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긴어게인으로 주목받는 그곳, 골웨이에 가다

아침에 부엌을 정리하다가 그릇을 하나 깼다. 체크아웃할 때 깬 그릇값을 지불하겠다고 했더니 걱정 말란다. 내가 미안해하니깐 주인아저씨가 내 손등을 때려주면서 벌주는 척을 한다. 그걸로 보상이 되었다며 웃는다.

아일랜드사람들은 유머가 풍부하다. 길이나 가게에서 만나도 쉽게 말을 걸고 잘 웃어준다. 시골에서 만난 사람들은 특히 더 유쾌하다. 자연도 아름답지만 사람들은 더 아름답다. 백인나라 중 여행하면서 사람때문에 기분 좋기는 드문 일이다. 오늘은 골웨이로 이사 가는 날이다. 3박4일동안 정든 집을 떠나는 기분이다. 유쾌한 주인 덕분에 더 정들었다.

발크로이국립공원
발크로이국립공원

골웨이로 가는 길에 발크로이국립공원을 들렀다. 국립공원이라기에 기대를 했는데 실망이다.

발크로이국립공원 전망대에서 본 풍경
발크로이국립공원 전망대에서 본 풍경

아일랜드에서 흔히 보는 경치보다 나을 것이 없다.

로드덴드론꽃이 만발
로드덴드론꽃이 만발

직원에게 왜 국립공원이냐고 물었더니 아일랜드의 식물생태 중 특이함을 잘 간직한 곳이라 한다. 내 눈에는 그게 그거다.

발크로이국립공원 산책로
발크로이국립공원 산책로

주위 경관이 탁 트인 산책로를 한바퀴 돌았다.

킴베이로 가는 길
킴베이로 가는 길

국립공원직원이 추천한 킴베이로 갔다.

가는 길이 이쁠거라 기대했는데 여태껏 본 경치보다 나을 것이 없다.

킴베이는 샤크오일채집을 위해 상어를 남획했던 곳이라 한다. 연어도 많이 잡히는 곳인 듯 싶다.

킴베이에서 나오는 길에 연어구이를 먹었다.

아일랜드의 도로폭은 유난히 좁다. 노견도 거의 없어서 상대편에서 차가 마주오면 친구가 노견도 없는 도로에 아슬하게 갖다 붙인다.

도로폭이 좁은 아일랜드
도로폭이 좁은 아일랜드

도로는 거적 같은데 제한 속도가 시속 100킬로다. 벽이 있거나 장애물이라도 있으면 소스라치게 놀라기 일쑤다. 도로 상황이 그렇다 보니 이해는 되는데 온몸이 뻣뻣해진다. 거기다 길을 봐주느라 거치대없이 모바일 폰을 들고 지도를 봐주다 보니 손목이 시큰거리고 팔이 저리고 어깨까지 뭉친다. 한국에 계신 친한 정형외과원장님께 급하게 톡을 보냈다. 처방없이 살수 있는 근육이완제가 뭐냐고 물었더니 타이레놀이나 아스피린을 먹으라 답이 왔다. 정말 고마운 나의 수호천사시다.

열심히 달려 골웨이로 왔다. 예약한 비치사이드 아파트에 도착했는데 간판이 보이지 않는다. 전화를 하니 내가 뒤쪽에 서있는 형국이다. 앞으로 돌자 입구가 나온다.

숙소 거실
숙소 거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오니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발코니에서 보는 풍경
발코니에서 보는 풍경

발코니로 나가봤더니 골웨이시민들이 산책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발코니에서 보는 풍경
발코니에서 보는 풍경

나도 골웨이시민처럼 걷고 싶어졌다.

타이 식당
타이 식당

리셉션에 근처 식당을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타이 식당을 추천해준다.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맛있다.

골웨이 시내
골웨이 시내

저녁 먹고 올드타운으로 산책을 나갔다.

골웨이 시내
골웨이 시내

나도 골웨이시민처럼 씩씩하게 걸었다.

올드타운 입구에 도착하니 입이 딱 벌어진다. 사람들이 바글거려서 발 디딜 틈이 없다. 노천바에 앉아서 맥주를 마시기도 하고 식사를 하기도 한다. 거리의 가수들이 노래를 여기저기에서 부른다. 유명한 가수가 많이 태어난 나라답다.

니트가게
니트가게

니트가게가 있어서 들어갔다. 맘에 드는 스웨터가 있어서 모자와 셋트로 샀다. 백유로도 안되는데 택스리턴 작성까지 해준다. 메리노울인데 완전 좋다. 내가 딱 원하던 스타일이다.

골웨이 성당
골웨이 성당

성당 구경도 하고 스패니쉬 아치로 갔다.

1층 바에 들어가니 사람들이 앉아있기도 하고 서있기도 하며 가수의 노래를 듣고 있다.

노래하는 가수
노래하는 가수

나도 서서 노래를 한참 들었다. 아이리쉬펍의 분위기에 푹 젖는 골웨이의 저녁이다.

버스타고 귀가
버스타고 귀가

집에 돌아올 때는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버스가 집 바로 앞에 선다. 숙소가 대로변이라 안전해서 좋다. 골웨이가 좋아진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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