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공룡이 살았다. 잘 살다가 날씨가 추워져서 다 죽었다.” 는 이야기가 있다. 환경 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은 유기체의 숙명이다. 경영 환경 변화와 이에 따른 대응은 스타트업을 비롯한 모든 기업의 숙명이다. 예외는 없다. 기업에서 변화와 대응에 대한 최종 책임을 가진 사람은 CEO이다. CEO는 최고의사결정권자이자 최고경영자로서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경영활동을 전개하여 주어진 환경과 상황 속에서 성장 발전을 지속하며, 환경과 상황이 변화하면 이를 감지하고 간파하여 변화하는 상황에 맞게 최선을 다해 대응해 나가야 한다.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고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도 이 점에서는 마찬가지이다. 아니면 옛날의 공룡처럼 죽는다.

대기업이라 할지라도 과거와 같이 대마불사의 위용을 부린다고 통하지 않는다. 변화하는 경쟁환경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혁신적 적응만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다. 대기업도 이런데 스타트업은 말할 것도 없다. 규모가 작고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신생기업이라는 점은 지원의 대상이라는 점을 어필하기가 좋다. 하지만, 작다는 것을 지나치게 호소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작은 기업이 살아 남으려면 항상 시장 속에 있어야 하고, 민첩하고 영리해야 한다. 자신의 뿌리가 어떻게 변하는지 본능적으로 감지할 수 있어야 하며, 변화하는 상황에 민첩하고 영리하게 대처해야 한다. 이런 점을 간과하고 작기 때문에 보호받아야 된다는 논리 만으로는 시장에서 경쟁하고 살아 남을 수 없다. 만일 작은 기업이 공룡처럼 비대한 사고와 둔한 몸놀림을 가지는 경우는 없는가? 시장과 괴리된 아집을 부리는 경우는 없는가? 그렇게 되면 언제나 길은 하나이다. 공룡처럼 된다. 작은 기업이 온실만 찾는 모습이나 크기만 작았지 움직임과 생각이 비대한 모습은 거대한 공룡의 생존 조건과 다르지 않다. 죽어가는 공룡이 환경변화를 탓하며 추위를 막아 줄 거대한 온실이 없는 것을 한탄하는 것이 현명한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스타트업 벤처기업은 규모에 맞게 민첩하고 영리해야 한다. 더불어, 세상의 거친 풍파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야성이 있어야 한다. 경영환경과 시장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신속하게 혁신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지원은 실효성이 없고 너무 형식적이다. ‘정부가 이러이러한 것을 지원해 주지 않는다.’ 하는 탓을 할 여유도 없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기업의 핵심역량과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하고 오로지 시장에서 인정받고 성공하겠다는 강한 야성만이 혁신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벤처기업의 꿈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작지만 강한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작은 기업은 작은 기업으로서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할 때 가능하다는 얘기는 틀린 말이 아니다. 어쩔 수 없어서 작은 기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동력과 문화를 가진 기업을 추구할 때 성공할 수 있다. 많은 기업이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한편에 이를 약화시키고 어쩌면 중소기업의 도전정신과 생존의식을 약화시키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 시스템에 너무 의존할 필요는 없다. 정부의 셀 수도 없이 많은 기업지원제도의 일차적 이해당사자는 공무원과 정부 자신이다. ‘No job, No position’의 원칙 없이, 자신들도 성과와 실효를 확신하지 못하는 사업을 양산할 뿐이며, 가뜩이나 험난한 기업들을 더욱 험난하게 만들고 있다. 물론 시작하는 기업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고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스타트업 벤처기업이 성공할 수 있는 길은 항상 시장 속에 있으며, 작은 만큼 영리하고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다. 추위가 오는 것을 느끼지 못하거나 추위를 막을 온실을 다른 누군가에게 요구하는 것은 생존 조건이 아니다. 지원책은 기업답게 생존하고 발전하는 것을 말 그대로 ‘지원하고 도울 수 있을’ 정도로 인식하고 활용해야 한다. 아니면 이것이 발목을 잡고 가는 길을 가로 막을 수 있다. 사업은 결국 시장에서 승부를 내야 한다.

심규태 ktshim@cfoschool.com 2000년부터 한국CFO스쿨을 통하여 CFO 직무와 역할을 본격적으로 한국에 도입하였으며, 스타트업과 벤처기업 성공을 위해서는 CEO의 기업가 정신과 제대로 된 CFO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고 있다. 특히, 제대로 된 재무적 기업가치창출 경영을 위해서는 유능한 CFO 육성과 CEO 재무리더십 강화를 필수 조건으로 보고 있다. 현재 한국CFO스쿨 대표이자 부설 스타트업 아카데미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이 칼럼은 Nextdaily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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