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최초로 한여름 밤 도심 한복판에서 아마추어 조각가들이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발휘해 눈전시회를 펼칠 예정이어서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게 된다.

크라운-해태제과(회장 윤영달)는 12일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임직원 600명이 참여해 눈조각 300개를 만드는 '한여름밤 눈조각전'을 연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시가 '문화바캉스'를 주제로 개최하는 '서울문화의 밤' 축제의 일환으로 준비했다. 전 세계적으로 처음 시도되는 여름철 대규모 눈조각 전시회로 시민들에게 시원한 여름밤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한여름밤 눈조각전'의 주제는 '평화'와 '광복'. 서울 광화문광장 역사물길을 따라 700m 거리에 설치된 눈블럭을 오후 6시부터 2시간 동안 동시에 조각한다. 눈블럭 한 개의 크기는 높이 160㎝, 가로x세로 110㎝로 1개의 무게만 1.5톤에 달한다.

30도를 웃도는 기온이 조각이 쉽게 녹을 것으로 여기기 쉽다. 하지만 두께가 1m가 넘어 무더위에도 잘 녹지 않아 긴 시간 동안 작품 감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업체 측의 설명이다.

눈조각이 자연스럽게 녹으면서 의도성 없이 연출되는 소멸의 미(美)도 특별한 볼거리이다.

이날 눈조각 작품을 만드는 조각가들은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이다. 이들은 '평화의 선율', '광복의 물결' 등 '평화'와 '광복'을 주제로 구상한 작품을 현장에서 직접 조각한다. 300개 작품 외에 눈블럭 40개를 별도로 준비해 현장을 찾은 시민들도 눈조각 작품을 만들 수 있다.

2시간에 걸쳐 완성된 눈조각들은 미디어아트로 화려하고 아름답게 변신하며 한 여름밤의 겨울왕국으로 완성된다. 휘황찬란한 조명을 입은 눈조각 작품들은 역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겨울밤을 만드는 주인공으로 변신한다.

이번 눈조각전은 크라운-해태제과의 오랜 준비로 실현된 세계 최초 퍼포먼스가 될 전망이다. 크라운-해태제과 임직원들은 '과자는 조각이다'라는 생각으로 과자와 꼭 닮은 조각과 친숙해지는 과정을 거쳤다. 매년 겨울 열리는 눈조각전에 입상한 임직원들은 중국 하얼빈 빙설제와 일본 삿포로 눈축제를 참관하며 세계적 수준의 눈조각 감각을 익혀왔다고 한다.

이번 조각전에 나서는 임직원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근무시간 틈틈히 전문 조각가들로부터 눈조각 교육도 받았다. 드로잉, 모델링 등 전문 조각가들의 작품 제작과정과 동일한 과정을 거치며 갖춘 조각 실력이 이날 유감없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에도 눈조각 설치를 희망하는 고객점 30여곳에서 시범적으로 눈조각 퍼포먼스를 펼쳐 시민과 고객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 사용되는 눈블럭은 지난 겨울 송추 계곡의 청정수로 만들어 환경에 무해한 친환경 재료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이번 도전과 진기록을 기념하기 위해 세계 기네스 기록 등재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크라운-해태제과는 11일 밤부터 12일까지 서울시청광장과 광화문광장에서 부라보콘과 탱크보이, 폴라포 등 아이스크림을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는 시원한 이벤트도 벌인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