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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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충제 계란' 파문이 전국으로 급격히 확산되고 있어 비상이 걸렸다. 대형마트가 판매를 재개했지만 국민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 경기도 남양주의 한 산란계 농장의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되면서 전국 1239개 산란계 농가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농장에서 이미 출하돼 유통 중인 계란의 살충제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대형마트와 수집판매업체, 집단급식소 등의 계란을 수거해 조사 중이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처가 발표한 1차 조사 결과 전날 확인된 경기 남양주(08마리)와 광주(08LSH)에 이어 경기 양주(08신선농장), 강원 철원(09지현), 전남 나주(13정화), 충남 천안(11시온), 전남 순창 등의 농장에서 생산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에 따르면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농장은 전날 발견된 경기도 남양주 마리농장과 강원도 철원 지현농장 등 2곳이다. 이와 함께 15일 경기도 광주 우리농장에서 '비펜트린' 성분이 검출됐고 양주 신선2농장, 충남 천안 시온농장, 전남 나주 정화농장, 전북 순창 등 5곳에서도 비펜트린이 나왔다.

그중 시중에 유통 중인 계란 제품 '신선 대 홈플러스(시온농장)'와 '부자특란(정화농장)'은 비펜트린의 기준치를 초과했다. 이 제품들은 모두 홈플러스에서 판매하는 PB 상품으로 부자특란은 기준치의 무려 21배 수준의 비펜트린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양주 신선2농장을 제외한 나머지 6개 농장 모두가 친환경 인증을 받은 만큼 이들에게 인증 취소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치가 이뤄질 수도 있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은 "피프로닐은 닭에 사용해선 안되는 성분이다. 피프로닐 검출 계란은 무조건 전량 회수·폐기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계란은 물론 계란을 이용해 만든 식품의 섭취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 파문이 발생하자 세계보건기구(WHO)가 피프로닐의 과다 섭취를 경고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계란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연이어 터진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계란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추석 성수기를 앞두고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닸는 얘기다. 사태가 지속되면 계란 가격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이마트와 롯데마트, GS25와 GS슈퍼마켓, 티몬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계란의 판매를 재개했다. 이마트는 16일 오후 3시부터 전국 146개 점포에서 계란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롯데마트도 계란을 납품받는 50개 업체 중 1차 조사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된 업체의 물량을 풀었다.

황재용 기자 (hsoul38@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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