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사진=게티이미지 제공

정부가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전국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마치고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에 큰 해를 끼칠 수준은 아니라지만 소비자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1일 합동 브리핑을 열고 전수조사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기준치 이상이나 금지된 살충제가 검출된 49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 451만개를 압류해 폐기하고 있으나 35만개의 계란이 이미 가공품으로 유통됐다고 밝혔다.

식약처와 농식품부는 지난 14일 최초로 살충제가 검출된 계란을 확인한 후 전국 1239개 산란계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또 농장에서 이미 출하돼 유통 중인 계란의 살충제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대형마트와 수집판매업체, 집단급식소 등의 계란도 수거해 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49개 농장의 계란이 유통됐다. 정부는 수집판매업체와 마트, 도소매업체 등 1617곳을 조사해 이들 농장에서 나온 계란 451만개를 압류했으며 농가로 반품된 243만개를 폐기했다. 이는 지난달 1일 이후 49개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의 15∼20% 정도 수준이다.

여기에 9개 제조가공업체 중 3개 업체가 부적합 계란 34만8000개를 공급받아 가공했으며 이를 뷔페식당 또는 마트·소매점 등에 판매했다. 이에 정부는 소진되고 남은 제품을 즉각 폐기 조치했다.

식약처는 소비자가 가장 우려하는 건강 위해평가 조사도 함께 실시했다. 국민 중에서 계란을 가장 많이 먹는 상위 2.5%가 살충제 최대 검출 계란을 섭취한다는 최악의 조건을 설정, 살충제 5종의 위해평가를 진행했다.

평가 결과 성인을 기준으로 평생 매일 2.6개의 계란을 먹어도 괜찮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가장 우려가 큰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을 하루 동안 1∼2세는 24개, 3∼6세는 37개, 성인은 126개를 먹어도 위해하지 않다고 식약처는 전했다.

식약처는 가장 많은 농장에서 검출된 비펜트린에 최대로 오염된 계란을 3∼6세는 11개, 성인은 39개까지 먹어도 위해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식약처는 친환경 인증 농장에서 잔류 허용기준치 이하로 검출된 디클로로디페닐트라클로로에탄(DDT), 클로르페나피르, 테트라코나졸 등 3종의 위해평가를 추가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앞으로 계란의 난각(계란껍데기)코드 표시의 위변조 행위를 지도·감독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4가지인 표시방법도 일원화 할 예정이며 판매되는 모든 계란은 앞으로 식용란선별포장업자를 통해 수집·판매돼야 한다.

하지만 소비자의 불안은 여전하다. 이번 조사 결과 정부가 안전하다고 결론 내렸지만 부실한 전수조사로 재검사와 보완조사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수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살충제 성분이 다수 나오면서 소비자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이날 정부는 전수조사와 보완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받은 농가 중 7개의 난각코드를 또 수정했다. 난각코드를 확인하고 수기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의 신뢰가 깨진 상황이라 불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 이미 살충제 성분이 나온 계란 35만개는 가공돼 유통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전수조사를 벌이면서 여러 실수가 나와 신뢰도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후속조치가 이어지고 식품 안전관리를 강화한다고 해도 소비자의 우려가 당분간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