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에서 아키텍처라는 용어는 제임스 마틴(James Martin) 박사의 ‘정보공학(Information Engineering) 방법론’이 보급되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정보공학 방법론은 엔터프라이즈의 비즈니스 목표와 전략을 수행하는 정보시스템을 갖추는 활동과 결과물(Deliverables)로 구성되어 있다.

방법론의 첫 번째 단계(Stage 혹은 Phase)는 정보전략기획(Information Strategy Planning) 단계로 엔터프라이즈의 비즈니스 목표와 전략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과 데이터에 대한 최상위 틀, 즉 체계를 정립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엔터프라이즈 차원의 최상위 틀을 ‘아키텍처’라 부르고 ‘체계’로 번역하여 결과물을 만들기도 한다. 정보전략기획(ISP)의 결과물 중 가장 중요한 아키텍처는 정보 아키텍처로 엔터프라이즈의 비즈니스 목표와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과 데이터, 상호연관관계(Interaction) 모델로 정립한다. 엔터프라이즈의 정보 아키텍처는 정삼면체의 최상위에 위치하며 정보시스템을 갖추는 동안, 분할과 정복(divide and conquer) 과정을 통해 생성되는 모든 객체들을 제어한다.

정보 아키텍처는 활동과 데이터, 상호연관관계 모델로 구성되는데, 세 모델은 독립적이면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정련하여 완성되며 모델간의 상호연관관계 분석을 통해 품질이 높아진다. 정보공학방법론에서는 데이터 모델을 정보 아키텍처 구성요소에서 하위 결과물로 보았고 데이터와 정보의 관계를 메타(meta)적 관계로 정의했다. 데이터와 정보에 대한 메타적 관계는 리파지토리 (Repository 정보저장소)에 함께 담겨 장기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정보공학이 태동되던 비슷한 시기에 존 A. 자크만(John A. Zachman)과 존 F. 소와(John F. Sowa)가 IBM 시스템 저널 지에 실은 두 편의 논문은 자크만 프레임워크(Zachman Framework)로 다시 태어나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의 기초가 되었다. 엔터프라이즈를 6하원칙(What, How, Where, Who, When, Why)과 6 계층 관점으로 36개의 셀로 아키텍처를 정의해서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내에서의 ‘What’ 과 ‘기획자 관점’의 셀을 정의해 데이터 아키텍처를 갖춘다.

1992년에 스티븐 H. 스피와크(Steven H. Spewak)는 자신의 저서 ‘Enterprise Architecture Planning: Developing a Blueprint for Data, Applications, and Technology’ 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실현하기 위한 데이터, 어플리케이션, 기술 아키텍처를 수립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자크만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데이터(What)과 애플리케이션( How) 아키텍처를 정의하고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하는 아키텍처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키텍처를 논의할 때 관점의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비즈니스와 기술의 지향성과 연계이다. 전산화 시대에서는 전산 기술이 우선시 되어 기술자들에 의해 현업이 수행하는 업무를 분석하여 모델로 만들었지만, 정보화 시대에서는 비즈니스와 정보에 대한 전략을 기획하는 아키텍트들이 아키텍처를 정립한다. 위에서 서술한 프레임워크와 방법론들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아키텍처에 기반하여 데이터와 정보 아키텍처가 정립되어야 함을 주장한다. 다음 단계로 데이터와 정보 아키텍처는 기술 아키텍처와 결합하여 정보시스템이 갖추어지는 전 과정을 제어하도록 한다.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는 엔터프라이즈가 태어나서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는 동안, 자신에 대한 틀을 정립해 놓은 것으로 지속적인 관리 및 평가, 피드백이 요구된다. 위의 세 가지 방법론은 오래 전부터 아키텍처를 정립하는 접근방식으로 본질적이고 개념적인 차이는 없고 현 시대적 변화에 대한 수용은 반구조적(Semi-structured), 비구조적(Unstructured) 데이터 형태와 같은 다양한 대상으로 넓혀 나가는 거 뿐이다.

그러면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의 정립과 데이터와 정보 아키텍처의 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관리에 대한 증거는 정립된 아키텍처를 리파지토리에 담아놓고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활동의 결과인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다. 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기술자들의 단기적인 시각이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비즈니스 맨들의 장기적인 관점이 중요하다. 데이터와 정보아키텍처는 비즈니스 아키텍처를 실현해 가는 과정에 대한 현황을 이해하고 평가하여 조정할 수 있도록 해준다.

결론적으로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IoT와 같이 데이터가 넘쳐나고 신사고를 외치는 시대에 엔터프라이즈 아키텍처 중심인 데이터와 정보 아키텍처를 정립하여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은 필수불가결하다. 그 이유는 데이터와 정보 아키텍처가 엔터프라이즈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이재관 objectjk@gmail.com 필자는 30년 전, 중소엔터프라이즈 전산화를 위해 프로그래머로부터 출발하여 광양제철소 생산공정 진행을 위한 데이터베이스의 데이터 정합성을 관리하며 데이터 품질 분야에 첫 발을 내디뎠다. 제임스 마틴 박사의 정보공학방법론에 매료되어 엔터프라이즈와 정부기관의 정보전략기획 및 정보시스템 구축 이마프로젝트를 위한 컨설팅을 수행하였다. 최근 2년전에 DAMA International의 Korea Chapter를 설립하여 엔터프라이즈 데이터 매니지먼트(eDM) 프레임워크를 연구하며 세계의 데이터 매니지먼트 그룹들과의 연계와 지식을 보급하는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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