사람과 자연어로 대화하고 몸을 움직이고 눈도 맞추는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Humanoid Robot·인간을 닮은 로봇)이 실제 쇼핑 매장에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이마트의 인공지능 로봇은 일본 소프트뱅크 로보틱스사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나오(Nao)’에 미국 IBM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플랫폼인 '왓슨(Watson)'을 탑재했다. 서비스를 위해 필요한 모든 프로그램은 이마트가 자체적으로 개발했다고 한다.

‘나오’는 키 58㎝에 사람처럼 눈, 팔, 다리가 달렸으며 자연스럽게 손짓, 몸짓, 목소리 등을 통해 의사 전달을 할 수 있다. 이 로봇은 매장에서 사람의 말 소리에 눈을 맞추고 상황에 맞는 대화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트가 로봇 서비스를 토이킹덤에 선보이는 이유는 호기심 많은 어린이 고객들이 쇼핑을 하면서 로봇과 함께 꿈을 키우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눈 앞으로 다가온 '쇼핑의 미래'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또 인공지능 로봇에게 실제 고객 응대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소매 분야의 4차 산업혁명을 앞당기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 로봇은 매장에서 고객 응대 경험을 쌓은 뒤 이마트의 'S-랩' 연구실로 돌아와 인공지능 관련 연구에 쓰일 계획이다.

인공지능 로봇이 토이킹덤 고양점에서 고객에게 제공한 서비스는 크게 4가지.

우선 로봇이 고객의 얼굴을 보고 나이, 성별 등을 판단해 '콩순이', '시크릿쥬쥬', '헬로카봇', '건프라' 등 적합한 행사상품 완구를 추천했다. 3~4세 여아에게는 '콩순이'를, 5~6세 남아에게는 '헬로카봇'을, 어른에게는 '건프라'를 추천해주는 식이다.

매장 안내 서비스도 담당했다. 예를 들어 고객이 "공룡인형 어딨니?"라고 물어보면 '한사토이' 섹션의 지도를 보여주는 형태로 이뤄졌다.

또 놀이 기능으로 '음성 퀴즈' 서비스가 있다. 로봇이 음성으로 아이들에게 단답형 퀴즈를 내면 아이들이 맞추는 형태다. 가령 "로보카폴리의 소방차 이름은?", "겨울왕국 주인공의 이름은?" 등으로 3~6세 어린이들이 가볍게 맞출 수 있는 수준이다.

'연주와 놀이' 서비스도 벌였다. 로봇이 기타와 섹소폰 연주를 흉내내거나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원숭이 등의 동물 흉내도 냈다.

아직은 단답형 수준의 간단한 대화와 안내 기능에 그치지만 이마트는 향후 ‘왓슨(Watson)’의 인공지능 플랫폼과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딥러닝(Deep Learning) 등의 기술을 통해 AI 분야를 더욱 발전시켜 고객 맞춤형 상품 안내, 결재 간소화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의 도입과 연구는 이마트 내 디지털 기술 연구 조직인 ‘S-랩’이 주도했다.

이마트는 유통과 IT의 결합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꼽히는 가운데 지난 2014년 12월 미래 생활상을 연구하고 첨단 IT 기술을 쇼핑과 접목시키는 전문가 집단인 'S-랩'을 설립했다.

S-랩은 그동안 로봇, 미래 매장의 설계, 쇼핑과 IoT(사물인터넷)의 접목, AR(증강현실)과 VR(가상현실) 분야의 기술 검토, 매장 디지털화 등 유통 분야에서 일어날 디지털 혁신 기술들을 실제에 적용하는 실험을 진행해왔다.

이마트는 미래의 쇼핑 환경을 혁신하고자 하는 첫 신호탄으로 로봇을 공개하고 순차적으로 S-랩의 연구 성과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이마트는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해 일렉트로마트에 전기자전거부터 전기오토바이, 전기차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풀 라인업으로 갖추고, IoT 스마트홈 시스템을 판매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또 오는 10월에는 죽전점을 시작으로 '디지털 사이니지'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바창현 이마트 S-랩 미래기술팀장은 "S-랩은 고객의 편리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디지털 혁신 기술들을 연구하고 있다"며 "이제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을 시작으로 한국에서도 본격 디지털 쇼핑 환경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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