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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의중앙선 열차 추돌사고'보다 심각한 코레일의 '상황대처'…애꿎은 시민들 발 묶여 '분통'

발행일시 : 2017-09-14 11:00
지난 13일 시운전 중인 기관차가 추돌하며 경의중앙선 열차 운행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하지만 코레일의 상황대처가 미흡해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은 오전 10시55분 청량리를 출발해 안동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 사진=황재용 기자 <지난 13일 시운전 중인 기관차가 추돌하며 경의중앙선 열차 운행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하지만 코레일의 상황대처가 미흡해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사진은 오전 10시55분 청량리를 출발해 안동으로 가는 무궁화호 열차. 사진=황재용 기자>

지난 13일 새벽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수송지원을 위해 시운전 중인 기관차가 추돌하며 경의중앙선 열차 운행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하지만 코레일의 상황대처가 미흡해 시민들이 분통을 터뜨렸다.
 
코레일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30분께 경의중앙선 양평역과 원덕역 중간 지점인 경기도 양평군 양평읍 도곡리 서울 방향 선로에서 시운전 중인 기관차가 앞에 멈춰 있던 시운전 기관차를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는 이날 오전 4시 서원주역을 출발한 기관차가 열차자동방호장치(ATP·Automatic Train Protection) 작동 등 신호체계를 점검하다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로 40대 기관사가 한 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이에 자동방호장치 작동 여부에 이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 사고로 중단됐던 경의중앙선 열차 운행은 오전 7시35분부터 한 선로로 상·하행선 열차를 교차시키는 방식으로 재개됐다. 이후 오후 1시35분께 복구작업이 마무리되면서 정상화됐다. 다만 이후에도 사고지점 부근에서는 열차가 시속 25㎞ 속도로 서행했다.
 

코레일 측이 오전 10시55분 열차를 타려던 고객에게 100% 환불을 해줬지만 매표소 한 창구에서만 환불이 가능해 승객 모두가 기다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황재용 기자 <코레일 측이 오전 10시55분 열차를 타려던 고객에게 100% 환불을 해줬지만 매표소 한 창구에서만 환불이 가능해 승객 모두가 기다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사진=황재용 기자>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비상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 코레일이었다. 우선 출근시간부터 열차 운행이 지연되면서 많은 시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왔다. 사고지점 부근에서는 모든 열차가 서행하면서 열차 도착과 출발 시간이 모두 늦어졌다.
 
게다가 청량리역에서 중앙선과 태백선을 이용하려는 승객이 큰 불편을 겪었다. 청량리역 및 코레일 관계자들이 이 사고 직후 역 내에 안내방송을 제때 하지 않아 열차는 타려는 대부분 시민들은 이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특히 오전 10시55분 안동행 열차를 기다리던 고객들은 청량리역 측이 계속 말을 바꿔 한동안 이동하지 못하고 역 내에 머무르며 분통을 터뜨렸다. 안내방송을 듣지 못한 승객들은 열차를 타기 위해 승강장으로 이동해 열차에 탑승했지만 출발시간이 넘어선 후 여객전무가 열차 내 방송을 통해 1시간 후 출발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렇지만 이는 다시 오후 1시 출발로 바뀌었다. 이에 불만이 쌓인 승객들이 청량리역 관계자에게 열차 출발시간을 재차 묻자 이 관계자는 '1시도 장담하지 못한다'며 앞선 말을 다시 뒤집었다. 승객들은 역 관계자들의 무책임함에 강하게 항의했는데도 청량리역 관계자와 코레일 직원들은 100% 환불이 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사고 후 열차 운행에 관한 공지가 필요했지만 코레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다만 오후12시10분 열차의 예매만을 막아놨다. 사진=코레일톡+ 화면 캡처 <사고 후 열차 운행에 관한 공지가 필요했지만 코레일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다만 오후12시10분 열차의 예매만을 막아놨다. 사진=코레일톡+ 화면 캡처>

또 모바일로 열차 티켓을 구입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코레일톡+'에서는 어떤 공지도 올라오지 않았다. 오전부터 코레일톡+에서는 평상시와 같이 티켓 예매가 가능했고 이에 모바일로 표를 구한 사람들은 청량리역에 와서야 열차가 지연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코레일 측은 코레일톡+에서 오전 10시55분 열차 다음 열차인 오후 12시10분 열차 예약만을 막아놨을 뿐이다.
 
10시55분 열차표 환불 역시 쉽지 않았다. 100% 환불은 됐지만 청량리역 측이 매표소 여러 창구 중 한 창구만을 이용해 환불을 진행했다. 열차 출발이 2시간 이상 늦어지는 상황에서 승객 대부분이 환불을 위해 매표소로 이동했지만 사람들이 한 번에 몰리면서 장시간 기다려야 하는 불편까지 겪어야 했다.
 
몇몇 시민이 창구를 더 열라고 요청했지만 다른 열차표를 예매하는 승객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청량리역 측의 답변만 돌아왔다. 휴대용 예매기 등을 이용해 예매를 진행하고 다른 창구에서도 환불받을 수 있게 조치하라고 하는 시민도 있었지만 이마저도 무시당했다.
 
안동으로 가기 위해 10시55분 열차를 타려고 했던 한 시민은 "열차 사고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이해가 가지만 코레일과 청량리역 측의 대처가 너무 미흡하다. 100% 환불보다 적절한 대처와 안내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어 "열차를 탈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있는 만큼 코레일과 청량리역 관계자들은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청량리역 측 관계자는 "양평에서 사고가 발생해 우리 쪽에서 정확한 운행 재개 시간을 알 수 없었다.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고 시민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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