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이 계속 되는 가운데, 열대야로 잠 못 드는 중장년층 여성들의 속사정은 비단 높은 기온 때문만이 아니다. 배와 가슴, 얼굴까지 부위를 가리지 않는 열감과 땀은 때와 장소에 상관없이 나타나는데 이는 갱년기의 주 증상으로 볼 수 있다.

40대에 들어서면서 여성들은 여성호르몬의 감소로 호르몬 밸런스가 점차 깨지기 시작한다. 이 시점부터 다시 적응하고 안정되는 약 10년 전후의 기간을 통칭 갱년기라 하는데, 앞서 말한 상열감, 불면증 이외에도 안면홍조, 가슴 두근거림, 불안감과 우울감, 비뇨생식기계 장애 등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갱년기 클리닉을 운영 중인 자인한의원 이현숙 원장은 “어쩔 수 없는 호르몬의 이상 현상을 겪는 때 일지라도 보다 과학적이고 면밀하게 접근해야 한다. 체열진단 외에 자율신경계, 체성분 검사를 통해 환자 본인의 체질을 정확히 알고 생활 습관의 개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한방에서는 신음을 보하고 몸의 진액을 보충함으로써 기의 흐름을 바르게 조절하는 것이 치료의 첫 걸음이다” 라고 말했다.

또한 “뿐만 아니라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체지방의 축적이 쉽기 때문에 탄수화물과 지방 섭취를 줄이는 식단 관리로 성인병 예방까지 고려해야 한다” 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모든 여성이 격동의 시기를 겪는 것은 아니다. 이 원장은 갱년기의 한방요법을 연구해오면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거나 견딜만한 수준인 여성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시기를 극복하는 모습은 제각각 다를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여성들의 사회진출 증가와 전보다 길어진 폐경 후의 삶을 위해 이 시기를 현명하게 보내야 한다는 점이다.

이종민 기자 (jongmin1@nextdaily.co.kr)

저작권자 © 넥스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