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뜨니 허전하다. 큰 방에서 혼자 잤더니 더 허전하다. 부엌으로 나가보니 다들 일어나있다. 오늘 하루는 푹 쉬기로 했는데 두 친구는 아파트에 있으려니 답답한 모양이다. 난 사진 정리도 해야하고 어제 못쓴 일기도 써야해서 둘은 나가고 혼자 집에 있었다. 산책 나간 친구들이 들어오면서 밖이 덥다고 한다. 창문을 열어보니 더워진 기온이 느껴진다.

메트로역
메트로역

아침을 먹고 세수하고 오늘은 메트로에 도전해보자고 했다.

지하철 타러 내려감
지하철 타러 내려감

내일 헤어질 두 친구들이 로마메트로를 알게 되면 도움될 것 같다.

지하철 내부
지하철 내부

다행히 친구들이 재미있어한다. 서울지하철보다 단순하고 짧은 구간이라 어려울 것이 없다. 3명 1회권을 사서 스페인광장으로 갔다.

메트로역에서 나가니 바로 스페인광장
메트로역에서 나가니 바로 스페인광장

메트로역에서 나가자마자 광장이 펼쳐진다.

계단 위에서 본 스페인 광장
계단 위에서 본 스페인 광장

오늘은 아무 생각없이 셋이서 그냥 편하게 다녀보기로 했다.

스페인 계단
스페인 계단

발가는 대로 마음가는대로 로마시민처럼 살랑살랑 걸어다녔다.

로마거리
로마거리

낯선 골목마다 들어가보고 세일하는 가게에 들어가서 옷도 입어보고 눈이 짓무르도록 아이 쇼핑에 열중했다.

이태리중저가브랜드들은 질이 좋으면서 가격도 합리적이다. 우리나라 옷들 가격이 비싼 것 같다. 셋이서 골목골목 다니면서 눈 호사를 실컷 누렸다. 짐 될 것이 두려워서 사지는 못해도 구경만 헤도 즐겁다. 도중에 스시가게를 만났다. 포장이 된다길래 스시를 포장했다. 마지막 밤을 스시와 와인과 트러플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지하철역
지하철역

살랑살랑 걸어서 메트로를 타고 숙소로 왔다. 마지막만찬을 숙소에서 하기를 잘했다. 부엌과 식탁이 있는 아파트를 얻기를 잘했다.

떼르미니역
떼르미니역

셋이서 크루즈여행을 추억하고 다음여행이야기로 꿈꾸며 행복한 시간을 마무리했다. 우리 8명은 서로 다독거리며 12일간 함께 시간을 보냈다. 오래된 친구들이라 맘 상하는 일없이 재미있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여러 번의 크루즈여행중 이번이 가장 재미있었다. 지중해크루즈는 일정이 좋기도 하지만 오래된 친구들과 함께라 더 좋았다. 마지막 밤을 보내면서 먼저 간 친구들이 남겨준 트러플을 스시에 발라먹으니 맛있다. 트러플이 맛있는건지 친구들 우정이 맛있는건지 헷갈린다. 항상 서로 챙겨주고 돌봐주던 친구들이 하루를 못봤는데 벌써 그립다.

허미경 여행전문기자(mgheo@nextdaily.co.kr)는 대한민국의 아줌마이자 글로벌한 생활여행자다. 어쩌다 맘먹고 떠나는 게 아니라, 밥 먹듯이 짐을 싼다. 여행이 삶이다 보니, 기사나 컬럼은 취미로 가끔만 쓴다. 생활여행자답게 그날그날 일기 쓰는 걸 좋아한다. 그녀는 솔직하게, 꾸밈없이, 자신을 보여준다. 공주병도 숨기지 않는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툭툭 던지듯 쏟아내는 그녀의 진솔한 여행기는 이미 포털과 SNS에서도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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