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구미 선산봉황시장 2층에 문을 연 이마트 상생스토어 매장 모습. 사진=넥스트데일리 DB
지난 6월 구미 선산봉황시장 2층에 문을 연 이마트 상생스토어 매장 모습. 사진=넥스트데일리 DB

‘대기업의 유통 독점’, ‘골목상권 침해’ 등. 그동안 갖가지 불명예를 얻어야 했던 업태가 바로 대형마트다.

해당 운영 업체들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면 업의 본질을 살리면서도 이를 활용해 이해당사자들을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상생(相生)’을 구현 할 수 있는가가 오랜 숙제거리였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가 해결 방안을 찾아내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해법이 바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다.

이마트는 지난해 8월 충남 당진에 1층 전통시장, 2층에는 이마트 상생스토어가 입점하는 새로운 형태의 구성을 선보였다. 올해 6월에는 구미에서 전통시장·청년상인과의 3자 간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먼저 문을 연 2곳의 상생스토어는 오픈 1년과 1달을 지나면서 효과를 입증하고 있다.

당진시장 상생스토어의 경우 시장을 찾는 고객이 상생스토어 입점 전과 비교해 40% 증가했다고 한다. 이마트 측은 당진 상생스토어 오픈 1주년을 기념해 8월말까지 1층 시장 상인들의 매장 인테리어 및 집기 교체를 지원키로 했다. 1회성 생생내기가 아닌 꾸준하게 관리를 하겠다는 뜻이다.

또 오픈 한 달을 넘긴 구미 상생스토어도 청년몰이 있는 선산봉황시장 2층은 하루 평균 300명의 고객이 방문할 정도로 명소가 됐다. 이곳에 터전을 마련한 청년상인들은 자체적으로 노브랜드 까페에 문화센터를 꾸려 시장을 찾은 고객들에게 무료 강의를 제공하는 등 매장 운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노력은 고객을 끌어 모으는 역할을 했다. 소비자가 모이게 되니 매장 수도 덩달아 증가됐다. 시장 2층 청년몰에 추가로 3명의 청년상인이 8월 중 오픈해 매장 수가 20개로 증가할 예정이며, 선산시장 1층에도 2015년 이후 처음으로 4개의 점포가 새로 매장을 열며 시장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대형마트의 또다른 동반성장의 방향을 제시한 이마트가 이번에는 경기도 안성에 동네마트까지 끌어안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마트는 7일 오후 2시 경기도 안성맞춤시장에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3호점’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날 문을 여는 안성맞춤시장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안성맞춤시장 지하 1층에서 영업 중인 동네마트(화인마트)와 함께 공간을 나눠 쓰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마트는 기존 화인마트 영업면적 700평(2314㎡) 중 210평(694㎡)을 임차해 145평(479㎡) 규모의 상생스토어를 비롯해 어린이희망놀이터(45평,149㎡), 청년상생까페(20평, 66㎡) 등을 신설했다.

이마트는 화인마트의 영업면적 중 30%만을 임차했지만, 화인마트가 기존에 부담하던 보증금과 임차료는 절반을 부담키로 했다.

이번 안성맞춤시장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의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은 물론 동네마트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국산주류’와 ‘담배’를 판매 품목에서 제외했다. 함께 상생할 수 있는 유통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이마트는 노브랜드 상생스토어 출입구와 화인마트 출입구가 마주보도록 설계했다. 상생스토어를 방문한 고객이 신선식품·주류·담배·NB상품 등을 구입하기 원할 때는 바로 옆 화인마트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했다.

구미 상생스토어에서 보여줬던 ‘청년상인’과의 협업도 한층 강화했다.

기존 상생스토어의 경우 매장 옆에 노브랜드 까페를 조성해 고객들의 쉼터를 마련했다면 이번 3호점에는 매장 바로 옆에 청년상인들이 직접 운영하는 ‘청년생생몰 까페’를 신설해 청년창업을 측면 지원키로 한 것이다.

청년생생몰 까페는 안성맞춤시장 청년상인들로 구성된 청년협동조합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며, 시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쉴 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게다가 이마트는 상생스토어 오픈과 함께 같은 날 문을 여는 신규 청년상인 점포 5곳의 매장 집기 중 일부를 이마트 비용으로 지원했다.

안성맞춤시장에는 ‘청년까페 징’, 분식집 ‘튀김S’ 등 5개 청년상인 점포가 있는데, 7일 이마트 상생스토어 오픈에 맞춰 중식당 ‘청춘반점’, 스테이크 전문 ‘탭하우스’ 등 5개의 청년상인 점포가 추가로 문을 열게 된다.

이처럼 안성맞춤시장 청년상인 점포가 10곳으로 2배 늘어나는 것에 발맞춰 이마트는 이들 점포가 모여 있는 골목 40m를 ‘청년상인 창업거리’로 지정하고 간판교체와 벽화 등을 활용해 새롭게 디자인하는 등 시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 이날 선보인다.

이외에도 이마트는 청년상인들에 대한 점포 소개와 화인마트의 주력 판매 상품, 노브랜드 인기 상품 등을 함께 담은 ‘공동 전단’을 제작해서 고객들에게 배포하고 사은품도 공동으로 증정하는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레고·승용완구·블록 등 다양한 장난감과 볼풀, 대형 미끄럼틀을 구비한 어린이 희망 놀이터도 상생스토어 바로 옆에 신설해 젊은 고객 잡기에 나선다.

이마트 측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비롯해서 어린이희망놀이터, 청년상인 점포들이 젊은 고객이 찾고 싶은 ‘키 테넌트(Key Tenant, 핵심점포)’로 자리ㅍ잡으며 20~30대 젊은 고객을 끌어 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지난 1년 동안 과거 경쟁 관계로만 비춰졌던 전통시장, 청년상인 등 다양한 경제주체와 더불어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증명했다”며 “이번에는 안성시와 안성맞춤시장 상인회, 동네마트와의 협업으로 이마트 상생스토어와 함께 시장경쟁력을 대폭 강화하는 모델이 탄생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통시장에 많은 고객이 찾을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정영일 기자 (wjddud@next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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