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보스톡 공항 내부
블라디보스톡 공항 내부

공항까지 200m정도의 거리인데 차를 타고 빙빙 돌아서 가는 것이 의아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르시내에 호텔을 잡을 걸 그랬다. 아르튬에서 공항가는 것보다 더 먼 길을 돌아가는 듯 싶다. 국제선과 국내선이 한 건물 안에 함께 있다. 보안검색을 마치고 들어가서 체크인을 했다.

공항 라운지
공항 라운지

배가 고파서 라운지에 가서 아침을 먹었다. 맥주를 비롯한 알콜음료는 따로 돈을 내고 먹어야 한단다. 콤파트형 테이블마다 텔레비전이 달려있다. 우리 테이블에도 텔레비젼이 붙어있는데 소 귀에 경읽기다.

기내 면세품 구입
기내 면세품 구입

국내선 구간인데도 기내 면세품을 판매한다. 목록을 보니 유혹적인 물품이 많다. 특히 러시아산 화장품들 재료들이 좋아보인다. 설명을 읽어보니 다 사고싶다. 캐비어 등 천연재료를 쓴다니 더 끌린다. 일단 써보려고 몇개 샀다.

비행기에서 본 캄차카반도
비행기에서 본 캄차카반도

비행기는 3시간 정도 날아서 캄치카반도의 중심도시 페트로파블로브스크에 도착했다.

페트로파블로브스크에 도착
페트로파블로브스크에 도착

공항은 임시 막사처럼 보인다.

공항에서 보는 설산
공항에서 보는 설산

공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고 했더니 직원이 못찍게한다. 공항이 시원찮아서 창피한가보다. 택시기사한테 숙소까지 얼마냐고 물으니 1500루블 달라고 한다. 여름 한철 장사지만 심하다.

마슈르카 타고 시내숙소로 이동
마슈르카 타고 시내숙소로 이동

마슈르카와 버스를 갈아타니 200루블도 안들이고 숙소에 도착했다. 우리가 도착하니 주인이 나와 방으로 안내해준다. 넓직한 방이 맘에 든다. 대충 짐 풀고 투어를 알아보러 나갔다.

관광안내소에서
관광안내소에서

숙소 근처 투어샵에 갔더니 영어를 못한다면서 영어 가능한 관광인포메이션을 알려준다. 들어가보니 사무실이 꽤 크다. 영어 가능한 직원의 이름은 마리아다. 마리아는 우리 일정으로 가능한 투어들을 알아봐준다. 남편이 가장 하고 싶어하는 투어는 헬기투어다. 다행히 오늘 내일까지는 일기예보가 좋다. 다른 거 다 젖혀놓고 헬기투어부터 하기로 했다. 9시간 걸리는 헬기 투어는 두사람 가격이 150만원 정도다. 게다가 현금 지불만 가능하단다. 햄버거하나를 사도 카드결제가 가능한 나라인데 백만원 넘는 돈이 카드결제가 안된다니 이해가 안된다. 이유가 대충 짐작은 가지만 그냥 내기로 했다.

문제는 숙소 예약을 오늘 하루만 해놓아서 고민이다. 내일 오전 9시에 픽업한다는데 짐을 싸서 맡겨놓을 곳이 없다. 마리아가 열심히 알아보더니 페트로파블로브스크 호텔이 오늘부터 15일까지 숙박가능하단다. 거주자등록도 해야해서 호텔에 하루는 자야하는데 잘되었다. 이 동네에서 두번째로 좋은 호텔이라니 잘되었다 싶다. 숙소에 가서 짐을 챙겨서 열쇠를 반납하고 나왔다. 다행히 비싼 숙소는 아니라 크게 아까울 것도 없다. 택시를 타고 페트로파블로브스크호텔로 가자고 했다. 택시요금이 미터제인데 모바일폰에 요금이 표시된다. 미터기요금이라 그런지 기사는 먼 길 빙빙 돌아 호텔에 내려준다. 여행하다보면 허구헌날 당하는 일이라 이젠 아무렇지도 않다. 웃으며 인사했다. 쓰파씨파라고 인사하니 기사는 신나서 빠쟐스따라 한다. 좋은 게 좋다. 속아주는 사람은 죄가 없다. 속이는 놈이 죄가 많다.

이 동네에서 제일 좋은 호텔은 성수기에는 방을 구할 수가 없다. 두번째로 크고 좋은 호텔이라 해서 기대를 했는데 방을 보고 토할 뻔 했다. 스탠다드룸이라지만 하룻밤에 120불인데 방은 히말라야롯지수준이다. 캄차카반도의 현실이 와 닿는다.

방은 실망스럽지만 힘들게 예약한 거라 이해하고 즐겁게 생각하기로 했다. 수영복도 사고 저녁도 먹을 겸 나갔다. 스포츠매장가서 수영복사고 헤스버거에 가서 버거와 치킨 감자튀김등을 시켜먹었다. 원하는대로 주문해서 제대로 먹으니 뿌듯하다. 러시아말이 조금씩 느는 느낌이다.

우리가 묵는 호텔이 시청근처인데다 번화가인듯 싶은데 거리나 건물들이 삭막하다. 아직은 첫날이라 사정을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본토와 단절된 현실이 와 닿는다. 비행기로만 올수있는 곳인데다 여름 한철이 성수기다 보니 이해는 된다. 동네 자체는 거의 볼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눈길만 돌리면 보이는 아름다운 자연풍광 때문에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된다. 힘들게 온 캄차카반도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자.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